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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한 계엄령] "어떡하냐 어떡하냐"…'계엄 지휘부', 포고령에 '발 동동'


입력 2024.12.05 12:08 수정 2024.12.05 14:06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박안수 육군총장 "절차 정확"

국민 기본권 제한하는 포고령

내용상 문제점은 인지 못한 듯

박안수 육군참모총장 ⓒ육군/뉴시스

지난 3일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이후 계엄사령관에 임명됐던 박안수 육군참모총장은 자신의 명의로 공개된 '1호 포고령'을 시간만 수정해 서명했다고 밝혔다.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건넨 포고령을 소수 인원이 점검하는 과정에서 "어떡하냐, 어떡하냐"며 갈팡질팡 하는 사이 포고령 발표 지시가 내려졌고, 시간 오류만 수정해 발표했다는 설명이다.


박안수 총장은 5일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포고령 작성자가 누구인지 모른다면서도 김 전 장관이 1호 포고령 문구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박 총장은 "포고령을 받고 내용을 보면서 (김 전 장관에게) 법무 검토를 건의드렸다"며 "(김 전 장관으로부터) 법리 검토가 완료된 사항이라는 점을 숙지했다"고 말했다.


이후 계엄상황실로 이동했다는 그는 "아무도 없고, 저와 같이 간 4명 정도가 있었다"며 "법적으로 검토가 됐다는데 다시 한번 보자며 쭉 같이 읽었다. 그런데 그분들도 저만큼이나 군인으로선 전문가지만 계엄 상황에 약해서 '어떡하냐 어떡하냐'하면서 시간이 지나갔다"고 밝혔다.


박 총장을 포함한 소수 인원이 갈팡질팡하는 사이 포고령 발표 명령이 떨어졌고, 박 총장은 시간상 오류를 발견하고 이를 지적해 수정했다고 밝혔다.


그는 "포고령을 선포하라는 대변인 전화 연락이 왔다"며 "사람이 없어서 제가 뛰어 올라갔다. 거기에 시간이 22시로 돼 있어 '시간이 안 맞습니다'라고 했다. 23시로 시간만 수정했다"고 말했다.


소수이지만 우리나라 최고의 군사전문가들이 국민 기본권을 제한하는 포고령 내용의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한 셈이다.


박 총장은 "확인하는 과정 부족했던 건 사실"이라면서도 "절차가 정확했다"고 거듭 강조했다.


적법 절차를 거친 명령은 따라야 한다는 군인 본분에 충실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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