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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맥시즌’ 앞두고 날벼락…프랜차이즈에 이어 편의점도 줄줄이 오름세


입력 2023.05.30 05:31 수정 2023.05.30 05:31        임유정 기자 (irene@dailian.co.kr)

편의점 3사, ‘가성비 갑’ 앞세운 치킨 가격 인상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 잇따라 가격 상향조정

향후에도 조정 가능성 높아…“소비자 부담도↑”

서울시내 한 편의점에 치킨이 진열되어 있다.ⓒ뉴시스

여름 ‘치맥(치킨+맥주)’ 시즌을 앞두고 치킨가격이 일제히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편의점 3사가 ‘가성비 갑’ 제품으로 내세웠던 치킨의 가격을 줄줄이 인상한 가운데, 다른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들도 가격을 상향 조정 중이다. 소비자들의 부담이 늘어날 수 밖에 없는 대목이다.


편의점 GS25의 대표 메뉴 쏜살치킨 가격이 다음 달부터 18% 인상된다. 앞서 치킨 가격을 한 차례 올린 CU·세븐일레븐에 이어 GS25까지 가격을 인상해 올해 편의점 ‘가성비(가격대비성능) 치킨’ 가격이 모두 두 자릿수 오르게 됐다.


대부분의 편의점 업체들은 냉동치킨 전문업체 ‘사세’에서 닭고기를 공급받고 있는데 이 회사가 최근 고환율로 인한 수입 원가 부담으로 공급가를 올려 소비자가도 올릴 수 밖에 없었다는 게 편의점 업계의 입장이다.


앞서 치킨 가격 인상의 신호탄은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가 쐈다. 교촌치킨은 지난달 일부 메뉴 가격을 상향 조정했다. 품목별로 최대 3000원 인상하면서 콤보에 배달료 3000~5000원을 더하면 치킨값이 3만원에 가까워졌다.


교촌은 가격 인상이 불가피했다는 입장이다. 최저임금 인상 등으로 누적된 인건비 상승과 최근 전방위적으로 오른 물가로 부담이 컸다는 것이다.


회사 관계자는 “누적된 비용 상승 부담으로 가맹점 수익성 개선이 절실한 상황에서 더 이상 가격 조정을 늦출 수 없었다”고 말했다.


교촌이 가격을 인상함에 따라 ‘도미노 인상’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업계도 ‘터질게 터졌다’고 보는 분위기다. 신선육뿐 아니라 닭 사료 가격, 튀길 때 사용하는 식용정제유, 밀가루 등 원재료 가격이 상승해 가격 인상 압박 요인이 컸다는 설명이다.


교촌과 함께 치킨업계 ‘빅3’로 꼽히는 제너시스BBQ와 bhc는 “당장 가격 인상은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선을 긋고 있다. 하지만 경쟁사가 먼저 총대를 멘 이상 인상 가능성은 열려 있다는 게 업계의 대체적인 반응이다.


일부 프랜차이즈 가맹점들은 이미 배달앱 내 치킨값을 올려받고 있다. 네네치킨, 처갓집양념치킨, 페리카나치킨 등 일부 가맹점들이 교촌치킨의 치킨값 인상에 동참했다. 업계 측은 원자재 값 상승 등을 이유로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을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른 더위로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삼계탕 가격도 들썩이고 있다.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종합포털 ‘참가격’을 보면, 지난해 4월 서울지역 기준으로 1만4500원이었던 삼계탕은 지난달 1만6346원으로 12.7% 상승했다. 자영업자들 사이에서도 삼계탕 가격 인상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서울시내 교촌치킨의 모습.ⓒ뉴시스

이처럼 가격이 오르는 이유는 원부자재 가격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육계만 놓고 보더라도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한국육계협회에 따르면 육계 9~10호 1kg의 도매 가격은 17일 현재 4846원으로 전년도 같은 날(3615원)보다 34% 가량 올랐다.


서울에서 개인 치킨 매장을 24년간 운영해온 A씨는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예년엔 4000원선에서 입고되던 11호 닭이 6600원이 됐다”며 “닭 뿐 아니라 모든 부자재 가격이 터무니 없이 올라 매장 운영이 힘들다”고 하소연했다.


치킨업계는 가맹점 수익성 개선을 위해 가격 인상을 단행할 수 밖에 없었다는 입장이다. 원부재료 가격이 줄줄이 오른 데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물류비와 인건비 부담까지 가중된 영향이 컸다. 배달앱 중개 수수료 및 배달비 부담도 치킨 가격 인상의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다.


치킨업계 관계자도 “현재 치킨 가격이 오르는 이유는 다양하다”며 “닭을 부위별로 자르는 일은 기계가 하지 못하고 사람이 해야 하는데 공장에 서 있는 인력들의 인건비가 크게 치솟은 탓도 한 몫한다. 그 외 양파값도 오르고 해서 향후 인상 요인은 셀 수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지난해 치킨업체들이 일제히 역대급 실적을 올린 것을 고려할 때 소비자들에게 최근 비용 상승을 일방적으로 전가하려는 행보라고 지적하고 있다. 최고 이익률에도 불구하고 가격 인상을 단행해 소비자에게 비용 부담을 높이고 있다는 것이다.


한 소비자는 직장인 커뮤니티를 통해 “매번 원재료 값 인상을 핑계로 가격 인상을 하지만 한 번 올린 가격은 원재료 값이 하락해도 절대 내리지 않는다”며 “저가 브랜드로 치면 두 마리를 사먹고도 남는 가격인데 매번 우는 소리 치는 거 듣기싫어 불매로 답하려고 한다”고 남겼다.

임유정 기자 (ire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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