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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일회용품 줄이기…규제 보다 대안이 우선


입력 2020.01.23 07:00 수정 2020.01.22 21:04        김유연 기자 (yy9088@dailian.co.kr)

2021년부터 장례식장 일회용컵·식기 사용 금지

친환경 소재 개발 선행·단계별 사용 금지 필요

ⓒ연합뉴스 ⓒ연합뉴스

장례식장에서 설거지를 하고, 카페에서 테이크아웃을 하려면 추가로 돈을 지불하고, 호텔에서 숙박할 때는 근처 편의점에서 위생용품 구매해야 한다. 오는 2021년부터 바뀔 우리의 모습이다.


지난 2018년 정부가 '재활용 폐기물 관리 종합대책'을 발표한 이후 우리 일상에서 플라스틱과 일회용품은 꽤나 줄었다. 커피 프랜차이즈에서는 머그컵이나 개인 텀블러를 사용하는 사람이 증가했고, 마트에서는 비닐봉투 제공이 전면 금지되면서 개인 장바구니를 사용하는 사람이 늘었다.


여기에 오는 2021년부터는 매장에서 머그잔 등에 담아 마시던 음료를 테이크아웃 해 가져가려면 일회용 컵 비용을 추가로 내야 한다. 세척시설을 갖춘 장례식장에서는 2021년부터 일회용 컵·식기 사용이 전면 금지된다.


이렇게 되면 아마도 유가족들은 고인을 애도 하는 중에도 설거지에 신경써야 하거나, 인력을 사야 할지도 모른다. 아니면 조문객들에게 식사를 대접하는 문화가 사라지려나.


숙박업소도 마찬가지다. 샴푸, 린스, 칫솔, 면도기 등 일회용 위생용품은 2022년부터 50실 이상 숙박업, 2024년부터 모든 숙박업에서 무상 제공할 수 없게 된다.


이와 관련해 벌써부터 불만의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정부의 '환경보호'라는 취지는 적극 동의 하지만 너무 일방적인데다 대안도 없다는 것이다.


정부의 정책을 살펴보면 일방적인 금지만 존재하고 명확한 기준점이 없다. '양적 줄이기'에만 몰두한 모습이다. 다시 말해 국민의 불편은 깡그리 무시한 채 실적 쌓기에 급급한 모습이다. 규제를 강행하기 이전에 친환경 소재 개발 등 대안을 제시하고, 제도의 연착륙을 위해 단계를 실현 가능하도록 세분화 하면 어땠을까.


국민들의 의식 변화가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분명하다. 친환경이 이슈로 떠오르고 있는 상황에서 일회용품 줄이기는 누구나 공감할 일이다. 다만 실적만 앞세우는 정책이 되지 않으려면 현장 의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서둘러야 하지만 급해선 안된다.

김유연 기자 (yy908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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