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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침체·국정 공백, 장애물 곳곳…‘역대 최대’ 주택공급, 순항할까


입력 2024.12.13 05:26 수정 2024.12.13 05:26        배수람 기자 (bae@dailian.co.kr)

국토부, 내년도 공공주택 공급 목표 25.2만가구 계획

민간 위축 공공이 뒷받침…“차질 없는 주택공급 이행” 강조

“계엄사태 이후 공공도 불확실성↑…실현 가능성 떨어져”

정부가 내년도 공공주택 공급물량 목표치를 역대 최대인 25만2000가구로 설정했다.ⓒ뉴시스

정부가 내년도 공공주택 공급물량 목표치를 역대 최대인 25만2000가구로 설정했다. 건설경기 부진으로 민간 공급이 위축될 것을 고려해 공공에서 대폭 물량을 확대한 셈이다.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탄핵 정국이 본격화하면서 부동산시장 불확실성이 증대되는 상황이다. 시장 불안을 달래기 위해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는 ‘차질 없는 주택공급 추진’ 메시지를 꾸준히 던지고 있다.


13일 국토부 등에 따르면 박상우 국토부 장관은 전날인 12일 ‘주택 공급 공공기관 간담회’를 개최하고 내년 공공주택 공급 목표치를 25만2000가구로 잡고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건설형 공공주택(공공분양·건설임대) 물량은 당초 계획 대비 5000가구 늘어난 14만가구 규모이며, 매입임대는 6만7000가구, 전세임대 4만5000가구 등이다.


신축매입임대는 수도권을 중심으로 11만가구 이상 공급을 계획 중이다.


국토부에 따르면 이달 초 기준 21만가구 이상의 신축매입약정 신청이 들어온 상태다. 이 중 50~100가구 규모의 소형 주택은 매입약정 체결 후 1년 이내 공급이 가능해 내년 입주까지 내다볼 수 있다.


국토부가 공공주택 물량을 확대한 데는 건설경기 침체 장기화와 지방 미분양 문제, 탄핵 정국 본격화로 인한 국정 공백 우려 등 시장 불확실성이 커진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주택건설 인허가실적은 42만8744가구로 2022년 대비 공공주택은 약 3만8000가구 증가한 반면, 민간주택은 13만1000여가구 감소했다.


올해 민간 공급실적 감소세는 더 크다. 국토부에 따르면 올 10월까지 주택건설 인허가실적은 24만4777가구로 목표치의 45% 수준에 그친다. 1년 전 30만2744가구 대비 19.1% 줄었다.


김규철 국토부 주택토지실장은 주택공급 정책을 추진하는데 우려되는 요인으로 “공사비 문제가 계속되고 있고, 지방에선 계속 미분양이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전체적으로 건설경기가 지나치게 침체되지 않도록 관리하는 게 중요하다고 보고 세심하게 들여다보고 정책을 추진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국토부는 차질 없는 주택공급 의지를 재차 피력했지만, 실제 계획대로 공급이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민간뿐만 아니라 공공주택 사업 역시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커져서다.


조주현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계엄 변수는 고려하지 않고 계획된 스케줄에 따라 목표 물량을 발표한 것으로 보인다”며 “현 정부가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주택공급에 대한 의지를 보였다는 차원에서 생각해야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 교수는 또 “계엄 사태가 없었다면 어느 정도 예측이 가능했겠지만, 지금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봐야 한다”며 “상황이 앞으로 어떻게 흘러갈지 좀 더 지켜봐야겠지만, 정부도 실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목표물량을 설정했다고 보긴 힘들다”고 덧붙였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수석위원은 “대규모 주택공급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은 하루 이틀 나온 게 아니다”며 “정권 초기부터 공급에 대한 필요성이 워낙 컸기 때문에 소위 ‘영끌’해서 각종 공급 대책들을 마련했었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주택공급이 잘 이뤄지지 않는 것은 정책 때문이 아니고 정부가 의지가 없어서도 아니고 사업성이 결여된 부분이 크다”며 “경기가 안 좋은 상황에서 탄핵 이슈까지 더해져 상황이 더 악화됐다. 장기화하면 부동산 자산 특성상 거래도 멈추고 공급에도 제동이 걸릴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정부 의지는 늘 강했지만, 현 상황에선 현실적으로 계획대로 공급해 입주까지 이어지기는 불안한 측면이 있다”고 내다봤다.

배수람 기자 (ba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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