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매치 131번째 출전 경기서 51골 도달
최다 출전, 득점 등 한국 축구 역사 그 자체
축구 대표팀 ‘캡틴’ 손흥민(32, 토트넘)이 한국 축구의 살아 있는 전설로 거듭나고 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축구 국가대표팀은 19일(한국시각) 요르단 암만에 위치한 암만 국제경기장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3차 예선’ 조별리그 B조 6차전서 팔레스타인과 1-1 무승부에 그쳤다.
4연승이 중단된 대표팀은 4승 2무(승점 14)를 기록, B조 선두 자리를 지켰으나 찜찜한 구석을 남기고 말았다. 같은 날 열린 B조 경기에서는 이라크(승점 11)가 오만에 승리하며 한국을 승점 3 차이로 따라붙었다.
스포트라이트는 역시나 손흥민에게로 모아졌다.
손흥민은 0-1로 뒤지던 전반 16분 왼쪽에서 측면에서 이재성의 패스를 받아 파 포스트 구석을 정확하게 노리는 땅볼 슈팅으로 동점골을 뽑아냈다. 이명재와 이재성, 그리고 손흥민으로 이어지는 삼각 패스의 호흡이 빛을 발한 장면이었다.
비록 경기는 1-1 무승부로 끝났으나 MOM(Man Of the Match)으로 선정되기에 부족함이 없는 손흥민이었다.
손흥민은 경기 후 기자회견서 "MOM을 받은 것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 이겨야 하는 경기를 비겨 아쉬움이 크다"며 "한 해 동안 많은 경기를 치르며 함께 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정말 영광이다. 여러 기록들은 현재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다. 팀에 도움이 되는 플레이, 행동 등을 조금 더 생각하는 것 같다. 올 한 해 2~3% 부족한 모습을 보였으나 앞으로 그런 부분을 채워나간다면 언젠가 대표팀을 떠날 때 100% 만족하는 자리를 만들고 은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선수 본인은 여전히 개인보다 팀, 기록보다 승리를 염원하고 있지만 그가 걸어온 행보는 한국 축구 역사에 큰 족적을 남기고 있다.
△ ‘131경기 51골’ A매치 최다골 2위, 최다 출전 4위
손흥민은 18세였던 지난 2010년 성인 대표팀에 처음으로 발탁됐다. 18세 152일 나이의 발탁은 한국 대표팀 최연소 선발 역대 15위에 해당한다. 이 부문 1위는 17세 183일에 뽑힌 차기석(2004년 6월).
이후 성장을 거듭한 한국 축구의 미래로 주목받기 시작했고 잠재력을 완벽히 폭발시킨 2010년대 중반부터 대표팀의 핵심 멤버로 자리 잡아 꾸준한 출전, 인상 깊은 득점을 이어나갔다.
어느덧 출전 경기 수가 131경기로 쌓였고 득점 또한 51골을 퍼부으며 한국 축구의 역사 그 자체로 진화 중인 손흥민이다.
먼저 A매치 최다 출전은 차범근, 홍명보(이상 136경기), 그리고 이운재(133경기)에 이어 역대 4위에 랭크되어 있다.
2024년 일정을 모두 마친 대표팀은 내년 3월과 6월 A매치 기간 각각 2경기씩 치른다. 손흥민은 이 기간 이운재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며 월드컵 진출이 확정되고 펼쳐질 9월 또는 10월 A매치 기간에 역대 1위에 등극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득점 부문도 순조롭다. 이번 팔레스타인전에서 51번째 A매치 득점을 터뜨린 손흥민은 황선홍(50골)을 제치고 이 부문 단독 2위로 올라섰다. 이제 최다 골 기록을 보유한 차범근(58골)과는 7골 차다.
△ 월드컵 본선에서의 새로운 역사
대표팀은 현재 B조 1위를 달리며 11회 연속 월드컵 본선행을 앞두고 있다.
기존 2개조로 나뉘어 펼쳐지던 아시아 지역 3차 예선이 3개조로 확대됐고 출전 가능 국가도 늘어남에 따라 한국의 본선행은 이변이 없는 한 확정 수순으로 가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만약 한국의 북중미 월드컵행이 이뤄진다면 손흥민 또한 본선 무대에서 족적을 남길 수 있다.
지금까지 월드컵 무대를 4개 대회 이상 치러본 선수는 홍명보와 황선홍(이상 1990, 1994, 1998, 2002), 그리고 이운재(1994, 2002, 2006, 2010)뿐이다. 그리고 네 번째 선수로 손흥민이 이름을 아로 새길 전망이다.
2026 북중미 월드컵은 종전 32개국 출전에서 48개국 출전으로 크게 확장됐다. 본선 무대에 오른 48개팀은 A~L조까지 12개조라 나뉘어 3경기씩 조별리그를 펼친 뒤 각조 상위 2개팀(24팀)과 3위팀 중 상위 8개팀이 32강 토너먼트에 진출하는 방식으로 치러진다.
따라서 한국이 본선에 오른다면 3경기를 확보해둔 상태에서 대진에 따라 토너먼트 진출까지 바라볼 수 있다.
2014년 브라질 대회를 통해 월드컵 무대에 발을 디딘 손흥민은 지난 2022년 카타르 월드컵까지 대표팀의 전 경기(10경기)를 소화했다. 만약 손흥민이 조별리그 3경기를 모두 소화하면 이영표(12경기), 이운재, 김남일(이상 11경기)을 제치고 월드컵 최다 경기 출전 3위에 오른다. 이 부문 역대 1위는 홍명보(16경기)이며 박지성(14경기)이 뒤를 잇고 있다.
월드컵 최다 득점 기록도 이미 보유한 손흥민이다. 손흥민은 2014년 알제리전에서 월드컵 첫 골을 맛본 뒤 2018년 대회에서 멕시코전과 독일전서 각각 득점포를 가동했다. 이제 1골만 더하면 박지성, 안정환을 제치고 월드컵에서 가장 많은 골을 넣은 한국 선수가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