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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당국에 ‘미운 털 박힌’ 마윈, 4년 만에 국내 공식 행사 등장


입력 2024.12.09 21:51 수정 2024.12.09 21:52        김상도 기자 (sara0873@dailian.co.kr)


지난 8일 마윈 알리바바그룹 창업자가 알리바바 핀테크 계열사인 앤트그룹 창립 20주년 기념식에서 인공지능(AI) 시대를 강조하는 연설을 하고 있다. ⓒ 중국 제일재경 홈페이지 캡처

정부의 금융정책을 정면 비판한 뒤 은둔생활까지 해야 하는 고초를 겪은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그룹의 창업자 마윈이 4년 만에 중국 내 공개석상에 등장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마 창업자는 8일 알리바바그룹 핀테크 계열사인 앤트그룹 창립 20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해‘앤트그룹의 미래 20년’을 주제로 3분 동안 연설을 했다. 그는 “미래 20년 동안 인공지능(AI)이 가져올 변화는 모든 사람의 상상을 초월할 것”이라며 “AI가 모든 것을 바꾸겠지만, 그렇다고 AI가 모든 것을 결정한다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지난 20년이 인터넷의 시대였다면 미래 20년은 AI의 시대라고 진단한 그는 “20년 전 인터넷이 막 다가왔을 때 우리는 인터넷 시대의 기회를 잡은 행운아였다”며 “미래 20년 AI는 더욱 위대한 시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우리가 미래에 할 수 있는 일은 지난 20년간 과학기술을 통해 평범한 사람들의 삶에 진보와 변화를 가져오게 만든 것과 같은 일들이어야 한다”며 “AI가 우리에게 감성을 부여하게 하고 그 감성을 다시 AI에 부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3년간 이어진 중국 당국의 규제를 비바람에 비유한 마 창업자는 “비바람을 겪지 않고 무지개를 볼 수 있겠나”라며 “지난 몇 년간의 시련에 감사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여러분의 격려와 비판이 앤트그룹의 성장과 성숙을 도왔다”며 “이 비판이 미래에 앤트가 더 안정되고 더 멀리 나아갈 수 있는 중요한 보장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때 중국 최고 부호 자리에 올랐던 마 창업자는 20년 전 모바일 결제 시스템인 '알리페이'를 도입해 중국의 결제방식을 획기적으로 바꾼 인물이다. 알리페이는 2003년 알리바바그룹의 온라인 쇼핑몰인 타오바오의 거래서비스로 첫 출시 됐다. 2004년 12월 알리페이 회사로 독립한 뒤 2014년 앤트그룹으로 회사 이름을 바꿨다. 이후 중국의 지급방식을 혁신하면서 텐센트그룹의 위챗페이와 함께 중국을 무현금 시대로 이끌었다.


그는 그러나 2020년 10월 상하이에서 열린 금융포럼에서 작심하고 중국 당국의 핀테크 규제를 비판한 것을 마지막으로 중국 내 공개석상에서는 거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마 창업자의 발언을 심각한 도발로 규정한 중국 당국은 직후 그가 직접 지배하는 앤트그룹의 홍콩·상하이 상장을 무기한 연기시키고 그해 말 빅테크(거대 정보기술기업) 규제를 강화했다. 특히 알리바바그룹은 2021년 4월 입점 상인들에게 다른 업체 플랫폼 입점을 막는 양자택일을 강요했다며 182억 2800만 위안(약 3조 5000억원)의 과징금 폭탄을 맞는 등 당국의 규제 희생양이 됐다.


규제 단속으로 타격을 입은 앤트그룹은 사업부를 재편하고 기술 및 AI 분야에서 돌파구를 마련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 설명했다. 앤트그룹은 AI를 기반으로 외식, 차량 호출, 엔터테인먼트 서비스, 의료 및 금융 등 다양한 분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당국의 눈 밖에 났던 마 창업자는 네덜란드와 일본, 호주, 태국 등 해외를 떠돌면서 ‘로키’(절제된 행동) 행보를 보여주며 은둔생활을 했다. 지난해 6월 일본 도쿄대에서 연사로 나서는 등 공개 행보에 시동을 건 그는 당국이 알리바바에 대한 4년여간의 반독점 조사를 종료했다고 발표한 뒤인 지난 9월 회사 내부망에 '알리바바 25주년 기념 글'을 올리면서 주목을 받았다. 그렇지만 마 창업자는 여전히 알리바바와 중국 핀테크 업체에 상당한 영향력을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다.


김상도 기자 (sara0873@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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