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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투자 확대 가능하지만…소통 강화하고 정책 예측가능성 높여야 "


입력 2019.10.21 14:00 수정 2019.10.21 14:46        이홍석 기자

한경연, '한국은 매력적인 투자처인가' 특별좌담회 개최

갈라파고스 규제, 해외기업의 투자와 국내기업의 해외진출 저해

한경연, '한국은 매력적인 투자처인가' 특별좌담회 개최
갈라파고스 규제, 해외기업의 투자와 국내기업의 해외진출 저해


기업과 소통을 강화하고 정책의 예측가능성을 높여야 외국 기업의 국내 투자 확대가 가능하다는 진단이 나왔다. 갈라파고스 규제로는 해외기업의 국내 투자와 국내 기업의 해외 진출 모두 저해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제임스 김 주한미국상공회의소(AMCHAM)회장은 21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 컨퍼런스센터에서 개최된 '한국은 매력적인 투자처인가: 외국인 투자 기업인에게 듣는다' 특별좌담회에서 “갈라파고스 규제는 전 세계 시장을 대상으로 하는 글로벌 기업이 맞추기 불가능하며 한국을 기울어진 운동장으로 해석하게 돼 투자가 어렵다”고 말했다.

이는 갈라파고스 규제와 국내 시장에만 초점을 맞춘 제도들이 향후 투자나 협력을 가로막고 있다고 우려를 나타낸 것이다. 또 그는 해외기업의 국내 투자와 국내 기업의 해외 진출을 위해서라도 양국 기업간 개방형 생태계 구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한국이 미국의 6대 교역국임에도 미국의 3000만 개 중소기업 중 불과 2만여 회사만 한국 시장에 진출해 있다”며 "미국 기업의 국내 투자는 물론 국내 중소기업의 해외진출 활성화를 위해서는 양국의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개방형 혁신 생태계 구축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크리스토프 하이더 주한 유럽상공회의소(ECCK) 사무총장도 “한국 기업 및 시장에 초점을 맞춘 규정들이 외국 기업의 활동뿐만 아니라 한국 기업의 수출에도 제약을 가져온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양국 상의 대표는 한국의 투자매력도는 분명히 크다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한국은 IT 인프라와 소비자 및 인적 자원에서 세계 최고 수준”으로 평가하며 이를 통해 혁신 테스트베드로서의 한국시장을 강조했다.

하이더 사무총장도 "5세대이동통신(5G)·바이오·자율주행 등 미래 산업에서의 한국과 협력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아·태지역 국가들과의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며 싱가포르·일본·중국·홍콩 등 대표적이인 국가들 외에 인도·인도네시아·베트남 등도 해외 투자자에게 주목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양 상의 관계자는 노동정책에 대해서도 열띤 대화를 나눴다. 하이더 사무총장은 앞으로의 최저임금 결정방식에 평균임금 외에도 생산성이 반드시 고려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정책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기업들이 변화에 적응할 시간도 없이 급격히 인상된 최저임금은 혼란 그 이상”이라고 말했다. 특히 한국 노동조합과 기업의 대립이 심화되는 것을 우려하며 “노조와 기업이 협의할 때 무엇보다 객관적인 사실과 데이터에 기초해 논의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최근 한국에서 논의가 되고 있는 프랑스 마크롱 정부의 노동개혁에 대해서도 고용과 해고를 쉽게 하고 실업보험수여 기준을 강화하는 등 정책의 지속가능성을 높이는데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 회장도 한국 노동시장 경직성에 대한 우려를 제기하며 노동시장 경직성이 기업이 신규 고용을 주저하게 만드는 주요한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노동 유연성 확대의 성공 예시로 기업이 쉽게 인적 자원을 고용하고 개인 역량에 따라 70~80세까지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 미국의 임의고용 원칙(At-will employment)을 소개했다.

정부의 정책에 대한 문제점도 지적했다. 하이더 사무총장은 현재 정책의 일관성, 예측가능성, 신뢰성, 투명성, 국제 정합성 모두 부족하다고 지적하며 정책 개선이 가장 시급한 문제라고 평가했다.

김 회장은 한국의 준수비용(컴플라이언스 코스트·Compliance cost)이 다른 나라에 비해 높다고 호소하는 외국 투자 기업들이 많다고 지적하며 각종 조사와 감사에 있어 예측가능성과 투명성을 높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과 같은 최고경영자(CEO)의 직접적 관리 대상이 아닌 부분까지 CEO에게 책임을 부과하는 법안들이 한국에 도입되면서 많은 외국인 투자기업이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두 대표는 입을 모아 가장 중요한 것은 정부와 기업간의 대화라고 강조했다. 기업 등 이해관계자의 의견 수렴 등 충분한 소통과정이 있어야만 정책이 본래 의도와 달리 투자를 저해하는 부작용을 겪지 않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의 법인세 인하 등 세제개혁과 한·미 및 한·유럽연합(EU) 자유무역헙정(FTA) 등 다양한 현안들도 논의됐다.

이날 행사 좌장을 맡은 권태신 한국경제연구원장은 개회사를 통해 “올해 국내투자는 계속 줄어드는 반면 해외투자가 증가해 탈한국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이는 한국이 기업하기 어려운 환경임을 증명하는 것으로 기업환경을 개선해 국내외 기업 모두의 투자를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투자가 없이는 일자리를 만들 수도, 성장을 지속할 수도 없다”면서 “투자주체인 기업에 대한 이해와 소통을 바탕으로 한국을 기업하기 좋은, 투자하기 좋은 환경으로 바꾸어 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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