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지검 전담수사팀, 11일 구속영장 청구…"공천 매개로 거액 정치자금 수수"
"명태균, 김영선 공천 도와…그 대가로 16차례 걸쳐 정치자금 7600여만원 받아"
"일반인이 공천 과정 관여 주장하며 경제적 이득 취해…민주주의 제도 훼손한 사안"
"검사 추궁에 구속되면 자료 다 공개하겠다는 취지 주장…증거인멸 우려 있어"
검찰이 윤석열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 여사 '공천 개입 의혹'의 핵심 인물인 명태균 씨 구속영장 청구서에 "국민의힘 당대표였던 이준석 의원과 윤석열 대통령 후보 부부와 친밀한 관계라고 주장하고 주변에 과시했다"고 적시했다.
12일 법조계에 따르면 창원지검 전담수사팀(팀장 이지형 차장검사)은 전날 법원에 제출한 구속영장 청구서에서 "공천을 매개로 거액의 정치자금을 수수한 매우 중대한 범죄"라며 이같은 내용을 적었다.
수사팀은 "명 씨는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의 2022년 보궐선거 공천을 도와주고 그 대가로 김 전 의원의 회계책임자였던 강혜경 씨를 통해 같은 해 8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16차례에 걸쳐 정치자금 7600여만원을 받았다"고 명시했다.
명 씨가 김 전 의원, 미래한국연구소 소장 김모 씨와 공모해 2021년 9월부터 2022년 2월까지 지역 사업가인 지방선거 예비후보 2명에게 협조하면 공천을 받을 수 있는 것처럼 말해 각각 1억2000만원씩 총 2억4000만 원을 받아 챙겼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수사팀은 "(명 씨가) 국민의힘 당대표, 대통령 후보 부부와 친밀한 관계라고 주장하고 주변에 이를 과시해 김 전 의원 공천과 관련해 세비를 교부받고, 공천을 받고 싶어하는 사업가들에게 거액을 교부받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사건은 일반인이 공천 과정에 관여했다고 주장하면서 경제적인 이득까지 취한 것으로, 헌법이 규정하는 대의제 민주주의 제도를 정면으로 훼손한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수사팀은 또 "명 씨는 수사망이 좁혀오자 '휴대전화를 아버지 산소에 묻었다'거나 '불태우러 간다'는 등 은닉한 휴대전화와 휴대용저장장치(USB) 등 증거를 인멸할 것을 공공연히 말했다"며 "검사의 추궁에 자신이 구속되면 자료를 다 공개하겠다는 취지의 주장을 하기도 해 증거를 인멸할 우려도 있다"고 꼬집었다.
다만 명 씨가 실제로 윤 대통령이나 김건희 여사를 통해서 공천 개입 과정에서 영향력을 행사했는지 여부는 청구서에서 언급되지 않았다.
검찰은 전날 명 씨와 김 전 의원, 2022년 6·1지방선거 예비후보 2명에 대해 공천을 대가로 정치자금을 주고받은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들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은 창원지법 정지은 부장판사 심리로 14일 오후 2시부터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