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규형, EBS 이사 복귀 후 첫 이사회서 유시춘에 거취표명 요구
"유시춘, 이사장 임명 후 '아들 무죄 받은 뒤 이사장 됐다' 했으나 거짓말"
"유시춘 아들 2018년 7월 대마초 밀수 혐의로 이미 구속 상태"
유시춘 "해명할 하등의 이유 없어…하늘이 준 양심에 비춰 부끄럼 없어"
강규형 전 KBS 이사가 한국교육방송공사(EBS) 이사로 복귀 후 첫 이사회에서 유시춘 EBS 이사장에게 사퇴를 촉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 이사장이 과거 '아들 마약 밀수 거짓 해명'에 대한 책임을 져야한다는 주장이었다.
25일 조선일보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열린 제342회 EBS 이사회에서 강 이사는 의결 사항 논의가 끝나자 마자 유 이사장에게 거취 표명을 요구했다.
회의록을 보면 강 이사는 "유 이사장은 (EBS 이사장으로) 임명되고 나서 '아들이 무죄 받은 뒤 이사장이 됐다'는 발언을 했다. 거짓이다. (당시 유 이사장 아들은) 2018년 7월 이미 2심에서 유죄 징역 3년을 받고 구속 상태였다"며 "3심 확정 뒤인 2019년 3월 유 이사장은 '아들 마약 밀수 안 했다. 내가 범인 잡겠다'고 공언했다. 지금 4년 반이 흘렀는데, 유 이사장이 '범인 데려왔다'고 하는 얘기를 들어본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앞서 유 이사장은 자신의 아들 유명 독립영화 감독 신이수(42) 씨가 대마초 밀수 등의 혐의로 구속된 사실이 드러나자 2019년 3월19일 기자와 인터뷰를 갖고 "아들이 무죄를 받고서 이사장이 됐다"고 밝힌 바 있다.
강 이사는 "이건 국민 기망 행위다. 허위로 본인과 본인 가족 문제를 비껴나가기 위해 정말 엄청 잘못된 행위를 한 것"이라며 "여기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할 때가 왔다. 지난 5년간 편하게 살았을지 모르겠지만, 이제는 이런 위선과 허위의 거탑은 더 이상 EBS에 있어서는 안 된다. 본인의 입장과 거취 표명에 대해서 말해 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유 이사장이 "우선 난 대답할 의무가 없다. (말을) 주고받고 할 가치와 필요를 느끼지 못하고 있다"면서도 "1심이 무죄였고, 그 무죄를 입증하기 위해서 지금 노력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반면, 강 이사는 "1심 무죄 된 건 아무 상관없다. 거짓말한 것에 대해 해명을 하라고 한 건데, 왜 또 본질에 벗어난 얘기를 하나. 지금까지는 그런 게 통했을지 몰라도, 이제는 통할 수가 없다. 창피해서 그런가. 해명하시고 거취 표명하라"고 했다.
유 이사장은 이에 "나는 해명할 하등의 이유가 없다. 대답할 의무도 없다. 난 하늘이 준 양심에 비춰 하나도 부끄럼이 없다"며 "40년~50년 전 유죄를 받고 사형 판결된 사람이 40년~50년 뒤 무죄 판결 나는 것 봤을 거다. 사법부는 전지전능하신 신이 아니다. 더 이상 할 말 없다"고 했다.
한편 KBS 이사였던 강 이사는 문재인 전 대통령 재직 시절인 2017년 말 이른바 '찍어내기'로 해직된 뒤 문 전 대통령을 상대로 낸 해임처분취소소송에 승소해 지난달 28일부터 공영방송 EBS 이사직을 다시 맡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