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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미리가 쏘아올린 큰 공 '#민주당만_빼고'…결국 사과는 없었다


입력 2020.02.17 15:55 수정 2020.02.17 17:53        이슬기 기자 (seulkee@dailian.co.kr)

이낙연 등 사과에 임미리 "수용한다" 일단락됐지만

당 대표·수석대변인 등 끝내 침묵해 씁쓸한 뒷맛

'중도층 이탈' 더 커질까 전전긍긍

더불어민주당이 ‘민주당만 빼고’라는비판 칼럼을 쓴 임미리 고려대 연구교수를 고발했다 취하한 것과 관련해 진보진영에서도 비판이 제기되는 등 후폭풍에 직면한 가운데 이해찬 대표가 1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마친 뒤 굳은 표정을 하고 있다.ⓒ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민주당만 빼고’라는비판 칼럼을 쓴 임미리 고려대 연구교수를 고발했다 취하한 것과 관련해 진보진영에서도 비판이 제기되는 등 후폭풍에 직면한 가운데 이해찬 대표가 1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마친 뒤 굳은 표정을 하고 있다.ⓒ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4·15 총선을 앞두고 더불어민주당 소속 후보자들을 긴장시켰던 '#민주당만_빼고'의 확산 움직임이 우선 일단락되는 모양새다. 피고발의 당사자인 임미리 고려대 한국사연구소 연구교수가 17일 직접 확전을 자제하고 나서면서다.


그러나 고발 당사자인 이해찬 당대표 등 핵심 지도부는 끝끝내 사과를 하지 않아 개운치 않은 뒷맛을 남겼다는 평가다.


민주당을 비판하는 칼럼 '민주당만 빼고'를 신문사에 게재했다 민주당으로부터 고발 조치를 당했던 임 교수는 이날 "민주당 당대표의 공식 사과가 없는 것은 유감이나 선대위원장을 맡기로 한 이낙연 전 총리와 남인순 최고위원의 발언을 의미있게 생각하고 수용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민주당의 고발 조치가 언론을 통해 뒤늦게 알려진 뒤 당 지도부를 향해 "사과하라"던 기존의 입장을 다소 순화한 셈이다. 이날 이 전 총리와 남 최고위원이 '사과'에 준하는 발언을 내놓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 전 총리는 이날 종로구 부암동에서 기자들과 만나 임 교수의 고발 사태에 대한 사과의 뜻을 밝혔다. 그는 "제가 (지난 15일) 광장시장에서 한없이 겸손해야 한다는 말씀을 드렸다. 그런 기조 위에서 겸손함을 잃었거나 또는 겸손하지 않게 보인 것들에 대해서는 국민들께 미안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앞으로 저부터 더 그렇게 경계하고 주의할 것"이라며 "당도 그렇게 해주기를 기대한다"고 재차 당부했다.


남 최고위원은 최고위원회의에서 " 민주당은 표현과 언론의 자유를 위해서 과거의 권위주의 정권에 맞서 투쟁해온 정당"이라며 "임미리 교수의 칼럼은 아프게 한다. 민주당이 앞으로 더 잘하겠다"고 말했다.


고발인 이해찬·공보라인 책임자 홍익표는 '침묵'
지도부의 안이한 사태 인식, 중도층 이반 부를 수도


다만 임 교수 고발에 '직접' 관여한 당사자들의 사과는 끝내 이뤄지지 않았다. 이번 고발건에 고발인으로 이름을 올린 이해찬 대표는 회의 모두발언에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에 대한 정부의 발빠른 조치와 민주당의 시스템 공천을 홍보했을 뿐 임 교수 고발건에 대해선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이인영 원내대표는 "최근 우리 당이 더 겸손한 모습으로 국민 말에 귀기울여야 한다는 말이 나온다. 더 귀기울여 듣겠다"며 '임미리 고발' 논란에 대해 에둘러 언급만 했을 뿐이다.


특히 공보라인 책임자로 임 교수 고발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홍익표 수석대변인은 이날도 '침묵'을 지켜 눈총을 샀다.


그는 회의가 끝난 뒤 임 교수의 사과 요구에 대한 당의 입장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나중에 얘기할게요"라고만 답했다. 이어 "이 대표는 몰랐느냐"는 질문에도 '나중에 말하겠다'고 답한 뒤 자리를 떴다. 홍 수석대변인은 브리핑 역시 '서면'으로 대체해 기자들과의 직접 만남을 피하는 모습을 보였다.


일각에서는 책임있는 당 지도부의 명확한 공식 사과 없는 사건의 종결이 '중도층 이반'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여전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도부의 안이한 인식이 이번 논란의 생성 및 확산에 가장 큰 역할을 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 사건을 계기로 등을 돌리는 중도층이 늘어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날 발표된 여론조사업체 리얼미터에 따르면 민주당 지지율은 지난주보다 0.3%p 하락한 39.9%를 기록했다. 자유한국당은 1.8%p 오른 32.0%였다(※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번 조사가 지난 10~14일 이뤄진 데 반해 '칼럼 고발' 논란은 지난 13일 터졌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 '고발' 논란은 이 조사에 부분적으로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이슬기 기자 (seulke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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