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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분기 가계 여유자금 14조5천억 증가…‘역 머니무브’ 가속화


입력 2022.10.06 12:40 수정 2022.10.06 12:40        이세미 기자 (lsmm12@dailian.co.kr)

한은 ‘2분기 자금순환(잠정) 특징’ 발표

가계 금융기관 대출 전년比 23조원↓

ⓒ연합뉴스

올해 들어 기준금리 인상과 증시 부진 지속되면서 가계 대출이 줄고, 안전자산인 저축성 예금 비중이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기업의 경우 원자재 가격이 오르면서 운전자금이 늘어나자 1년 전보다 더 많은 돈을 금융기관에서 빌리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한국은행이 6일 발표한 ‘2분기 자금순환(잠정)’에 따르면 가계·비영리단체의 순자금운용(자금운용-자금조달) 규모는 39조원으로 전년 동기(24조5000억원) 보다 14조5000억원 늘었다.


순자금운용은 예금이나 보험, 연금, 펀드, 주식 등으로 굴린 돈을 나타내는 자금운용액에서 차입금 등 빌린 돈을 뜻하는 자금조달액을 뺀 수치로, 각 경제주체가 쓸 수 있는 여유자금을 의미한다.


2분기 가계의 여유자금이 늘어난 배경은 거리두기 해제 영향으로 소비가 증가했으나 이전소득 등 가계소득이 더 크게 늘면서 금융자산으로 순운용한 규모가 확대됐기 때문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월평균 가계소득은 394만3000원으로 1년 전(345만4000원) 보다 14.1% 늘었다. 2분기 월평균 가계 이전소득은 89만3000원으로 지난해 동기(61만7000원) 대비 44.7% 늘었다. 2분기 민간소비지출은 전년 동기 대비 8.3% 오르면서 지난해 같은 기간(6.5%) 보다 1.8%p 늘었다.


금리 상승, 안전자산 선호 등의 영향으로 가계 여유자금 중 장기 저축성 예금, 채권은 작년 동기 대비 확대된 반면 주식과 단기저축성예금 등은 감소했다.


2분기 장기 저축성예금 운용은 전기 대비 17조5000억원 늘어 1년 전(1000억원) 보다 증가세가 확대됐고, 채권도 5000억원 늘어 전년 동기 5조4000억원 마이너스에서 증가 전환했다. 반면 주식(24조8000억원)과 기타예금(-5조9000억원)은 축소됐다. 만기 1년 이하 단기 저축성 예금은 16조5000억원 늘어 1년 전(16조8000억원)과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이에 따라 전체 가계 금융자산 내 예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43.1%로, 지난해 2분기(40.5%) 보다 늘면서 가장 높았고, 같은 기간 주식의 비중은 21.6%에서 18.5%로 줄었다. 국내 주식은 20.2%에서 17.0%로 줄어든 반면, 해외주식은 서학개미 영향으로 1.3%에서 1.6%로 확대됐다.


이는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위험자산인 주식에서 안전자산이 장기 저축성 예금으로 자금이 이동한 것으로 풀이된다.


가계‧비영리단체의 자금운용 및 조달 추이. ⓒ한국은행

2분기 가계‧비영리단체의 자금 조달액은 41조9000억원으로, 전년 동기(55조6000억원) 보다 큰 폭으로 줄었다. 대출금리 상승, 대출규제 강화 등으로 증권기관 등 기타금융중개기관의 단기대출금을 중심으로 자금조달 규모가 축소됐기 때문이다. 대출금은 30조6000억원으로, 전년 동기(54조3000억원) 보다 크게 줄었다.


문혜정 경제통계국 자금순환팀장은 “대출 금리 측면에서 단기대출이 장기대출보다 유리하다고 판단하고 단기대출을 늘린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아울러 신규취급액 기준 예금은행의 기업대출 금리는 지난해 2분기 2.69%에서 올해 2분기 3.63%로 높아져 기업의 이자 부담은 크게 확대될 것으로 분석된다.


정부의 순자금 조달 규모는 -15조원으로 1년 전 6조원 순운용에서 순조달로 전환했다. 코로나19 대응 추가경정예산 등 재정집행에 따른 정부지출이 늘어난 영향이다.


비금융법인기업의 순자금 조달 규모는 -46조9000억원으로 1년 전(-19조4000억원) 보다 확대됐다.


올해 2분기 기업대출은 56조4000억원 늘어 지난해 2분기(49조3000억원)보다 증가폭이 확대됐다. 회사채 시장 자금조달 여건 악화와 금융기관의 기업대출 취급 강화, 금리 상승 등의 영향으로 단기대출금을 중심으로 자금조달 규모가 확대됐기 때문이다.


국내 부문의 전체 순자금운용 규모는 8조5000억원으로, 1년 전(14조원) 보다 5조5000억원 줄었다.


모든 경제부문이 보유한 금융자산인 총금융자산 규모는 2경3331조4000억원으로 전분기 말보다 57조3000억원 감소했다. 대출금 비중은 18.3%로 전분기 대비 0.6%p 상승한 반면, 지분증권 및 투자펀트 비중은 20.8%로 전분기보다 1.8%p 하락했다.

이세미 기자 (lsmm12@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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