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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 1세대를 돌아보다-하] '기업보국·불굴의 도전'…불황속 되새길 기업가 정신


입력 2020.01.24 06:00 수정 2020.01.23 21:58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이병철, 정주영, 최종현, 구인회 등 1세대 창업주 어록 살펴보니

현 경제상황, 기업환경에 적용해도 '금과옥조'

故 이병철 삼성 창업주. ⓒ삼성 故 이병철 삼성 창업주. ⓒ삼성

신격호 롯데그룹 회장의 별세로 창업 1세대가 모두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됐다. 재계에서는 어려운 경제상황과 기업환경 속에서 그들이 남긴 경영철학과 업적을 되새겨 재도약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그들이 생전에 남긴 메시지를 현 경제상황과 기업 경영상황에 적용해도 경청하고 배울 여지가 많다는 것이다.


이병철 삼성 창업주는 평소 기업보국(企業報國)의 신념을 밝혀 왔다. “나라가 없으면 아무것도 없다. 캄보디아, 베트남을 보라. 나라가 부강해야 기업도 잘될 수 있다. 나는 항상 나라 걱정을 하면서 삼성을 경영해왔다”는 그의 어록이 남아 있다.


대내외 경제여건이 악화되고 각종 경제지표가 바닥을 향하는 상황에서도 과감한 투자로 미래에 대비하고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으며 고용을 창출하는 기업들은 우리 경제의 희망이다.


이 회장은 최고경영자의 요건으로 ‘탁월한 지도력, 주변인으로부터의 신망, 풍부한 창조성, 분명한 판단력, 확고한 추진력, 강한 책임감’ 등을 꼽았다. 최근 경영권을 물려받고 경영 전면에 나선 창업 3, 4세들에게 귀감이 될 만한 메시지다.


故 정주영 현대그룹 창업주. ⓒ현대그룹 故 정주영 현대그룹 창업주. ⓒ현대그룹

정주영 현대그룹 창업주는 도전정신의 표상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그가 입버릇처럼 말한 “임자 해봤어?”라는 말은 불가능해 보이는 일에도 적극적으로 도전하라는 의미로 많이 회자된다.


그런 이미지 때문에 정 회장의 경영철학을 ‘불도저식 리더십’으로 오해하는 경우가 있지만, 사실 정 회장이 ‘안되면 되게 하라’는 식의 거친 마인드를 가진 기업인은 아니었다.


“우리는 치밀한 계획, 확고한 신념 위에 불굴의 정신을 가지고 밀고 나가기 때문에 실패를 모르는 것이다”라는 그의 어록은 그의 과감한 도전 뒤에 세심한 준비과정과 굳은 마음가짐이 있었음을 보여주고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미지의 영역으로의 도전에 직면한 기업들에 정 회장의 ‘준비된 도전’ 경영철학이 뜻 깊게 다가올 것으로 보인다.


최종현 SK 창업주는 인재 육성과 사회적 책임을 강조해 온 인물이었다. 그는 평소 “기업의 성패는 사람에 달려있다”, “인간은 석유와는 비교도 되지 않는, 중요하고 무한한 가능성을 갖고 있는 자원이다. 석유는 한 번 쓰면 없어지지만 인간은 사용하면 할수록 능력이 향상되고 가치가 커진다”는 지론을 설파했다.


우리 경제가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해야 하는 시점에 인재 육성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과하지 않다.


최 회장의 장남인 최태원 SK 회장의 경영철학인 ‘사회적 가치’도 부친의 지론을 발전시킨 것이다. 최총현 회장은 생전에 “우리는 사회에 책임이 있는 것이 아니라, 빚을 지고 있는 것이다. 기업의 이익은 처음부터 사회의 것이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은 공존관계이며, 중소기업이 도움 없이는 대기업이 성장할 수 없다”는 어록을 남겼다.


최 회장이 남긴 “노사는 한솥밥을 먹는 한 식구다. 식구끼리 싸우면 집안이 어떻게 되겠는가. 싸움은 밖에서 다른 경쟁업체와 해야 한다”는 어록은 우리나라의 대립적 노사관계 속에서도 SK가 ‘신노사문화’ 패러다임을 만들어내고 있는 상황과 맞물려 의미를 더한다. SK이노베이션 노사는 매년 소비자물가지수에 연동된 임금인상률로 교섭을 조기 타결하고 있다.


​故 구인회 LG그룹 창업주. ⓒLG그룹 ​故 구인회 LG그룹 창업주. ⓒLG그룹

구인회 LG 창업주는 LG에 ‘인화’의 리더십을 심은 인물로 널리 알려졌지만 그에 못지않게 진취적인 마인드를 가진 경영자였다.


구 회장은 “남이 미처 하지 않은 것을 선택하라. 국민 생활에 없어서는 안 될 것부터 착수하라. 일단, 착수하면 과감히 밀고 나가라. 성공해도 거기에 머물지 말고 그보다 한 단계 높은 것에 도전하라”는 어록을 남겼다.


우리 기업들의 주력 업종들이 후발국들의 추격으로 레드오션화되고 경쟁이 치열해지며 아직 블루오션으로 남아 있는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아 나서야 하는 상황에서 60여전 전 산업화 초창기에 구 회장이 보여준 기업가정신을 되새길 필요가 있다.


신격호 롯데 창업주는 창업 1세대 중 가장 최근까지 경영현장에 남아있었던 만큼 현재 경제상황과 직결된 어록도 많이 남겼다.


“새로운 돌파구는 현장에서 마련한다는 각오로 직접 현장으로 달려가라. 인재 양성에 대한 투자는 외부 환경과 무관하게 끊임없이 추진돼야 한다”, “축적해 온 핵심역량을 심화하고 획기적으로 혁신해 나갈 때 미래성장동력 발굴의 기회도 얻을 수 있다”, “기업의 진정한 경쟁력은 위기 상황에서도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기업 시스템에서 찾을 수 있다”는 그의 어록은 경영현장에서 그와 함께한 후배 경영자들에게 큰 울림으로 남아 있다.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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