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전국적으로 인플루엔자(독감)에 이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까지 동시다발적으로 기승을 부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1월 1주차(2024년 12월 29일~2025년 1월 4일) 표본 감시 의료기관(300개소)을 찾은 외래환자 1000명당 독감 증상을 보인 환자 수는 99.8명을 기록했다. 전주 73.9명보다 약 1.4배 증가한 것으로, 호흡기 표본감시체계가 구축된 2016년 이후 8년 만에 최고 수준이다.
인플루엔자는 크게 A, B, C형으로 구분되는데 주로 A형과 B형이 사람에게 발생한다. 고열, 오한, 두통, 근육통 또는 피로감과 같은 전신 증상과 기침, 인후통 같은 호흡기 증상을 동반한다. 감기와 달리 폐렴 등과 같은 치명적인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어 감별 진단이 필요하다.
연령별로 보면 13~18세가 1000명당 177.4명, 7~12세가 161.6명으로 청소년과 학령기 아동이 유행을 주도했다. 65세 이상은 35.1명으로 집계됐다. 전국적으로 독감 환자가 급증하면서 입원환자(표본감시기관 기준)도 작년 795명보다 1.8배 많은 1452명까지 늘었다.
이번 유행은 코로나19 대유행 기간에 인플루엔자 감염자가 거의 없었기 때문에 항체가 형성되지 않았던 사람이 지역사회에 많아졌다는 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코로나19 대유행이 끝나고 마스크 사용이 줄면서 감염 환자가 대거 발생했다는 것이다.
여기에 지난해 10월 이후 연말까지 기온이 예년보다 높았다가 최근 한파 등으로 기온이 급격하게 떨어진 점, 현재 인플루엔자의 2가지 유형(H1N1), A(H3N2)가 동시에 유행하는 상황 등도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코로나19 입원환자도 지난해 8월 1441명으로 유행 정점을 찍은 뒤 감소하다가 최근 4주간 지속 증가했다. 특히 62.9%는 65세 이상으로 고령층 입원 비중이 높았다. 이런 추세를 볼 때 코로나19도 동절기 유행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독감과 코로나19 동시 유행은 이례적이라고 진단하면서 1~2주 후 절정에 이르다 서서히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앞서 질병청은 방학이 시작되는 이달 서서히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다가 향후 1~2주 이후 유행의 정점을 지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정부는 호흡기 감염병 예방을 위해 인플루엔자와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서두르고 호흡기 증상 시 마스크를 착용해 달라고 당부했다. 또 인플루엔자의 큰 유행으로 필요시 정부 비축분 일부를 시장에 공급해 의료 현장에서의 항바이러스제 처방에 어려움이 없도록 할 방침이다.
복지부는 발열 클리닉과 코로나19 협력 병원을 재가동해 응급실 과밀화를 완화하고 오는 22일부터 2월 5일까지를 '설 명절 비상 응급 대응 기간'으로 지정, 응급의료 체계의 안정적 운영을 위한 대책을 시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