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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회사 건전성 관리' 중추 금감원, 빵집·꽃가게 찾아나선 이유는


입력 2019.10.13 06:00 수정 2019.10.13 06:15        배근미 기자

현장서 취합된 소상공인 금융애로 및 아이디어, 당국·금융권 프로그램 반영

은행권, 자영업자 금융수요 발맞춤…“포용적금융, 단순지원 아닌 투자 개념”

현장서 취합된 소상공인 금융애로 및 아이디어, 당국·금융권 프로그램 반영
은행권, 자영업자 금융수요 발맞춤…“포용적금융, 단순지원 아닌 장기투자 개념”


국내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금융회사 건전성 관리·감독을 전담하는 금융감독원이 빵집, 꽃가게와 같은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을 적극 찾아나서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자료사진) ⓒ연합뉴스 국내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금융회사 건전성 관리·감독을 전담하는 금융감독원이 빵집, 꽃가게와 같은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을 적극 찾아나서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자료사진) ⓒ연합뉴스

국내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금융회사 건전성 관리·감독을 전담하는 금융감독원이 빵집, 꽃가게와 같은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을 적극 찾아나서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지난 4월부터 은행·중소서민금융부문 부원장 직속에 배치된 포용금융실을 중심으로 자영업자들을 찾아 경영애로를 직접 듣고 이를 해소하는 ‘자영업자 금융애로 현장청취반’을 운영하고 있다. 상반기 미용, 제과, 슈퍼마켓 등 5개 자영업 단체를 현장 방문하고 인천과 대전 등 광역시를 찾은 데 이어 하반기에는 수원, 목포, 안동 등으로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이렇게 취합된 다양한 의견들은 소상공인 관련 금융정책이나 은행권에서 자체적으로 마련하는 지원 프로그램의 아이디어로 적극 반영된다. 담보 위주의 기존 금융관행에서 벗어나 자금이 필요한 자영업자들에게 실질적으로 돈이 흘러가도록 현장과 금융권의 가교 역할을 하는 것이다. 실제로 각 업종 별 특성을 고려해 달라는 제안에 따라 지난 8월에는 수퍼마켓 물류센터 재고자산이나 제과점 내 고가의 오븐 등 유형자산을 담보로 저리에 자금을 공급하는 대출상품이 출시되기도 했다.

금감원이 이처럼 금융회사도 아닌, 얼핏보면 별 연관성 없어보이는 소상공인들을 찾아나선 배경은 무엇일까. 다소 생소해보일 수 있는 금감원의 '포용적금융' 움직임은 생업에 종사하느라 금융지원에 관심을 쏟을 여력도 없는 소상공인들의 금융접근성을 다방면에서 개선하겠다는 윤석헌 금감원장의 의지가 적극 반영됐다. 이에 올 초 기존 금융소비자보호처 산하에 있던 서민중소기업지원실이 은행·중소서민금융 부원장 직속 부서로 확대 재편됐고, 업무 범위 역시 소상공인 컨설팅 지원 등으로 대폭 확장됐다.

감독당국은 이같은 포용적금융 지원업무 역시 자신들의 본업인 금융회사 리스크 관리감독 업무와 무관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최근 대기업이나 유수 기업들의 경우 직접 채권 발행을 통한 자체적인 자금 조달이 가능해지면서 시중은행에서 빌리는 자금 규모는 감소세가 뚜렷해지고 있는 추세에 있다. 실제로 지난 7월 말 대기업의 은행대출 잔액은 전년 말 대비 4000억원 줄어든 154조3000억원을 기록한데 이어 8월 말에는 152조4000억원으로 또다시 감소했다.

금융기관 입장에서는 새로운 수익원 창출을 위해 대기업을 대신할 지속적이고 건실한 고객군을 확보해야 하나 상대적으로 자금수요가 높은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의 경우 2년 내 조기폐업이 절반 가까이(45.1%)에 이를 정도로 리스크가 높은 상황. 결국 일선 소상공인들의 건실한 영업과 금융기관과의 지속적인 거래를 통해 궁극적으로 금융권 수익성 창출 및 건전성 관리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낼 수가 있다는 시각이다.

금감원은 이같은 노력들을 통해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의 자금공급 구조를 개선하고 스스로 경영애로를 타개하는 솔루션을 찾도록 돕는 경영컨설팅을 적극 지원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자영업자·소상공인들이 복잡한 행정절차를 거치지 않아도 손쉽게 금융정보를 찾을 수 있도록 금융접근성을 확대하거나 건전성 관리에 나서야 하는 금융권을 설득해 당장 연체위기에 몰렸지만 성장 가능성이 있는 소상공인들에게 상환유예 등 기회를 주는 것도 그 일환이다.

은행권 역시 당국의 이같은 움직임에 적극 발을 맞추고 있다. 금감원에 따르면 9월 현재 국민,신한,우리,기업,부산 등 5개 은행이 전국 21곳에 지역별 컨설팅센터를 설치한데 이어 올 하반기에도 6곳을 신규 설치할 예정이다. Ehgks 자체 컨설팅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일선 자영업자들의 경영을 돕고 개인이라 더욱 쉽지 않은 자영업자들 간의 정보 공유의 장도 함께 마련하고 있다.

성수용 금감원 포용금융실장은 "정부와 공공금융이 많은 노력을 하고 있지만 포용금융의 실질 체감도를 높이기 위해선 민간금융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수적"이라며 "민간금융과 공공금융이 협업해 더 쓸모 있는 포용금융 과제를 함께 발굴하고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배근미 기자 (athena350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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