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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경제산업비전포럼-종합] "글로벌 무역전쟁, 소주성 집착할 때 아냐"


입력 2019.09.26 13:42 수정 2019.09.26 15:18        조인영 기자

데일리안 창간 15주년 기념 '2019 경제산업비전포럼' 개최

신(新)보호무역주의, 정부 및 기업 역할 방안 모색

데일리안 창간 15주년 기념 '2019 경제산업비전포럼' 개최
신(新)보호무역주의, 정부 및 기업 역할 방안 모색


민병호 데일리안 대표이사,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 이주영 국회부의장,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유성엽 대안정치연대 대표, 이종구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위원장, 유기준 자유한국당 의원 등이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CCMM빌딩에서 열린 데일리안 2019 경제산업비전 포럼 '글로벌 무역전쟁, 한국경제 생존 방안 모색'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민병호 데일리안 대표이사,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 이주영 국회부의장,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유성엽 대안정치연대 대표, 이종구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위원장, 유기준 자유한국당 의원 등이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CCMM빌딩에서 열린 데일리안 2019 경제산업비전 포럼 '글로벌 무역전쟁, 한국경제 생존 방안 모색'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미·중 무역분쟁 장기화에 한·일 관계 마저 격랑 속으로 치닫고 있는 신(新)보호무역주의 시대에 정부와 우리 기업들의 역할을 모색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종합인터넷매체 데일리안은 창간 15주년을 맞아 26일 서울 여의도 CCMM빌딩에서 ‘글로벌 무역전쟁, 한국경제 생존 방안 모색’을 주제로 ‘2019 경제산업비전포럼’을 개최했다.

민병호 데일리안 대표이사를 비롯,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 이주영 국회부의장,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유성엽 대안정치연대 대표, 이종구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위원장, 유기준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 위원장, 송석준 자유한국당 국회의원, 김준동 대한상공회의소 상근부회장, 권태신 전국경제인연합회 상근부회장 등 정‧재계 인사 4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이번 포럼에서는 신보호무역주의 대응 관련 정부와 기업의 역할론에 대한 심도 있는 주제발표와 열띤 토론이 진행됐다.

민병호 대표이사는 개회사를 통해 한국경제의 생존을 위해서는 "통상정책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짜야한다"고 언급했다. 미중 무역분쟁이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는 데다 한일 경제전쟁까지 격화되는 상황에서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선 내실을 다져야 한다는 진단이다.

민 대표는 "이번 무역전쟁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세계 경제에 주는 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다"며 "글로벌 금융위기가 일시적인 유동성 문제였다면 무역전쟁은 우리 경제의 수출과 투자, 소비 전반을 위축시킬 복합 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글로벌 무역전쟁의 첨병에 서야 할 기업들은 차세대 미래사업 육성을 주도하는 등 국제경쟁력 우위 확보를 위한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아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장기적 안목에서 수출전략을 다시 수립하는 한편 과감한 구조조정과 주 52시간 근로처럼 기업들을 옥죄는 불필요한 규제를 혁파해야 할 것"이라며 "이번 포럼이 글로벌 무역전쟁이라는 난국을 헤쳐 나갈 돌파구를 제시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민병호 데일리안 대표이사가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CCMM빌딩에서 열린 데일리안 2019 경제산업비전 포럼 '글로벌 무역전쟁, 한국경제 생존 방안 모색'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민병호 데일리안 대표이사가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CCMM빌딩에서 열린 데일리안 2019 경제산업비전 포럼 '글로벌 무역전쟁, 한국경제 생존 방안 모색'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축사에 나선 정계 인사들은 이날 데일리안의 창간 15주년을 축하하는 한편 글로벌 무역전쟁 속 한국의 대응방안을 화두로 제시한 포럼이 시의적절하다는 데 입을 모았다. 아울러 한국경제가 생존하기 위해서는 현 정부의 경제정책 대전환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먼저 축사로 나선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한국경제에 대해 "국민의 생활이 피폐해지는 것은 말을 꺼내기 어려울 정도이고, 안보위기도 과연 우리가 제대로 편안한 마음을 가지고 생업에 종사할 수 있을지 염려된다"고 말했다. 이어 현 정부의 소득주도성장·최저임금 인상·최저 노동시간에 대한 집착을 버리고 경제철학을 바꿔야 한다고 촉구했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역시 "현재 한국의 경제 위기 상황은 현 정부가 헌법에 보장된 경제 원칙을 지키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소득주도성장 정책으로 대표되는 정부의 경제정책 대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축사에 나선 이주영 국회 부의장은 "국민들이 경제 어려움으로 인한 아픔을 많이 호소한다"며 "오늘 전문가 토론을 통해 해법들을 제시해준다면 국회도 이를 잘 수렴해 입법·정책·예산으로 뒷받침해 국민들이 경제에서 희망을 가질 수 있는 세상을 만드는 데 힘을 쏟겠다"고 말했다.

