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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만배 "검찰 직원, 조우형에게 커피 타 줘"…뉴스타파 녹취록 살펴보니


입력 2023.09.08 08:15 수정 2023.09.08 08:42        황기현 기자 (kihyun@dailian.co.kr)

김만배, 2021년 9월15일 성남시 카페서 신학림 만나 대화 나눠

"2011년 수사받던 조우형에게 박영수 소개…윤석열이 사건 무마" 취지 발언

'검사 누구 만났느냐' 질문에는 "박○○ 만났는데, 박○○가 얽어 넣지 않고 봐줬다"

뉴스타파 "김만배, '윤석열이 조우형에게 커피를 타 줬다'고 말한 사실 자체가 없어"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 씨가 지난 7일 오전 구속기간 만료로 석방돼 서울구치소에서 나와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연합뉴스

뉴스타파가 지난 7일 오후 '김만배 허위 인터뷰'의 원본이라고 할 수 있는 72분 분량의 김 씨 음성파일과 녹취록 전문을 공개했다. 해당 녹취록에는 검찰 직원들이 조사를 받기 위해 찾아온 천화동인6호 실소유주 조우형 씨에게 커피를 타줬다는 내용이 담겼다.


7일 복수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김 씨는 2021년 9월15일 경기 성남시 판교의 카페에서 뉴스타파 전문위원이던 신학림 전 언론노조위원장과 만나 대화를 나눴다.


녹취에서 김 씨는 2011년 대검 중수부 수사를 받던 조 씨에게 박영수 전 특별검사를 소개했고 중수2과장이던 윤석열 대통령이 사건을 무마해줬다는 취지로 말했다.


이후 논란의 '커피 발언'이 등장한다.


조 씨가 누구와 커피를 마셨는지 신 씨가 묻자 김 씨는 "아니, 혼자. 거기서 타주니까 직원들이"라고 말했다.


'검사 누구를 만났느냐'는 질문엔 "박○○를 만났는데, 박○○가 얽어 넣지 않고 그냥 봐줬지"라고 대답했다.


첫 보도에서 김 씨는 "커피 한잔 주면서 '가 임마' 이러면서 보내더래. 윤석열이가 '니가 조우형이야?' 이러면서"라고 말한 뒤 "○○○검사가 커피, 뭐하면서, 몇가지를 하더니 보내주더래. 그래서 사건이 없어졌어"라고 말하는 대목이 공개됐다.


뉴스타파는 "김만배는 '윤석열이 조우형에게 커피를 타 줬다'고 말한 사실 자체가 없다. 오히려 검찰 직원이 타 줬다는 취지로 말한다"며 "대화의 핵심은 커피가 아니고 조우형에게 박영수를 소개한 뒤 조우형 관련 수사가 무마됐는지 여부"라고 지적했다.


녹취록에는 앞서 공개된 '공산당 발언' 외에도 김 씨가 당시 성남시장이던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성토하는 내용이 담겼다.


김 씨는 "우리가 로비도 좀 했지. 시의원들한테. 수용 못 하게. 그런데 이재명이가 결국 공영개발 공고를 내버렸다"고 말했다.


화천대유 대표였던 이성문 씨가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재판에서 증언한 사실도 언급하며 "(이씨가) 법정에서 '시청 너무 한다, 공산당 아니냐' 이 정도 했다"고 전했다.


남욱 씨 등 다른 민간업자가 이 대표와 몰래 유착했을 가능성에는 "아니, 이재명은 전혀 모르지. (성남)도시개발공사에 있는 직원들은 알 수는 있지"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남 씨 등이) 공사 애들한테 돈 주고 그런 거는 나는 못 하는 거지. (줬는지 아닌지도) 알 수도 없는 거고. 이재명이도 책임은 없는 거고. 이재명이가 안 받았으면 그만이니까"라고 말하기도 했다.


김 씨는 또 자신이 '의형제 사이'인 최재경 전 청와대 민정수석에게 박영수 변호사를 국정농단 특별검사로 추천해 성사됐다고 주장했다.


녹취에서 김 씨는 "하루는 (박영수가) '만배야, 형 특검 좀 해야겠다. 너 가서 재경이한테 얘기해서 특검 좀 시켜줘라. 내가 석열이 데리고 특검해서…'(라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이어 "내가 '형, 석열이 형 하면 안 되지' 그러니까 자기(박영수)가 잘 통제하고 자기한테 와서 자기 지시 잘 따르겠다고 약속했다"며 "재경이 형 찾아가서 '영수 형이 찾아왔는데 특검 하고 싶대, 그런데 어차피 누구 시켜야 되는데 우리가 잘 아는 사람을 시키는 건 나쁘지 않잖아'(라고 설득했다)"고 설명했다.


김 씨는 대장동 일당의 이른바 '컨소시엄 와해 위기' 당시 최순실(개명 후 최서원)씨 측 인사가 개입했다는 주장도 펼쳤다.


김 씨는 "나는 이경재 변호사랑 친하니까. 순실이, 정윤회 존재를 다 알고 있었지"라며 "이 은행을 어떻게 내가 다 묶었겠어? 내가 은행을 한 군데도 모르는데"라고 말했다.


그는 이 변호사에게 도움을 요청하자 "걱정하지 마"라는 답을 들었다며 "우리가 묶어놨던 은행을 호반(건설)이 빼앗아 가려고 했는데 그 이후 적극적으로 우리와 대동단결하더라"고 언급했다.


뉴스타파는 이런 언급이 김 씨에게 불리한 내용인 만큼 기획 인터뷰라고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김 씨가 거듭 "이거 쓰면 안돼", "이 얘기는 죽을 때까지 하지 말아야지"라며 신 씨에게 입단속을 당부한 점도 근거로 들었다.


녹취록에는 신 씨가 부고를 보고 김 씨의 연락처를 찾았다고 언급하는 내용도 담겼다. 서로 20년 가까이 연락이 끊겼었다는 두 사람의 주장에 부합하는 내용이다.


다만 김 씨는 녹취의 시작 부분부터 곧바로 대장동 사업에 대한 설명에 들어간다. 대화의 앞부분이 녹음되지 않았을 수도 있지만 오랜 지인과 위로의 자리라고 생각했다는 김 씨 주장과는 어긋난다고 볼 여지가 있다.

황기현 기자 (kihyun@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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