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잔인하다…나를 나쁜 사람 만들려는 데 불만 많다"
이명박 정부 시절 국가정보원장으로 재임하며 정치개입 등 혐의로 4년 가까이 재판을 받고 있는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이 자신에 대한 수사와 재판이 너무 가혹하다며 선처를 호소했다.
원 전 원장은 서울고법 형사1-2부(엄상필 심담 이승련 부장판사) 심리로 16일 열린 특정범죄 가중처벌법 위반 등 사건 파기환송심 첫 공판기일에서 "검찰이 수사도 수십번 했고 재판만 백몇십 번을 받았다"며 "너무 잔인하다는 생각밖에 안 든다"고 밝혔다.
원 전 원장은 또 "제가 일하는 동안 이런 일들이 벌어진 것에 죄송하게 생각한다"면서도 "(검찰이) 저를 괴물 비슷하게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제가 사람을 죽인 것도 아니고 누구에게 피해를 주려는 마음을 가진 것도 아니다"며 "저를 나쁜 사람으로 만들려고 하는 것에 불만이 많다"고 말했다.
원 전 원장은 2017년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진행된 국정원 적폐 청산 수사가 시작되면서 국정원 예산으로 민간인 댓글부대를 운영한 혐의와 고(故)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의 비위 풍문을 확인하는 데 예산을 사용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혐의만 10여개에 달하는 탓에 원 전 원장은 하급 법원 4개 재판부에서 약 2년간 하루에 3번씩 재판을 받았다.
1·2심 모두 원 전 원장의 혐의 상당 부분을 유죄로 인정해 징역 7년을 선고했지만, 권양숙 여사와 고(故) 박원순 전 시장을 미행하도록 지시한 혐의(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는 법리상 이유로 무죄로 판단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올해 3월 국정원의 직권남용을 더 엄격하게 판단해야 한다며 직권남용 부분을 유죄 취지로 파기해 서울고법에 돌려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