유성엽 대안정치연대 임시대표는 "저성장 우려와 맞물리며 우리나라도 일본의 '잃어버린 20년'과 같은 전철을 밟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까지 나오는 상황"이라고 꼬집은 뒤 "어려운 대내외 여건 속에서 경기침체를 벗어날 수 있는 방안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종구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위원장은 "우리 무역수지가 흑자라고 하지만 이는 수출과 수입도 함께 늘어나는 확대 재생산에 따른 것이 아니라 수출과 수입이 함께 떨어진 탓"이라고 진단했다.

특히 정부의 '탈 일본' 및 국산화 추진 정책에 대해 "국내 기업들이 매국노라서 일본 소재부품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일본재가 30% 저렴하고 지리적으로 가깝기 때문에 이용하는 것"이라며 "좋은 물건을 싸게 사는 건 당연한 경제논리다. 하루 빨리 외교 문제를 해결하고 외교와 경제를 분리해 경제에서 실리를 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유기준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 위원장은 "우리나라만 어려운 상황에 빠진 것은 정부의 경제정책이 잘못됐기 때문"이라며 문재인 대통령의 경제정책과 외교행보에 대해 "독야청청(獨也靑靑)이 아니라 주변을 모조리 초토화 시키는 독야백백(獨也白白)"이라고 비판했다.

조경엽 한국경제연구원 국가비전연구실 선임연구위원이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CCMM빌딩에서 열린 데일리안 창간 15주년 기념 2019 경제산업비전 포럼 '글로벌 무역전쟁, 한국경제 생존 방안 모색'에서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조경엽 한국경제연구원 국가비전연구실 선임연구위원이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CCMM빌딩에서 열린 데일리안 창간 15주년 기념 2019 경제산업비전 포럼 '글로벌 무역전쟁, 한국경제 생존 방안 모색'에서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이어 '정치하기 쉬운 나라 기업하기 힘든 나라'라는 주제로 기조연설에 나선 최광 성균관대학교 국정전문대학원 석좌교수(전 보건복지부 장관)은 한국경제가 저성장, 투자의욕 상실이라는 중병(重病)에 빠져 있으며 그 원인은 문재인 정부의 '기업파괴'와 '기업인 학대'라고 지적했다. 중병에 벗어나기 위해선 정부가 자원 배분을 주도해야 한다는 아집을 버리고 기업이 능력을 최대한 발휘하도록 여건을 조성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최 교수는 "작금의 한국경제의 문제는 활력이 넘쳐야 할 기업들이 탈진한 상태고, 수동적 입장이어야 할 정부가 만용의 칼을 휘두르는 데서 야기되고 있다"면서 "정부는 문제의 해결사이기는커녕 문제의 원인 제공자다. 기업은 개방과 정보화 상황에서 대내외적으로 엄청난 경쟁에 직면해 있을 뿐 아니라 정부의 재량적 간섭이라는 질곡에 억눌려 힘이 쇠잔해져 있다"고 지적했다.

