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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로 나타난 자영업자들의 눈물…코로나 직격탄, 경기침체·인건비 인상


입력 2020.02.21 16:04 수정 2020.02.21 16:10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자영업자 사업소득 5분기 연속 감소 ‘역대 최장’…코로나 악재로 올해도 전망 어두워

“가장 절실한 것은 경기 활성화, 임대료만 낮춘다고 장사 잘 되지 않아”

ⓒ연합뉴스 ⓒ연합뉴스

자영업자의 매출 감소세가 역대 최장 기간 동안 지속되고 있다. 경기침체 장기화로 소비심리가 위축된 가운데 최근 2년간 최저임금이 약 30% 가량 급격하게 인상되면서 인건비 부담이 커진 영향이다. 여기에 올 초부터 신종 코로나 사태까지 더해지면서 생존위기에 몰린 자영업자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지난 20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9년 4·4분기 가계동향조사(소득부문) 결과에 따르면 자영업 등이 포함된 사업소득은 5분기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2018년 4분기부터 지난해 4분기까지 5분기 연속 사업소득이 떨어진 것은 지난 2003년 통계 작성 이래 처음이다. 메르스 사태 당시에는 2014년 4분기부터 2015년 3분기까지 4개 분기 연속 감소세를 기록한 바 있다.


경기침체가 길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최저임금과 임대료 인상이 겹치면서 벼랑 끝에 몰린 자영업자들이 빠르게 늘고 있는 셈이다. 앞서 지난 9일 충남 아산전통시장의 한 상인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경기가) 거지같아요, 어떻게 된 거에요”라고 말한 것이 숫자로 나타난 셈이다.


일각에서는 빚으로 연명하고 있는 상황에서 현재 코로나 여파까지 더해질 경우 연내 자영업자의 대규모 붕괴가 일어날 것이란 우려도 나오고 있다. 창업 과정에서 빚을 끌어와 시작하는 자영업자들이 많은 만큼 계속된 경기불황은 자영업 침체 악순환 고리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지난해 3분기 예금취급기관의 산업별 대출금을 보면 도소매, 숙박 및 음식점업의 대출 잔액은 220조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6조4000억원, 증가율로는 12.1% 늘었다. 증가율만 보면 역대 최대 규모다.


특히 대출금 용도는 사업이 잘 돼 시설을 투자하기 위한 목적 보다는 연명을 위한 운영자금 비중이 높았다. 빚으로 빚을 돌려 막으면서 버티는 자영업자들이 늘고 있다는 의미다. 실제로 돈을 벌어 이자도 갚지 못하는 상태가 3년째 지속되는 한계기업 비중도 숙박‧음식업종(35.8%)이 가장 높았다.


전망도 어둡다. 올 초부터 확산되고 있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으로 집 밖을 나서는 소비자들이 급감하면서 온라인을 제외하고 쇼핑몰, 음식점 등 전체 유통산업이 타격을 받고 있다.


소상공인연합회가 이달 초 자영업자 1000여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코로나 여파로 자영업자의 98%가 매출액 감소를 겪고 있고, 이중 매출액이 50% 이상 감소했다는 응답도 44%에 달했다.


이미 자영업자들 사이에서는 1월 설 대목과 2월 졸업‧입학 시즌을 포기하면서 1분기 장사는 포기했다는 하소연도 터져 나오고 있다.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돼 각종 행사들이 몰려 있는 5월 가정의 달 특수에 이어 여름휴가 시즌까지 침체가 계속될 경우 사업을 포기하는 자영업자들이 속출할 것이란 전망도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한편 정부와 정치권에서는 자영업 침체의 주요 원인을 높은 임대료 탓으로 돌리면서 이에 대한 불만도 터져 나오고 있다. 임대료 인상도 문제지만 더 큰 문제는 경기부진과 인건비 상승이라는 게 자영업자들의 주장이다.


프랜차이즈업계 관계자는 “지출 비용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인건비이고 이어 식재료와 임대료 순”이라며 “임대료가 줄면 물론 환영할 일이지만 임대료만 낮춘다고 자영업자들의 고충이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 임대료가 낮아져도 장사가 안 되면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불황이 길어지면서 건물주들도 빈 점포에 대한 부담이 커져 임대료는 낮출 수 있는 여지라도 있지만 임금은 법으로 정해놓은 것이라 지키지 않으면 범법자가 된다”며 “가장 절실한 것은 경기가 활성화돼 장사가 잘 되는 것이다. 그 다음이 세제지원이나 영세 자영업자에 대한 직접 자금 지원 등”이라고 덧붙였다.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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