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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수의 지리산 산책 ①] 겨울 못떨군 진달래 이야기


입력 2018.04.06 21:00 수정 2018.05.31 09:06        조동석 기자 (dscho@dailian.co.kr)

길을 나섰습니다.

지리산 악양 형제봉 중턱, 노전 마을에 살고 있으니 그저 집을 나서서 걸으면 다 숲길입니다. 능선길도, 계곡길도, 대밭길도 있습니다. 오늘은 능선길 따라 걸었습니다.


아직 겨울을 다 떨구지 못한 외진 숲길에서 강력하게 분홍빛을 내뿜는 진달래꽃이 눈에 확 들어왔습니다. 순간의 마주침으로 봄기운이 마음에 가득찹니다.


숲길을 걸으면 살아있는 모든 풀 꽃나무들의 다양한 이야기를 마주하는 기쁨이 있습니다. 정상을 향해 오르지 않는 느긋한 걸음일수록 숲의 속살을 따뜻하게 느낄 수 있습니다.

진달래 꽃송이 하나를 입에 물고 걸었습니다. 약간 달달한듯 신듯한 맛이 묘합니다. 불현듯 시간의 무게에 눌린 기억할 수 없는 향기가 입안에 가득 퍼집니다. 지나간 세월은 어찌할 수 없고 지금은 숲길에 비치는 아침 햇살이 그저 좋을 뿐입니다.



이창수 사진작가는
중앙대학교 사진학과를 졸업했다. 샘이깊은물, 국민일보, 월간중앙에서 16년동안 사진기자를 지냈다. 2000년 지리산 자락인 하동군 악양골 노전마을에 정착했고, 자연과 시대의 삶을 진정한 마음으로 드러내려는 사진을 즐기며 걷는 사람이다. 히말라야 14좌의 베이스캠프까지 길을 걸으며 히말라야와 그곳 사람들의 삶의 모습을 담는 사진작가. 지리산학교 선생, 국립순천대학교 사진예술학과 외래교수로도 활동하고 있다.

조동석 기자 (dscho@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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