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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왜요”…사실 여부보다 더 큰 문제는, 임영웅·기획사의 길어지는 ‘침묵’


입력 2024.12.09 17:02 수정 2024.12.10 13:30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가수 임영웅과 소속사 물고기뮤직이 DM(다이렉트 메시지) 논란에 3일째 침묵 중이다. 연락조차 되지 않는다. 메시지 내용은 둘째치고 DM의 진위 여부조차 확실치 않은 상황에서 팬들까지 혼란스러워하는데 이를 해결해 줄 이들은 모두 감감무소식이다.


ⓒ데일리안 방규현 기자

임영웅은 지난 12월 7일 소셜미디어를 통해 “우리 시월이 생일 축하해”라는 글과 함께 반려견과 찍은 사진을 공개했다.


이날은 지난 3일 뜬금없는 비상계엄을 선포해 한국 사회와 경제에 혼란과 타격을 안긴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을 요구하는 촛불집회가 열린 날이었다. 또 국회 본회의에서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 표결을 진행하던 시점이었다. 더구나 국민의힘 의원들이 김건희 여사 특검법에 반대표를 던진 후, 본희의장에서 집단 퇴장하면서 탄핵소추안 투표함은 열리지도 못한 채 자동 폐기돼 국민의 분노가 커진 상황이었다.


그럼에도 사실 여기까지 보면 누군가는 ‘눈치 없는 연예인’ 정도로만 인식하고, 대부분은 신경도 안 쓰고 넘어갈 일이었다. 그런데 한 네티즌이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임영웅과 나눈 DM을 공개하면서 사안이 엉뚱하게 커지기 시작했다.


캡처 내용을 보면, 한 네티즌은 반려견 생일 축하 글을 올린 임영웅에게 “이 시국에 뭐하냐”는 메시지를 보냈고, 임영웅은 “뭐요”라고 반응했다. 이에 이 네티즌은 “위헌으로 계엄령 내린 대통령 탄핵안을 두고 온 국민이 모여있는데 목소리 내주는 건 바라지도 않지만 정말 무신경하네요. 앞 번 계엄령 나이대 분들이 당신 주 소비층 아닌가요”라고 지적했고, 임영웅은 “제가 정치인인가요? 목소리를 왜 내요”라고 응수했다.


이후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논란이 커지기 시작했다. 연예인의 정치적 발언의 자유를 강요할 수 없다는 의견과, 대중의 인기를 먹고 사는 연예인으로서 정치적 목소리를 내질 못할망정 발언에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이를 두고 맛칼럼리스트 겸 방송인인 황교익은 “정치적 발언을 하지 않는 것은 자유다. 그러나 정치인만 정치적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것이라고 말하는 것은 그 추운 날에 광장에 나와 정치적 의사를 표현하는 시민들에게 ‘당신들은 정치인도 아니잖아요’하고 모욕하는 말로 들릴 수 있다. 정치적 의사를 표현하는 것이 부담스러우면 그와 관련해서는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지적했다. 임영웅의 정치적 발언과 관련한 소신은 존중하되, 용어 사용 등을 지적한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해당 DM이 가짜일 수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 즉 커뮤니티에 누군가 조작해 올렸다는 것이다. 특히 일부 팬들 사이에서는 임영웅이 DM에 저렇게 바로 답을 하지 않는다며, 해당 DM이 가짜라는 주장까지 하고 나섰다.


이쯤되면 임영웅이든, 소속사인 물고기뮤직이든 답을 줘야 한다. 우선 진짜 DM인지, 가짜 DM인지 밝혀야 한다. 만약 가짜 DM이라면 지금까지의 논란은 모두 무의미해진다. 반면 진짜 DM이라면 해당 DM 속 발언에 대한 이유를 설명해야 한다.


문제는 전자든 후자든 현재 임영웅과 소속사는 입장을 밝힐 타이밍을 놓쳤다는 것이다.


가짜 DM이라고 밝히면, 3일간 대중과 팬들이 벌인 소모적 논쟁을 방치한 꼴이 된다. 후자여도 마찬가지지만, 일은 더 커진다. 본인의 말에 책임을 지지 않는 연예인이 되어버렸다.


즉 지금부터는 어떤 말을 해도 비판을 벗어나지 못한다.


임영웅이 갖는 위치와 그러한 연예인의 소속사라는 무게를 안다면, 임영웅이든 물고기뮤직이든 바로 입장을 밝혔어야 했다.


DM 논란이 벌어질 당시 밝힐 입장은 ‘소신 있는 발언’이었다. 그러나 이제 그 타이밍은 지났다. 이젠 진위와 무관하게 무조건 ‘사과’가 전제되어야 한다. 3일간 침묵으로 벌어진 일에 대한 사과 말이다.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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