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에서 국방비 더 효율적으로 사용하겠다는 의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집권 5기 닷새 만에 국방부 장관을 전격 교체하기로 했다.
AP통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을 경질하고 안드레이 벨로우소프 제1부총리를 국방장관 후보로 지명했다. 지난 2012년부터 12년 동안 국방부를 이끌어온 쇼이구 장관은 국가안보회의 서기를 맡을 예정이다.
지난 3월 대통령 선거에서 5선에 성공한 후 7일 공식 취임한 푸틴 대통령은 국방부와 내무부, 외무부 등에 대한 대대적인 인사 개편을 단행하고 있다. 특히 이번에 단행한 국방 장관 교체는 2022년 2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군 지휘 체계에 준 가장 큰 변화다.
푸틴 대통령은 국방장관 교체를 오랫동안 고민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쇼이구 장관은 전쟁 초기 러시아군의 거듭된 작전 실패에 대해 현지 언론으로부터 수많은 비판을 들었고, 용병 기업 바그너그룹의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의 쿠데타를 사전에 진압하지 못해 푸틴 대통령으로부터 질책을 받기도 했다. 또한 그의 측근인 티무르 이바노프 전 국방부 차관이 뇌물 수수혐의로 구금되는 일이 벌어져 쇼이구 장관의 입지는 상당히 좁아져 있었다.
카네기 러시아 유라시아 센터의 타티아나 스타노바야 연구원은 “쇼이구 장관이 자리를 옮기는 국가안보회의는 최근 들어 힘이 많이 약해진 부서”라며 “푸틴 대통령의 신뢰를 못 받는 전 측근들이 이곳으로 대거 몰려들고 있다”고 평가했다.
새 국방장관에 지명된 벨로우소프 부총리는 모스크바 국립대학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그는 푸틴 대통령이 총리로 재직하던 2008년 정치에 입문해 이후 경제부 장관을 맡는 등 푸틴 대통령의 경제 보좌관 역할을 해왔다. 로이터는 “푸틴 대통령이 벨로우소프 부총리를 지명해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국방비를 더욱 효율적으로 사용하겠다는 의미”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