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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號 출범] 무조직·무캠프·무차량…새로운 '정치실험' 통했다


입력 2021.06.12 02:40 수정 2021.06.11 23:41        최현욱 기자 (hnk0720@naver.com)

'조직 지원·캠프 설립·의전 차량' 없는 '3무(無) 전략' 사용

상당한 비용 소요되는 문자메시지 발송 작업 등도 생략해

새로운 여의도 문화 개척 추구…'공정의 가치'와도 연결돼

"개인 인지도 덕분" 평가도…가능성 이어갈 동력 마련 급선무

국민의힘의 새 지도부를 선출하는 전당대회가 11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가운데 이준석 당대표 후보가 참석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이준석 국민의힘 신임 당대표의 당선은 '헌정 사상 첫 30대 제1야당 대표'라는 상징성에 더해 그간 정치권에서 보지 못 했던 새로운 선거 전략을 통해 승리를 이뤄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이 대표는 선거 운동 초반부터 특별한 당내 조직의 지원을 받지 않고, 별도의 캠프를 꾸리지 않았으며, 전국을 기차·버스 등의 대중교통을 통해 오가며 의전 차량을 두지 않았다. 이른바 '3무(無) 전략'을 동원해 선거 운동 면에 있어서도 기존 정치권의 공식을 타파한 것이다.


선거 기간 동안 이 대표는 스케줄 관리 및 기자들과의 소통을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인력 두 명 외에는 다른 인원을 들이지 않고 직접 전국 곳곳을 누비며 지지를 끌어 모았다. 경쟁자로 나섰던 후보들이 대체로 여의도 국회의사당 인근에 사무실을 차린 후 많게는 수십 명 규모의 상주 인원을 두고 선거운동을 했던 것과는 상반된 모습이었다.


또 당내 선거에서의 대표적 선거 운동 방법으로 꼽히는 당원들을 향한 대대적인 홍보 문자메시지 발송 작업도 실행하지 않았다. 대신 젊은 층이 다수 이용하는 SNS와 유튜브 방송 출연을 통해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 집중했다.


통상적으로 국민의힘 당원이 30만 명을 넘어서는 만큼, 한 번의 문자메시지를 발송할 때마다 적게는 수백만원에서 많게는 수천만원의 비용이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30 세대 정치 신인들에게는 상당히 부담스러울 수 있는 대목이다.


이 대표는 줄곧 "능력이 있어도 돈이 없고 빽이 없어 정치를 포기하야 했던 사람들이 정치에 참여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줄 것"이라 소신을 밝힌 바 있다. 선거 비용을 최소화하는 선례를 만들어 새로운 여의도 문화 개척을 추구했다는 관측이다.


아울러 이 대표가 '3무(無) 전략'을 선택한 배경에는 그가 줄곧 내세웠던 '공정의 가치'와도 연결돼 있다. 캠프에서 활동한 뒤 자신이 도운 후보가 당선될 경우 논공행상을 바라는 기존의 불공정한 여의도 문화를 타파하겠다는 의지의 일환이다.


이 대표는 "캠프를 크게 차려 놓고 오는 분들 접객하고, 임명장 남발하고 명함도 주고 이렇게 하는 것 자체가 결국 그분들에게 빚을 지는 것"이라며 "선거라는 게 성과는 측정되지 않지만 나중에 기여했다고 주장하는 분들이 많게 되어 있다. 이런 분들이 나중에 와서 '한 자리 달라'며 공을 요구하는 것"이라 설명했다.


또 "그런 것이 당권을 누가 잡는다 하더라도 제대로 된 인사를 하는 데 장애물이 된다"며 "이 때문에 저는 다소 모험적이긴 했지만 사무실도 두지 않고, 그리고 많은 분들에게 빚을 안 지는 방향으로 선거를 치른 것"이라 말했다.


11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열린 전당대회에서 새로 선출된 이준석 대표가 당기를 흔들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이처럼 최소한의 품을 들여 선거를 치르다보니 당초 이틀 만에 1억 5천만원 한도가 채워져 화제가 됐던 이 대표의 후원금에도 관심이 모인다. 이 대표 측에 따르면 이번 선거 과정에서 후원금의 10분의 1 수준인 1500여만 원을 사용한 것으로 전해진다.


사용하지 않고 남은 후원금 잔여 액수는 당으로 귀속된다. 이 대표는 해당 금액을 향후 자신이 공약했던 '당직자 선발 토론배틀' 등을 개최하는 데 사용할 것이라는 뜻을 밝힌 바 있다.


한 국민의힘 핵심관계자는 "이 정도 액수의 당내 선거 후원금 귀속 사례도 우리 당 역사상 전례를 찾아보기 힘든 일"이라며 "우리 당으로서 절호의 기회가 왔다고 생각한다. 새로운 정치 문화를 주도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긴 것"이라 평가했다.


단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 대표의 이번 성공이 여의도의 해묵은 정치 문화를 뒤집었다고 하기엔 한계가 있다는 시선도 존재한다. 정치 입문 이후 10년 간 활발한 정치 행보를 이어 오며 국민들로부터 상당한 인지도를 확보한 이 대표였기에 가능했던 선거운동이었다는 분석이다.


장성철 공감과 논쟁 정책센터 소장은 통화에서 "이 대표이기에 가능했던 선거 운동이었던 측면도 있다. 인지도가 큰 효과를 발휘한 것"이라며 "이 대표의 합리적이고 신선한 목소리가 뒷받침이 된 것은 맞지만 앞으로도 조직선거가 통하지 않을 것이라 규정하는 건 어렵다 본다"고 바라봤다.


따라서 이번 선거를 통해 엿볼 수 있었던 새로운 가능성을 계속해서 이어갈 동력을 개발하는 작업이 급선무라는 조언이 나온다.


한 국민의힘 초선 의원은 "이번의 성공에 만족하지 말고 제2의, 제3의 이준석이 나올 수 있도록 정치를 꿈꾸는 많은 젊은 세대들이 보다 더 폭넓게 활동할 수 있는 토양을 깔아줘야 할 것"이라 말했다.


최현욱 기자 (iiiai072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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