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퀴어축제 무대 설치차량 진입시도…시 공무원들 막아서
대구시 "행사차량, 점용허가 받지 않아…불법 점거"
경찰 "집회, 적법하게 신고 수리…법적으로 보호돼야"
대구 대중교통전용지구에서 17일 열린 대구 퀴어문화축제 준비 단계부터 시 소속 공무원과 경찰 간 충돌이 발생했다. 행정당국은 행사차량이 도로 점용허가를 받지 않은 공공도로를 점거했다고 주장했고, 경찰은 적법하게 신고 수리된 집회이므로 법적으로 보호돼야 한다고 맞섰다.
17일 복수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25분께 대구퀴어문화축제 주최 측이 대구 중구 반월당네거리에서 중앙로 대중교통전용지구로 무대 설치 차량 진입을 시도하자 시청 소속 공무원들이 길을 막아섰다.
공무원들은 "행사차량이 도로 점용허가를 받지 않은 공공도로를 점거했다"며 몸으로 차량 진입을 저지했고, 경찰은 "적법하게 신고 수리돼 도로 점용허가를 받지 않았더라도 법적으로 보호돼야 한다"며 공무원들을 밀어냈다.
이같은 대치 상황은 10여분간 전개됐다. 이 과정에서 한 공무원은 부상을 주장하며 길바닥에 주저앉기도 했다.
20여분 뒤 축제에 참여한 성소수자들은 "평화로운 집회를 공무원이 막아설 수 없다"고 항의했다.
오전 10시25분께 홍준표 대구시장은 대구 대중교통전용지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법원은 집회 시위를 제한하지 않는다고 판결했지, 점용허가를 받지 않은 공공도로를 점거하라고는 하지 않았다. 시위, 행진은 인도로 해야 한다"며 "퀴어축제 관련 대구경찰청장에게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기자회견을 마친 홍 시장이 현수막을 들고 있는 공무원들에게 "다들 수고했고, 퇴근해라. 다친 사람이 있냐. 고생했다"고 말하며 경찰과 행정 당국의 대치 상황은 마무리됐다.
앞서 경찰은 오전 7시부터 퀴어 주최 측과 시청, 구청 및 퀴어 반대 측의 충돌 예방 및 교통 및 집회 관리를 위해 기동대 20개 중대 1300명과 교통 및 일반직원 200명 등 1500명을 현장에 투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