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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자되는 아스날 무패 우승, 리버풀 재연?


입력 2020.01.19 06:00 수정 2020.01.18 22:26        박시인 객원기자 ()

아스날 2003-04시즌 단 한 번도 패하지 않고 우승

리버풀은 23라운드 맨유전이 사실상 마지막 고비

2003-04시즌 아스날의 무패 우승을 이끌었던 뱅거 감독. ⓒ 뉴시스 2003-04시즌 아스날의 무패 우승을 이끌었던 뱅거 감독. ⓒ 뉴시스

리버풀이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파죽지세를 내달리며 무패 우승의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9개월의 장기 레이스로 펼쳐지는 프리미어리그에서 38경기 무패로 마치는 것은 대단히 어렵다. 실제로 프리미어리그 역사상 무패 우승은 1888-89시즌 프레스턴 노스 엔드(18승 4무), 2003-04시즌 아스날(26승 12무)로 겨우 두 차례. 22경기를 치른 프레스턴보단 38경기 무패 우승의 위업을 달성한 아스날이 좀 더 높은 평가를 받는다.


아스날은 2002-03시즌 리그 우승에 근접했지만 막판에 연달아 승점을 잃으면서 라이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역전을 허용한 바 있다.


이에 대대적인 전력 보강이 이뤄질 것이란 기대와 다르게 2003년 여름 이적시장에서 전설적인 골키퍼 데이비드 시먼의 공백을 옌스 레만으로 대체하는데 그친 아스날이다.


심지어 이적설이 불거진 주장 패트릭 비에이라를 붙잡는데 공을 들어야 했고 티에리 앙리, 로베르 피레와 계약 연장에 성공하는데 만족해야했다.


그해 여름 이적시장은 수많은 이슈로 뒤덮였다. 로만 아브라모비치 구단주의 등장으로 첼시는 천문학적인 이적료를 쏟아 부었고 데이비드 베컴을 레알 마드리드로 떠나보낸 맨유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늘 영입하며 새 시즌을 준비했다.


2003-04 시즌은 아스날, 맨유, 첼시의 3파전 구도였다. 세 팀 모두 선두권에서 엎치락뒤치락하며 경쟁을 벌였다. 최종 승자는 아스날이었다. 아스날의 아르센 벵거 감독은 아름다운 축구로 내용과 결과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높은 볼 점유율, 빠른 카운터 어택, 상대 페널티 지역에서 세밀한 패스 플레이를 선보이며 프리미어리그를 집어삼켰다.


벵거 감독은 주로 4-4-2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최전방은 앙리-베르캄프, 허리는 피레-지우베르투 실바-비에이라-융베리로 구성됐다. 포백은 애슐리 콜-캠벨-투레-로렌이 맡았고, 골문은 레만이 지켰다.


아스날의 공수 밸런스는 완벽에 가까웠다. 30골로 리그 득점왕에 오른 앙리는 공격 선봉장역할을 톡톡히 했다. 중요할 때 결정적인 골을 터뜨리며 두 자릿수 득점을 올린 피레의 활약도 눈부셨다.


허리에서는 세계 최고의 중앙 미드필더 비에이라가 중심을 잡았고, 파트너 지우베르투 실바의 헌신적인 플레이가 조화를 이루며 시너지를 발휘했다.


좌우에 포진하는 피레, 융베리가 중앙 지향적인 움직임을 가져갈 때 측면의 빈 공간은 좌우 풀백 애슐리 콜, 로렌의 오버래핑으로 상쇄했다.


아스날의 선수층은 두텁지 않았지만 레이 팔러, 에두, 실뱅 윌토르 등이 백업으로 든든하게 뒷받침했다. 겨울 이적시장 세비야에서 아스날로 이적한 호세 안토니오 레예스도 공격진에 힘을 보탰다.


올 시즌 무패 우승에 도전하는 리버풀. ⓒ 뉴시스 올 시즌 무패 우승에 도전하는 리버풀. ⓒ 뉴시스

무승부는 12차례로 비교적 많았다. 패할 뻔한 고비도 여럿 있었다. 하지만 아스날은 끝내지지 않았다. 패배를 무승부로 바꾸고, 무승부를 승리로 바꿀 수 있는 강팀의 조건을 갖췄던 시절이다.


공격 지향적인 전술에도 불구하고 아스날의 수비는 비교적 안정적이었다. 38경기에서 겨우 26실점만 허용했다.


결국 아스날은 승점 90으로 2위 첼시(승점 79)를 무려 11점차로 따돌리고 115년 만에 무패 우승 신화를 달성했다. 아스날은 이 기세를 몰아 다음 시즌 9라운드까지 한 차례도 패하지 않으며 무적의 팀으로 군림했다. 리그 무패 우승과 역대 최장 기간 무패 기록 모두 아스날이 보유 중이다.


리버풀은 올 시즌 20승 1무(승점 61)로 리그 우승을 눈앞에 두고 있다. 2위권과의 격차가 매우 커 역전될 가능성은 희박하다. 이제 관심은 16년 전 아스날의 무패 우승을 리버풀이 재연할 수 있을지 여부에 쏠리고 있다. 또한 리버풀이 향후 12경기서 패하지 않으면 아스날을 뛰어넘는다.


리버풀은 오는 20일 홈 구장 안필드에서 라이벌 맨유와 2019-20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23라운드 홈 경기를 치른다.


객관적인 전력이나 현재 흐름이라면 단연 리버풀의 압승이 예상되지만 약팀에 약하고 강팀에 매우 강한 맨유 특유의 '의적 본능'을 결코 가볍게 볼 수 없다.


리버풀이 올 시즌 유일하게 리그에서 승리하지 못한 팀이 맨유였다. 리버풀은 전반기 맨유 원정 경기에서 상대의 선 수비 후 역습에 매우 고전하며 졸전을 펼쳤다. 패색이 짙었지만 후반 40분 아담 랄라나의 천금 같은 동점골에 힘입어 간신히 패배를 면한 바 있다.


사실상 최대 고비라 할 수 있는 맨유전에서 리버풀이 무패를 이어갈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박시인 기자 (asd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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