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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북여론 스스로 불지핀北…더 멀어진 김정은 답방


입력 2020.01.25 08:00 수정 2020.01.25 07:26        이배운 기자 (karmilo18@naver.com)

악화일로 걸어온 남북관계…대규모 반대시위 발발 유력

“김정은 근처에 돌 하나 떨어져도 큰일”…경호문제 최대 난관

지난해 2월 보수단체 회원들이 서울 세종대로 세종문화회관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규탄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데일리안 지난해 2월 보수단체 회원들이 서울 세종대로 세종문화회관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규탄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데일리안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7일 신년사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 답방을 제안했다. 이에 일각에서는 김 위원장이 국면전환 차원에서 깜짝 답방에 응할 수도 있다는 기대가 흘러나오는 상황이다


그러나 최고지도자를 신성시하고 신변보호에 각별한 신경을 쓰는 북한 당국의 특수성을 고려하면 북한에 대한 불만여론이 팽배한 현 정세에서 답방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최근 국내에는 북한을 겨냥한 불만·불신 여론이 적지 않은 상황이다. 이같은 부정적인 여론을 고조시킨 장본인은 노골적인 대남 무시정책을 펼치고 "주제넘은 설레발", "삶은 소대가리"등 막말을 퍼부은 북한 당국이라는 지적이 잇따른다.


데일리안이 여론조사 전문기관 알앤써치에 의뢰해 지난 21일 설문한 결과에 따르면 문재인정권이 추진하는 북한 개별관광에 대해 우리 국민 46.4%가 반대하고 41.5%가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조된 남북 긴장 분위기와 북한에 대한 높아진 불신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1월 서울 덕수궁 대한문 인근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답방을 반대하는 피켓이 걸려있다. ⓒ데일리안 지난해 1월 서울 덕수궁 대한문 인근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답방을 반대하는 피켓이 걸려있다. ⓒ데일리안

이같은 분위기를 의식한 듯 김 위원장 답방을 촉구하는 단체들도 지금은 광장에서 자취를 감춘 상태다. 재작년 답방성사 기대감이 커지자 '백두칭송위원회', '위인맞이환영단' 등 김 위원장을 환영하는 단체들이 적극적으로 활동을 펼친것과 대비된다.


남북관계가 최고조에 달했을 때도 김 위원장이 답방에 응하지 않은 이유는 보수단체의 격렬한 반대 시위에 따른 안전 우려가 꼽힌 바 있다. 북한에 대한 불만여론이 더욱 높아진 현 시점에서 김 위원장 답방 가능성이 더욱 요원해 보이는 부분이다.


김 위원장은 재작년 1차 남북정상회담 당시 자신의 신변보호에 각별히 신경 쓰는 모습을 드러낸 바 있다. 당시 김 위원장은 민간인의 출입이 통제되고 북측 경계선을 코앞에 둔 판문점 내에서도 방탄 차량에 탑승한 뒤 12명의 경호원들이 둘러싸는 'V자' 경호를 선보였다.



지난 4월 판문점 평화의집에서 1차 남북정상회담이 진행되는 가운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탑승하고 있는 차량을 12명의 경호원들이 둘러싸고 있다. ⓒ한국공동사진기자단 지난 4월 판문점 평화의집에서 1차 남북정상회담이 진행되는 가운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탑승하고 있는 차량을 12명의 경호원들이 둘러싸고 있다. ⓒ한국공동사진기자단

이준혁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연구위원은 "북한에서 최고존엄이 갑작스럽게 죽거나 위험에 처하는 것은 있어서는 안 될 일이다"며 "김 위원장 답방 중 근처에 돌이라도 하나 떨어지면 엄청난 문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을 신격화하는 체제 특성상 경호 조건을 충족시키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반북감정 촉발 및 최고존엄 모독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 위원장 답방 시 국내 보수단체는 반 북한 움직임을 조직화 하고 '김정은 화형식' 등 격렬한 반대시위를 펼칠 가능성이 높다. 김 위원장 답방이 오히려 남북관계가 더 악화되는 계기를 제공할 수 있는 것이다.


태영호 전 영국 주재 북한 공사는 "김정은이 한국을 방문하는 경우 문재인 대통령이 평양을 방문했을 때처럼 환영인파가 모이는 장면을 만들어 균형을 보장해야 한다"며 "북한의 가장 큰 고민은 다원화된 한국사회에서 이러한 것을 기대하기 힘들다는 점이다"고 지적했다.

이배운 기자 (lbw@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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