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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슈퍼전파 신천지, 방역당국 조사 가능한가


입력 2020.02.21 14:35 수정 2020.02.21 14:35        데스크 (desk@dailian.co.kr)

종파의 은밀성과 활동성이 사태 최악 국면으로 놀아

코로나19 감염증 예방을 위해 탑골공원이 폐쇄된 가운데 21일 오전 서울 종로구 탑골공원 입구에서 이용 중단 안내문이 부착된 문 앞으로 마스크를 착용한 시민이 길을 지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코로나19 감염증 예방을 위해 탑골공원이 폐쇄된 가운데 21일 오전 서울 종로구 탑골공원 입구에서 이용 중단 안내문이 부착된 문 앞으로 마스크를 착용한 시민이 길을 지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신천지 대구 교회에서 창궐한 코로나19가 신천지 인맥을 따라 전국으로 전파된다. 광주에서 확진된 3명은 신천지 대구교회 예배에 참석한 이들이었다. 경남 확진자도 대구 신천지 교회 참석자다. 충북 증평 확진자인 특전사 대위는 휴가 기간에 대구 신천지교회 신도인 여자친구를 만났다. 김포 확진자 부부는 신천지 신도인 31번 환자가 머물렀던 대구의 호텔 결혼식에 참석했다. 제주도에서 확진된 해군 병사는 휴가기간에 대구를 방문했다.


또다른 슈퍼전파 지역인 청도 대남병원도 신천지 교회와 연결된다. 바로 이곳에서 신천지 교회 교주의 형이 장례식을 치렀다. 슈퍼전파자로 보이는 31번 환자도 대남병원을 방문했던 걸로 당국이 판단한다고 보도됐다. 당사자는 부인하지만 휴대전화 조사 결과 GPS로 이동경로가 확인됐다고 한다. 대남병원이 아니라도 최소한 청도 방문은 유력해보인다. 청도라는 지역 자체가 신천지 교주가 태어난 곳으로 그들의 성지이기 때문에 교인들의 방문이 잦았다고 한다. 청도나 대남병원에서 신천지 집단에 바이러스가 유입됐을 가능성이 있다.


어디서 어떻게 바이러스가 유입됐든, 지금 시점에 코로나19를 폭발적으로 지역 전파시키는 핵심 고리에 신천지 교회가 있는 것은 맞아 보인다. 신천지 교회의 예배 방식이 좁은 공간에 붙어 앉아 열정적으로 찬양을 하기 때문에 집단감염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이렇게 감염이 이루어진 후에 이들이 전국으로 퍼져나가는 게 문제다. 신천지 교회 신도들은 다른 지역 예배에 참여하는 관습이 있는데 그게 바이러스 배달 통로가 되고 있다.


방역당국이 이들의 이동경로와 접촉자들을 조사하는데 조사가 가능할지 의문이다. 31번 환자를 비롯해 신천지 쪽 인사들이 조사에 투명하게 협조하지 않는다는 관측이 보도된 바 있다. 대상자가 스스로 협조하지 않으면 수사기관도 아닌 방역당국이 일일이 진실을 밝히는 것은 힘들다.


신천지는 1984년에 만들어졌고 육체영생을 주장한다고 알려졌다. 그렇기 때문에 병에 걸리는 것을 부정적인 일로 치부해 드러내지 않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그래서 증상을 쉬쉬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병뿐만 아니라 믿음 자체를 숨긴다는 주장도 있다. 신천지 신도라는 것을 숨긴 상태에서 친밀한 관계를 맺고 포교활동을 한다는 것이다. 다른 일반 교회에도 출석해 이런 방식으로 전도하는데 심지어 신천지를 비난하기까지 하며 철저히 위장한다는 주장이 보도된 바 있다. 신천지와 상관없는 공간 형태의 거점들도 있다고 한다.


2018년에 신천지 신도 관련 재판이 있었는데 당시 판결문에 ‘신천지 소속임을 숨긴 채 선교 대상에게 접근해 친절을 베풀고’라는 대목이 있다. 이런 방식이 일부 일탈인지 종파 전체의 특징인지는 알 수 없으나, 어쨌든 신천지 신도들이 믿음을 숨기는 경향이 있다는 주장들이 나오는 건 확실하다.


이러다보니 방역당국의 조사에 협조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동선과 접촉자를 밝히는 순간 신천지 거점과 구성원이 다 드러나기 때문이다. 만약 자신이 신천지임을 숨기고 생활했던 사람이라면 방역당국에 컴잉아웃하는 게 더 힘들 것이다. 이러면 조사가 부실하거나 늦어질 수밖에 없다.


문제는 신천지 교회가 포교활동에 매우 적극적이라는 점이다. 신도들 중에 보험판매, 휴대폰 판매, 중고차 판매, 문화강좌 강사 등 여러 사람과 접촉하는 직업군도 많다고 한다. 교회 내부에서 폭발적으로 전파되고 그 구성원들이 다시 바깥에서 다중에게 전파할 우려가 큰 것이다.


신천지 본부 소재지가 과천이라고 한다. 대구 지역 예배 참석자 중에 과천 신도도 있었다고 한다. 타지역 감염 신도가 과천을 방문할 가능성도 있다. 과천도 위험하다는 이야기다. 만약 과천에서 슈퍼전파가 생기면 서울 강남으로 바로 이어질 수 있다. 그런데, 과천 신천지 본부가 폐쇄됐는데도 불구하고 내부에서 누군가가 활동한다는 주장이 보도돼 우려를 낳는다. 정식 본부가 아닌 다른 곳에서 신도들 간의 회합이 이루어질 가능성도 있다.


실체를 제대로 알 수 없는 신천지 종파의 은밀성과 적극적 활동성이 코로나19 사태를 최악의 국면으로 몰아가는 셈이다. 국가적 위기이니 이번만큼은 당국의 조사에 협조하는 것이 아니라, 이런 위기일수록 오히려 조직보위를 위해 방어적으로 행동할 수 있다. 정식 교회당 말고도 다양한 형태의 거점이 흩어져 있어 외부인이 연결망을 파악하기 어렵다. 방역당국 이상의 공권력 발동이 필요해 보이는 이유다.


글/하재근 문화평론가

데스크 기자 (des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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