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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유가시대②] 하반기엔 배럴당 80달러 '복병'…기업·가계 직격탄


입력 2021.03.10 06:00 수정 2021.03.10 08:40        유준상 기자 (lostem_bass@daum.net)

기업 생산비용 증가시켜 실적에 악영향

전기요금 오르며 산업체에 막대한 손실

물가 상승 부추겨 가계 소비 여력 악화

방위사업청은 지난 1월 24일 경남 사천시 항공우주산업(KAI)에서 현장 기자설명회를 개최했다. 사진은 한국형 전투기(KF-X) 시제 1호기 모습. ⓒ뉴시스

국제유가까지 급등하면서 한국 경제에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서민 물가가 줄줄이 오르며 가계 소비를 위축시키고 기업들에는 생산비용을 증가시켜 실적 악화의 원인이 된다.


9일 경제 전문가들에 따르면 계속 오르는 유가가 우리 경제에 잠재적 리스크로 작용할 여지가 크다. 국제유가 상승곡선이 심상치 않다. 지난해 20달러선까지 폭락한 국제유가는 최근 세계적 수요 회복과 주요 산유국 생산량 동결 등으로 배럴당 60달러를 넘어섰다. 하반기엔 코로나 회복에 따른 수요 증대로 80달러까지 오를 것이란 복수 기관의 관측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공급 측면에서 보면 국제유가 상승은 기업 원가 부담을 상승시켜 기업들 생산과 투자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원유를 생산하지 못하는 우리나라 특성상 국제유가가 오르면 기업들 생산원가가 상승하기 때문이다.


유가 상승으로 직접적인 실적 타격이 예상되는 업종은 항공업, 해운업 등이다. 이들은 유류를 직접 연료로 사용하기 때문에 유가 등락에 따라 실적이 타격을 받는다.


석유·화학업종 역시 유가 등락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유가가 배럴당 1달러 상승하면 평균적으로 원재료 가격은 1.4% 오르지만, 최종 제품 가격은 많아야 1% 뛰는데 그친다.


석유화학기업들은 원재료 가격과 최종제품 가격 차이가 곧 수익성이 된다. 유가 상승 시기, 원재료 가격이 오르는데 최종제품가격이 유지 또는 하방 국면을 탈 경우 수익성이 악화된다.


특히 올해부터 시행된 연료비 연동제는 전기를 대량으로 이용하는 산업체와 기업들 실적을 좌지우지할 변수로 떠올랐다. 유가 상승에 따라 가스, 석탄 등 전력생산 연료들 가격도 함께 오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전력소비량을 보면 산업용 비중이 60%를 육박한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우리나라 제조업 평균 이익률은 5%를 상회하는 수준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산업용 전기요금이 오를 경우 대량으로 전기를 사용하는 산업체들에게 막대한 손실이 예상된다.


이달석 에너지경제연구원 박사는 "전기와 에너지를 사용하지 않는 기업은 없기 때문에 모든 기업들이 유가 상승에 영향을 받는다고 봐도 무방하다"며 "유가 상승은 기업들 생산비용을 직간접적으로 증가시킬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유가 상승은 기업들 수출 단가에도 영향을 주기 때문에 부정적인 견해만 있는 것은 아니다. 이승석 한국경제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유가가 상승하면 석유화학업종이나 관련 제조업종 수출 단가도 오르기 때문에 기업 입장에서 긍정적 요인도 상존한다"며 "생산원가가 오르지만 매출도 증가하면서 기업 입장에선 상쇄되는 부분이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유가 상승은 가계 소비도 위축시킨다. 유가가 상승하면 기업들 생산비용이 올라가면서 물가 상승을 부추기고, 이는 소비 여력을 악화시킨다. 또 소비 위축은 기업 매출 하락으로 이어져 투자가 감소하는 등 악순환이 한국경제의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크다.


이와 관련, 이달석 박사는 "유가가 오르면 원유를 연료로 쓰는 기업들의 생산비용이 올라가기 마련인데 비용을 기업이 감내하지 않고 제품 가격에 전가하면 전반적으로 물가가 오르게 된다"고 지적했다.

유준상 기자 (lostem_bass@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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