재벌기업에 대해 쏟아지는 비판도 부당한 부분이 많다고 주장했다. 재벌기업에 대한 대출편중은 ‘재벌기업이 수익성 있는 사업을 보다 더 활발히 추진하기 때문’이며, 내부거래나 순환출자 등의 문제는 우리 기업인들의 부도덕성 때문이 아니라 경영권 보호 수단 봉쇄, 약탈적으로 높은 상속세율 등 다른 나라에 비해 기업인들에 가혹한 구조적인 원인에 따른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경엽 한국경제연구원 국가비전연구실 선임연구위원은 '新보호무역주의에 대한 우리의 대응방안'이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소득주도 성장정책을 폐지하고 규제개혁과 함께 반기업·친노조 정책을 수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조 선임연구위원은 "현 정부 정책 때문에 경제가 매우 어렵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라며 "4차산업혁명 시대에서 실기를 한다면 일본의 잃어버린 20년이 재현될 수 있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고 말했다. 특히 한·일 무역분쟁에 대해 "정교하게 계획된 일본의 도전에 즉흥적이고 감정적인 맞대응을 하고 있어 더욱 우려스럽다"며 "우리가 신보호무역주의에 대한 최대 피해자가 될 수 있는 만큼 신보호무역주의 특성을 정확히 파악하고 정교한 대응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로 그는 외교적인 해결 방안을 제시했다. 양국 분쟁이 금융규제 및 비관세 장벽까지 동원한 전면전으로 확대될 경우 치명적 타격이 불가피하기 때문에 국가 뿐 아니라 민간 차원의 외교력을 총동원해 외교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판단했다.

토론발제에 나선 송석준 자유한국당 국회의원은 '한일 무역 전쟁 속 우리의 대응방안'을 주제로 "기업에 대한 과도한 규제가 기업들의 성장동력을 훼손하고 있는 만큼, 경제성장과 양질의 일자리 창출로 규제 개선을 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어 "세제·공정거래·복지 등 분배와 여러 간섭 정책이 국제 경쟁력을 저하한다"고 지적한 뒤 시장과 기업의 자율·창의를 존중하고 연구개발(R&D) 지원 등으로 국제 경쟁력을 제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 의원은 특히 경제 문제는 정치적 이해관계 개입을 경계하고 경제와 민생 우선의 국정운영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양준모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가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CCMM빌딩에서 열린 데일리안 2019 경제산업비전 포럼 '글로벌 무역전쟁, 한국경제 생존 방안 모색'에서 토론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양준모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가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CCMM빌딩에서 열린 데일리안 2019 경제산업비전 포럼 '글로벌 무역전쟁, 한국경제 생존 방안 모색'에서 토론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이후 윤창현 서울시립대 경영학부 교수의 사회로 양준모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 이지평 LG경제연구원 상근자문의원, 정인교 인하대학교 국제통상학과 교수, 현진권 자유경제포럼 대표 등 경제 전문가들이 열띤 토론을 벌였다.

먼저 토론자로 나선 현진권 자유경제포럼 대표는 정부의 외교 정책이 우리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일침을 가했다. 현 대표는 "일본과의 경제 분쟁이 장기화하면 한국의 피해가 훨씬 클 것"이라며 "한국은 정부의 주도로 일본 물건 불매 운동을 벌이고 있지만, 실제로 일본에 대한 타격보다는 우리 기업과 국민에게 피해가 간다"고 지적했다.

정인교 인하대 국제통상학과 교수는 "정부는 한국 정부가 일본의 반도체 핵심소재 수출규제 조처에 대해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하기로 한 것을 대단한 대응으로 얘기하고 있지만 WTO 대응은 이길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지적하며 "상소기구가 올 연말이면 더 이상 작동하지 않아 소송기간이 아무리 빨라도 1년 넘게 소요되는데, 그걸 아는 통상당국이 자꾸 제소 얘길 하는 것은 우리 국민에게 ‘보여주기 식’의 대응을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지평 LG경제연구원 상근자문위원은 "이번 기회에 기업 정책이나 정부 정책을 바꿔야 한다. 대기업을 중심으로 연구하고 이를 중소기업에 연결할 수 있도록 잘 컨트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준모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국제 무역전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단기적으로 불공정무역과 보호무역 관련 보복에 대한 WTO 제소 및 제재 등의 방법을 사용하는 한편 기술혁신을 통해 장기전에 대응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그는 "무역은 우리나라의 기술혁신체제의 효율성과 노동시장의 경쟁력, 제품의 경쟁력 등에 의해 결정된다”며 "향후 무역 경쟁력 확보를 위한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한 만큼 정부는 규제 완화와 반기업정서에 전도된 기업정책의 대전환, 여기에 기업들이 다시 국내로 돌아와 활동할 수 있도록 기업 환경 개선에 힘써야 한다"고 말했다.

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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