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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경제산업비전포럼-토론2] 정인교 “한일관계 해결, 우리 스스로 원칙 찾아야”


입력 2019.09.26 12:53 수정 2019.09.26 14:37        백서원 기자

“정부, 한일갈등 관련 국민에게 ‘보여주기식 대응’…한일축구전 하듯이 끌고 가”

“직접 나서 부품소재 선정·지원…글로벌 경쟁력 강조하지만 가능할지 의문”

“정부, 한일갈등 관련 국민에게 ‘보여주기식 대응’…한일축구전 하듯이 끌고 가”
“직접 나서 부품소재 선정·지원…글로벌 경쟁력 강조하지만 가능할지 의문”

정인교 인하대 국제통상학과 교수가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CCMM빌딩에서 열린 데일리안 2019 경제산업비전 포럼 '글로벌 무역전쟁, 한국경제 생존 방안 모색'에서 토론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정인교 인하대 국제통상학과 교수가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CCMM빌딩에서 열린 데일리안 2019 경제산업비전 포럼 '글로벌 무역전쟁, 한국경제 생존 방안 모색'에서 토론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정인교 인하대학교 국제통상학과 교수는 26일 “한일관계 문제 해결에 있어 일본이 수용할 수 있는 해결책을 연구하는 등 우리 스스로 원칙을 찾아서 가는 것이 가장 빠르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CCMM빌딩에서 ‘글로벌 무역전쟁, 한국경제 생존 방안 모색’을 주제로 열린 데일리안 2019 경제산업비전 포럼 토론에서 이같이 밝혔다.

정 교수는 “지난 24일부터 이날까지 서울에서 ‘제51회 한일경제인회의’가 열렸다. 그간 한일 갈등으로 미뤄졌던 회의가 이번에 어렵사리 열렸다고 해서, 현재 상황을 낙관적으로 볼 수만은 없다”며 “일본 쪽에서도 얘기하지만 이것은 한일 양국의 신뢰 문제고, 우리도 이 부분은 뼈아프게 받아들여야 하는데 너무 가볍게 생각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오늘날 국제질서는 다들 아시다시피 국가 간 협정으로 유지된다. 양자 간 협정은 당연히 지켜줘야 하는데 한일청구권협정이 이슈가 되니 다시 볼 수밖에 없다”면서 “청구권협정을 보면 분쟁이 생겼을 경우 국제 중제를 거쳐서 결론을 내자고 돼 있지만 우리 정부는 삼권분립 원칙을 주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제질서가 국제적인 중재기관에서 판정을 받아 해결하라고 되어 있다”며 “미국도 미국 대법원의 판결이 문제가 돼 중재기관으로 간 사례가 몇 건 있는 등 이를 따르고 있는데, 삼권분립이란 명분 아래 우리나라가 숨어있는 건 말이 되지 않는다”고 했다.

정 교수는 “중재로 가도 긴 시간이 걸리는 데다 한일관계는 중재로 간다면 결과가 날 때까지 과거가 분쟁 이전으로 돌아가는 게 아니다”며 “양국의 자국민들을 위한 선전, 또 국제전에서의 선전이 더 강해지면서 한일 관계는 더 악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부의 대응도 문제라고 진단했다.

그는 “정부는 한국 정부가 일본의 반도체 핵심소재 수출규제 조치에 대해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하기로 한 것을 대단한 대응으로 얘기하고 있지만 WTO 대응은 이길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봤다.

또 “상소기구가 올 연말이면 더 이상 작동하지 않아 소송기간이 아무리 빨라도 1년 넘게 소요되는데, 그걸 아는 통상당국이 자꾸 제소 얘길 하는 것은 우리 국민에게 ‘보여주기 식’의 대응을 하고 있는 것”이라며 “마치 ‘한일축구전’ 하듯이 끌고 가는 정부의 대응은 정말 문제가 있다”고 목소리가 높였다.

일본의 반도체 소재 수출 규제와 관련한 정부의 대책도 의문이라는 지적이다.

정 교수는 “정부는 대기업을 불러 국산소재를 왜 진작 만들지 않아 이 지경이 됐는지 호통을 치고 있다. 대기업이 그동안 의도적으로 국산소재 개발을 피하고 있는 것처럼 비판한다”면서 “삼성전자 등의 ‘글로벌 밸류 체인’이 오늘날 같은 대한민국 경제를 만들었다. 그런데 어느날 갑자기 한국에서 글로벌 부품소재를 만들겠다고 하는데 그게 기술적으로 가능할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만 부품소재를 사주면 그 회사가 돌아가겠나”면서 “국내 반도체 기업은 현재 글로벌 고급 수준의 소재가 필요한데 정부가 대기업을 하도 압박해 할 수 없이 국산을 쓰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반도체 생산 불량품 문제로 이어질 수 있고 그럼 그 비즈니스는 더 큰 피해를 부를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정 교수는 “물론 이번 기회에 국내 부품소재 기반을 더 키우는 건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다만 정부가 나서서 100개 품목을 선정·지원을 해 키우겠다는 발상은 맞지 않다”고 판단했다.

정 교수는 “세계에서 기술 무기화가 될 수 있는 국산소재를 10개라도 만들어내려고 한다면 정부가 정하는 것이 아니라 삼성전자에게 묻는 게 더 빠를 것”이라며 “제품화 될 수 있는 것은 누구보다도 해당 기업이 잘 알고 있을 텐데 그 기업과 협력하고 논의를 해야지, 이러다가 돈만 쓰고 한국 부품사업은 결국 현재와 다를 바 없을 수도 있다”고 했다.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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