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인 인도 요청 순서 결정적 영향…"한국 법무부, 미국 보다 사흘 더 빨라"
몬테네그로 법원, 韓 송환 결정 근거 공개 안 해…재항소 할 가능성 없을 듯
"몬테네그로 법무부 장관 최종 승인 남아"…실제 한국 송환 여부 더 지켜봐야
가상화폐 테라와 루나 폭락 사태의 핵심 관련자인 권도형(33) 테라폼랩스 대표가 결국 한국으로 송환될 전망이다.
8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권씨의 범죄인 인도 문제를 심리한 몬테네그로 포드고리차 고등법원은 7일(현지시간) 미국 인도 결정을 뒤집고 한국으로 송환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앞서 몬테네그로 항소법원은 지난 5일 권씨 측의 항소를 받아들여, 미국 인도를 결정한 포드고리차 고등법원의 결정을 무효로 하고 재심리를 명령했다.
항소법원은 당시 미국 정부 공문이 한국보다 하루 빨랐다고 본 원심과 달리 "한국 법무부가 지난해 3월 24일 영문 이메일로 범죄인 인도를 요청해 미국보다 사흘 빨랐다"고 밝혔다.
항소법원의 판단을 하급심인 고등법원으로선 수용할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결과적으로 범죄인 인도 요청 순서가 권씨의 인도국 결정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셈이 됐다.
포드고리차 고등법원은 미국 인도 결정을 뒤집고 한국 송환을 결정한 근거에 대해서는 공개하지 않았다.
권씨의 현지 법률 대리인인 고란 로디치 변호사는 그동안 법률로만 따지면 권씨가 한국으로 송환돼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한국은 경제사범 최고 형량이 약 40년이지만, 미국은 개별 범죄마다 형을 매겨 합산하는 병과주의를 채택해 100년 이상의 징역형도 가능하다.
이런 이유로 권씨 측은 한국행을 강력하게 원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권씨 측이 고등법원의 미국 인도 결정에 불복한 끝에 한국 송환 결정을 끌어낸 만큼 재항소할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
이로써 권씨 인도에 관한 사법적 절차는 마무리됐지만, 권씨가 실제로 한국으로 송환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 통신은 지난 6일 항소법원의 파기 환송을 보도하면서 권씨의 인도국이 어디로 결정되든 몬테네그로 법무부 장관이 최종 승인 권한을 갖고 있다고 설명한 바 있다.
안드레이 밀로비치 법무부 장관이 그간 권씨 송환국과 관련해 "미국은 우리의 가장 중요한 대외정책 파트너"라고 밝히는 등 미국행에 무게를 둬왔다는 점에서 사법부의 결정을 그대로 수용할지는 미지수다.
만약 몬테네그로 법무부가 권씨의 한국 송환을 승인하면 한국 법무부에 이를 통보하게 되고, 구체적인 신병 인도 절차에 대해 협의하게 된다.
테라·루나 폭락 사태로 전 세계 투자자에게 50조원 이상으로 추정되는 피해를 안긴 권씨는 2022년 4월 한국을 떠나 도피하다 지난해 3월 몬테네그로에서 위조 여권 혐의로 체포된 이후 1년간 현지에 구금돼 있다.
당시 함께 검거됐던 한창준 테라폼랩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국내로 송환돼 현재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