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원챔피언십 우승자 마르티네스 “매일 항공권 확인”
사파타 “고향서 돌아와야 되는 것 아니냐 걱정”
전 국민을 충격으로 몰아넣었던 45년 만의 비상계엄 선포로 인해 놀란 가슴을 쓸어내린 것은 비단 국민들 뿐만이 아니었다.
국내 스포츠 프로리그서 활약 중인 외국인 선수들도 놀란 것은 마찬가지였다.
9일 오후 강원도 정선군 하이원 그랜드호텔 컨벤션타워에서 열린 ‘하이원리조트 PBA-LPBA 챔피언십 2024’ PBA 결승전서 우승을 차지한 스페인 출신 다비드 마르티네스(크라운해태)는 경기 직후 기자회견서 계엄 관련한 질문을 받고 “처음 뉴스를 접한 뒤 걱정이 많았다. 공항이 폐쇄되지는 않을지 걱정했다. 매일 항공권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다행히 내일 스페인 돌아갈 수 있게 됐다. 한국의 모든 상황이 해결되고 좋은 상황으로 돌아갈 수 있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준우승을 차지한 다비드 사파타(스페인·우리금융캐피탈)는 고국에서 연락을 많이 받았다고 한다.
사파타는 “고향 친구들로부터 괜찮은 것이냐, 돌아와야 되는 게 아니냐는 연락을 받았다”면서 “딱히 신경 쓰지 않으려 했다, 상황이 1시간 만에 종료되지 않았냐”고 말했다.
한편, 두 선수는 전날 PBA 최초 스페인 선수 간에 결승전을 치렀다.
마르티네스가 사타파를 세트스코어 4-1(15-4, 15-11, 15-12, 10-15, 15-7)로 제압하고 우승을 차지했다.
이로써 마르티네스는 올 시즌 3번째, 통산 7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이번 우승으로 마르티네스는 강동궁(SK렌터카)을 제치고 2024-25시즌 PBA 상금(3억2260만원) 순위는 물론 시즌랭킹 1위로 올라섰다.
또 이날 우승으로 그는 프레드릭 쿠드롱(2020-21시즌), 조재호(2021-22시즌)에 이어 PBA 역대 3번째로 한 시즌 3회 우승을 차지한 선수로 기록됐다.
반면 PBA 통산 3번째 우승을 노렸던 사바타는 아쉽게 마르티네스의 벽을 넘지 못했다. 사파타는 2023-24시즌 왕중왕전 이후 무려 267일 만에 결승에 진출했지만 올 시즌 첫 우승 기회를 또 다시 놓쳤다.
마르티네스는 “어릴 적 나의 꿈은 프로 당구 선수였다. PBA에서 프로 선수가 됐다는 게 여전히 꿈만 같다”면서 “사파타와는 아주 친한 사이고, 서로의 스타일을 잘 알고 있는 만큼 승리하기 위해서는 나의 200%를 발휘해야 했다. 세트스코어는 4-1이었지만, 매 세트 내가 약간 더 잘했기 때문에 우승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시즌 7차 투어인 ‘하이원리조트 PBA-LPBA 챔피언십 2024’가 마르티네스와 김가영(하나카드)의 우승으로 마무리된 가운데, PBA는 2025년 1월말 시즌 8차 투어 ‘웰컴저축은행 PBA-LPBA 챔피언십’을 개최한다.
타국서 비상계엄을 겪은 마르티네스와 사파타는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고 잠시 휴식기를 보내기 위해 10일 스페인으로 돌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