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3분기 말 평균 연체율 10.06%
3개월 증가세, 연체된 부실채권 1139억
일각에선 호재·PF 정상화 전망도
금리 인하에 정리 속도낼지 주목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하한 가운데 저축은행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정리가 속도를 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전문가들은 금리 인하의 연쇄작용으로 부동산 시세가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며, 저축은행의 부실 채권 매각 속도 또한 빨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2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말 전체 저축은행 79개사 평균 연체율은 10.06%로 전년 동기 대비 3.39%포인트(p) 높아졌다.
이 중 8개사의 경우 지난해 3분기 연체율이 15%를 넘긴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드림저축은행(15.22%)의 경우 전년 동기 대비 연체율이 9.94%p 증가하며 저축은행 중 가장 큰 증가폭을 보였다.
연체액 규모도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국내 금융업권별 대출 및 연체 규모'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 저축은행의 연체는 9조1000억원에 달한다. 2021년 말 2조5000억원에서 3년여 만에 264% 급증한 수치다.
고정이하여신 규모 역시 전년 동기 대비 58.6%(514억 2300만원) 증가한 1391억 3300만원으로 나타났다. 고정이하여신은 금융사가 내준 여신에서 통상 3개월 이상 연체된 여신으로 부실채권으로 분류된다.
이같은 현상은 부실 부동산 PF 정리가 지연된 여파로 해석된다. 건설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부동산 PF 부실 규모도 불어났기 때문이다.
저축은행, 당국 경·공매 압박에도 부실 채권 매각에 소극적 태도
기준금리 3.0%→2.75% 인하에 저축은행 호재라는 전망도
그러나 저축은행은 금융당국의 전방위적인 경·공매 압박에도 부실채권 매각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여왔다.
이미 보수적으로 충당금을 적립했는데 낮은 가격으로 손해를 보면서까지 부실채권을 매각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이런 가운데 한은이 전날 기준금리를 연 3.00%에서 2.75%로 인하하면서 저축은행에 호재라는 전망이 나온다. 금리 인하로 자금 조달 비용이 낮아져 수익성이 좋아질 수 있다는 해석이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는 "금리가 떨어지게 되면 부동산 시세는 자연스럽게 올라갈 것이다. 이에 저축은행들은 제값을 받고 부실채권을 매각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서 교수는 "그동안 매각 가격 문제 때문에 부실채권 정리가 지연됐던 것인 만큼, 부동산 가격이 상승하면 저축은행 업권의 부실 PF 매각 속도도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금융권 관계자는 "기준금리 인하는 저축은행업권 입장에서 호재로 분류된다"며 "금리가 인하되면 대출 금리도 자연스레 떨어지는 만큼 집을 사려는 사람이 늘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부동산 경기가 살아난다는 조건하에 부동산PF 사업장들은 정상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