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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에선 옛 말이 된 “가만히 있으면 중간은 간다” [기자수첩-유통]


입력 2023.07.05 07:03 수정 2023.07.05 07:03        이나영 기자 (ny4030@dailian.co.kr)

시민이 한 대형마트에서 장을 보고 있다.ⓒ데일리안DB

옛 말에 “가만히 있으면 중간은 간다”라는 말이 있다. 그런데 이 말은 적어도 소비 부문에 있어서는 통하지 않는 시대가 됐다.


김난도 서울대 소비자학과 교수도 ‘트렌드 코리아 2023’에서 올해 소비 트렌드 중 하나로 ‘평균 실종’을 꼽았다.


김 교수는 “집단을 대표하는 평균값이 무의미해지고 있다”며 “대푯값으로써 평균이 의미가 있으려면 해당 모집단이 정규분포를 이뤄야 하는데 우리 사회 각 분야에서 분포의 정규성이 크게 왜곡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당장에 먹거리만 봐도 알 수 있다. 빙수 한 그릇에 10만원이 훌쩍 넘지만 예약 전쟁이 벌어질 정도로 사람들이 몰리는 동안 가성비 높은 유통 채널인 편의점에선 대용량 상품이나 도시락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실제로 GS25가 지난달 출시한 ‘넷플릭스점보팝콘’은 새우깡, 포카칩 등을 제치며 400여종의 스낵 중 매출 1위에 올랐다. 넷플릭스점보팝콘은 일반 팝콘보다 6배나 많은 400g의 특대형 상품이다.


hy의 대용량 발효유 브랜드 ‘야구르트 그랜드’도 올 1~5월 매출이 작년 같은 기간 대비 24.2% 뛰었다.


패션·해외여행도 마찬가지다.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명품시장 규모는 전년 대비 8% 증가한 약 170억 달러(약 21조원)로 전 세계 7위를 차지했다.


국민 1인당 평균 금액으로 환산한 소비액은 325달러(약 43만원)로 1년 전보다 24% 늘었다. 미국(280달러·약 35만원), 중국(55달러·약 7만원)보다 높은 수준이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억눌렸던 보복소비가 터지면서 여행도 프리미엄 아니면 초특가 상품으로 양분화되고 있다.


우리 일상적인 소비 생활에서 양극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는 이유는 뭘까. 우선 경기 불황이 길어지고 소득·자산 격차가 확대되고 있는 데 따른 것으로 보여진다.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가계동향조사 결과를 보면 올 1분기 최상위 계층의 소득이 최하위 계층 소득의 10배를 넘어서며 가계 소득 편차가 더욱 벌어졌다.


올 1분기 소득 1분위(최하위 20%)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107만6000원으로, 전년 동분기 대비 3.2% 증가했다. 같은 기간 소득 5분위(최상위 20%)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6.0% 증가한 1148만3000원을 기록했다.


여기에다 주 소비층으로 떠오른 MZ세대를 중심으로 자신의 취향이나 가치를 중시하는 소비 문화가 트렌드로 자리잡은 것도 영향을 미쳤다.


특히 MZ세대 사이에서는 자신의 성공이나 부를 뽐내거나 과시하는 플렉스 문화가 크게 유행하고 있다. 어떤 부분에서는 가성비를 따지고 또 다른 부분에서는 플렉스하는 극단적 소비양상이 MZ세대의 소비 트렌드가 된 것. 이에 ‘앰비슈머(양면적 소비자)’라는 말까지 등장했다.


소비 양극화 현상이 바람직한 소비 문화인지 생각해보면 고개를 갸웃하게 만든다. 소비 양극화 심화는 결국 우리 경기 회복의 발목을 잡을 것으로 우려된다. 중간이 사라지고 극과 극을 달리는 시대. 씁쓸함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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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나영 기자 (ny403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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