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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 체불’ 답 없는 데이원, 해체의 길 걷나


입력 2023.06.15 22:12 수정 2023.06.15 22:13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유예 기간에도 선수단 임금 못 주고 향후 구단 운영 방안 제시 못해

KBL, 16일 총회 열고 데이원 존속 여부 결정..9구단 체제 가능성도

ⓒ뉴시스

고양 데이원 프로농구단이 창단 10개월 만에 해체 위기에 봉착했다.


KBL(한국농구연맹)은 16일 오전 7시 임시 총회와 이사회를 개최 데이원 구단 존속 여부 등을 결정한다.


이 지경까지 오게 된 것은 역시 재정난 탓이다.


고양 캐롯 점퍼스는 대우조선해양건설을 모기업으로 하는 데이원자산운용이 2021-22시즌 종료 뒤 고양 오리온을 인수해 탄생한 구단이다. ‘농구 대통령’ 허재 전 국가대표 감독을 사장으로 세운 데이원자산운용은 “연고지만 빼고 모든 것을 바꾸겠다”는 선언과 함께 네이밍 스폰서 도입 등 새로운 방식으로 나아갈 계획이었다.


확신을 주지 못했던 데이원은 시즌 중 모기업 대우조선해양건설이 경영난에 빠지면서 팀 운영도 더욱 어려워졌다. 가까스로 KBL 가입비 15억원은 기한을 넘겨 두 차례 걸쳐 납부했지만, 선수단 및 협력 업체 임금은 5개월 가까이 체불했다.


네이밍 스폰서 캐롯손해보험도 한 시즌 만에 해지했다. 오리온 측에 줘야 할 인수 대금도 남아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악의 환경에서도 김승기 감독을 비롯한 선수단은 지난 시즌 정규리그 5위로 4강 플레이오프까지 진출해 혈전을 펼치며 박수를 받았다. 이를 바탕으로 시즌 종료 후 부산광역시 등 지방자치단체와 인수 기업을 물색했지만, 막대한 부채를 떠안고 있는 구단을 감당할 주체는 없었다.


ⓒKBL

KBL은 지난달 “6월15일까지 각종 부채를 갚고, 향후 구단 운영 방안을 제시하라”고 통보했지만, 데이원은 보름간의 유예 기간에도 이번 사태를 해결하지 못했다.


데이원 주장 김강선을 비롯한 선수들이 14일 국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월급이 밀려 선수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KBL이 데이원으로부터 받은 가입비 15억원과 중계료 수익 등을 이용해 책임지고 급여를 지급해달라. 15일까지 임금 체불을 해결하지 못하면 문화체육관광부 표준계약서 항목을 준수해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인정해달라”는 입장을 밝혔다.


국회까지 들어가 호소했지만 데이원은 15일까지 선수단 임금도 주지 못했다. KBL이 요구했던 사항도 지키지 못했고, 서류도 제출하지 못한 상태다. 농구계에서는 “KBL이 데이원 선수단 보호를 위해 체불 급여를 해결해 줄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KBL 정관(12조)에는 ‘운영 능력이 없다고 인정된 구단은 이사회 심의를 거쳐 총회에서 재적 4분의3 이상 찬성으로 제명할 수 있다’고 명시되어 있다. 총회에서는 데이원 포함 10구단 대표와 김희옥 KBL 총재가 투표권이 있다. 11명 모두 참석할 경우, 찬성표가 9표 이상 나와야 제명이 결정된다.


지금까지의 상황을 볼 때, 해체의 길을 걷게 될 것이라는 예상이 우세하다. 데이원이 해체될 경우, 기존 10구단에서 9구단 체제로 다음 시즌이 펼쳐질 가능성이 높다. 창단하자마자 가입금 미납 사태를 일으키고, 돈 문제 때문에 PO 출전 무산 위기까지 겪는 등 시즌 내내 운영능력 부재를 드러냈던 데이원은 결국 제명과 해체라는 최악의 결론을 향해가고 있다.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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