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국립대학교 교수가 학생들에게 "여자는 임신하면 쓸모없다" 등 막말을 일삼았다는 탄원이 접수돼 상급기관의 감사를 받게 됐다.
18일 중앙일보 보도에 따르면 문화재청은 산하 4년제 국립 특수대학인 한국전통문화대 소속 A교수에 대한 학생들의 탄원을 접수받고 감사에 착수했다.
A교수는 휴학하겠다는 학생에게 "남자친구 데리고 전시회에 오냐. (네가) 아는 인맥이 모두 내가 아는 인맥이다. 처절하게 밟아주겠다"고 겁박했다. 또 "여자는 임신하면 쓸모없다. 대학원생은 임신 순서를 정해라" "(걔) 진짜 소시오패스 같지 않냐" "너 살이 왜 이렇게 많이 쪘나" 등 부적절한 발언도 쏟아냈다.
지난 4월에는 자신에 대한 지난해 강의평가가 나쁘다는 사실을 확인한 뒤 학생들에게 "너네 눈감고 조용히 손들어. 뒤에서 치사하게 그러지 마라"라며 "너희들한테 직접 불이익을 가게 할 것이다. 교수가 가진 권력이 무엇인지 보여주겠다"고 협박성 발언도 했다.
학생들에게 자택 청소를 시켰다는 '갑질 의혹'도 제기됐다. A교수가 2019년부터 올해까지 학생 10여명을 자택으로 불러 정원·책장·작업실 청소 및 정리를 지시했다는 게 학생들의 주장이다. 당시 정리에 참여했다는 한 학생은 "임금도 받지 못한 채 일을 했다"며 "탄원서 제출 움직임이 나타나자 A교수가 일부 학생들에게 임금을 준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또 A교수는 졸업 논문 제출 기간에 학생들을 상대로 "돈 정도는 바쳐야 하는 거 아니냐"는 취지로 발언했고, 이에 일부 학생들이 A교수에게 선물을 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A교수에 대한 탄원에는 졸업생도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학생들은 "업계가 좁은데 A교수가 인맥을 들먹이며 강압적 태도를 보여 압박감을 느꼈다" "실제로 A교수의 지시를 거부하면 현장 답사 참여 제한 등 불이익을 받았다"는 등의 내용을 증언했다.
한 학생은 "학과 정원이 40명 정도인 소규모 학과이고 전통 문화계도 좁아, (교수에게) 반기를 들면 앞으로의 경력에 지장이 생길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했다.
문화재청은 A교수가 학교 예산으로 충당할 수 있는 비품 비용 등을 학생들로부터 걷었다는 탄원에 대해서도 확인할 계획이다. 또 잦은 수업 미참여와 지각 등 의혹도 들여다볼 방침이다.
A교수는 관련 의혹에 대한 언론 질의에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