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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거리보다 정확도’ 장타자 속 우뚝 솟은 노승희


입력 2024.06.17 14:18 수정 2024.06.17 14:18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장타자 유리한 코스, 평균 수준의 드라이버 비거리

보다 정확한 샷 앞세워 장타자와의 경쟁 뚫고 우승

노승희. ⓒ 대회조직위

노승희(23, 요진건설)가 장타자들의 밭을 뚫고 마침내 생애 첫 승의 감격을 누렸다.


노승희는 16일 충북 음성군 레인보우힐스컨트리클럽(파72)에서 펼쳐진 2024시즌 두 번째 메이저 대회 ‘DB그룹 제38회 한국여자오픈골프선수권대회(총상금 12억원)’서 최종 합계 13언더파 275타로 우승을 차지했다.


대회 첫 날부터 선두 자리를 꿰찬 노승희는 나흘 내내 안정된 경기력을 선보였고 마침내 최고 자리에 우뚝 섰다.


2020년 정규투어에 데뷔한 노승희는 앞선 119차례 출전했지만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그리고 120번째 출전인 이번 한국여자오픈서 정상에 등극, 기쁨이 배가됐다. 또한 한국여자오픈에서 생애 첫 우승을 차지한 선수는 2015년 박성현 이후 9년 만이다.


무엇보다 노승희는 장타자가 유리할 것이란 전망에도 불구하고 드라이버의 비거리보다는 샷의 정확도를 앞세워 우승 트로피를 손에 넣었다.


대회가 열린 레인보우힐스CC 파5 코스의 경우 투온이 가능한 곳이 있어 티샷을 멀리는 보내는 선수에게 분명 유리하다.


실제로 이번 대회 상위권에 오른 선수들을 살펴봐도 장타자들의 성적이 뛰어났음을 알 수 있다.


단독 2위에 오른 김수지의 올 시즌 드라이버 비거리는 전체 16위(245.5야드)이며 3위를 차지한 김민별(11위), 4위 배소현(5위), 공동 5위 방신실(2위), 공동 7위 윤이나(3위), 김민주(27위) 등도 남다른 비거리를 자랑하는 장타자들이었다.


노승희. ⓒ 대회조직위

반면, 노승희의 드라이버 비거리는 올 시즌 234야드로 전체 67위에 불과한 평균 수준이다.


상대적으로 짧은 티샷 거리에도 불구하고 노승희가 우승 트로피를 차지할 수 있었던 요인은 무엇이었을까.


이번 대회 코스는 분명 장타자들에게 유리함을 안겨주지만 페어웨이가 좁고 러프가 길어 자칫 샷이 부정확했을 경우 치명적으로 다가올 수 있다는 양날의 검과 같았다.


따라서 노승희는 짧은 비거리를 보다 정확한 샷으로 극복했다. 노승희의 올 시즌 페어웨이 안착률은 83.5%로 전체 2위이며, 그린 적중률 또한 76.3%로 6위에 올라있다. 고감도 샷감은 이번 대회에서도 고스란히 유지됐고 이를 바탕으로 자신에게 찾아온 버디 기회를 놓치지 않으며 타수를 줄여나갔다.


지난해 우승을 차지한 홍지원과도 같은 사례다. 홍지원은 100위권을 벗어나는 드라이버 비거리에도 불구하고 페어웨이 안착률 전체 1위의 정확한 샷으로 경쟁자들을 이겨내는데 성공했다.


여기에 또 하나. 노승희는 강한 정신력으로 상대성을 극복해냈다. 노승희는 우승 후 인터뷰서 장타자들과의 경쟁에 대해 “어떻게 저렇게 멀리치지 하는 생각, 나도 다시 태어나면 저렇게 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있다”라고 말하면서도 “나도 강하게 쳐야겠다는 생각은 안한다. 멀리치는 능력은 타고나야 한다. 노력은 하지만 그렇다고 무조건 멀리 쳐야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라고 덤덤하게 말했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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