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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이해찬 '비하' 발언에 화들짝…장애인 단체 제대로 뿔났다


입력 2020.01.18 04:00 수정 2020.01.18 07:00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장애인 단체 "이해찬 발언과 사과는 장애인에 대한 우롱"

"설 연휴까지 장애인들에게 반성문 제출해라"

민주당 내에서도 비판 제기…관련 대책 마련하기로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자료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자료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이해찬 대표의 '장애인 비하' 논란 파장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며 대책 마련에 나선 가운데, 장애인 단체들은 진정성 있는 사과를 요구하며 강도 높은 비판에 나섰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이하 전장연)는 17일 오후 국가인권위원회 로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해찬 대표의 발언과 이후 이어진 사과는 장애인에 대한 우롱에 불과하다"며 "이 대표는 설 연휴까지 장애인들에게 반성문을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전장연은 "계속되는 이해찬 대표의 장애인 차별 발언이 탄식을 자아내고 있다"며 "스스로 자신이 무엇을 잘못했는지 조차 모르고 있고 인정도 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장애인들이 '상처를 받았다면'이라는 가정 하에 죄송하다는 말을 함으로써 진정한 사과는커녕 명백한 우롱을 했고, 오히려 장애인을 책망하고 있다"고 성토했다.


아울러 전장연은 '무의식적 발언이었다'는 이 대표의 해명에 대해선 장애 개념과 장애인 인권에 대한 무지를 그대로 드러낸 것이라고도 했다.


앞서 이 대표는 민주당 공식 유투브 채널 '씀'을 통해 척수장애인이자 1호 영입인재인 최혜영 강동대학교 교수를 소개하며 "사고가 나서 장애인이 된 후천적 장애인들은 선천적 장애인보다 의지가 강하다"고 말해 도마에 올랐다.


논란이 불거진 바로 다음날 열린 신년 기자회견에선 "어느 쪽을 낮게 보고 한 말은 아니다"면서 "(그런) 분석이 있다는 얘기를 전해 들어서 한 말인데, 결과적으로 여러 상처를 줬다면 죄송하다"고 해명하기도 했다.


하지만 인권·젠더 감수성과 관련한 질문이 이어지자 "무의식간에 한 것이기 때문에 더 말씀드릴 건 아닌 것 같다. 더 이상 말씀드리지 않겠다"며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않았다.


이 대표의 장애인 비하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 대표는 작년 12월 민주당 전국장애인위원회 발대식에서도 "정치권에는 저게 정상인가 싶을 정도로 정신장애인들이 많이 있다"고 말해 구설에 올랐다.


이 대표의 반복되는 논란에 민주당 내에서도 쓴소리가 나왔다. 문상필 민주당 전국장애인위원장은 이날 의원회관에서 열린 민주당 확대간부회의에서 "당 지도부를 포함한 당직자, 총선 출마자들에 대한 장애인 인권 교육 의무화를 제안한다"며 에둘러 비판적 입장을 밝혔다.


문 위원장은 이어 "총선 승리를 위해 출마자 혐오·차별 발언을 근절하고 당의 인권에 대한 인식 홍보를 위해 총선대책위 내에 인권본부 설치를 제안한다"며 "민주당의 이번 대책이 전국에 많은 장애인과 수많은 장애인 당원들에게 아픔을 달래고 진정성 있는 대책이 되길 확신한다"고 밝혔다.


당 안팎의 비판에 직면한 민주당은 관련 대책 마련을 통해 서둘러 진화에 나서는 모양새다.


남인순 최고위원은 같은 회의에서 "이 대표가 (장애인 비하) 발언과 관련해 네 차례 사과했고, 이런 부분에 대해 당에서도 실질적인 뒷받침을 위해 당 안에 인권감수성 제고와 혐오·차별 발언 근절을 위한 여러 시스템 마련 논의를 하고 있다"며 "더 이상 정치적으로 언급되고 공세하지 않길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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