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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국방장관 지명자, 北 '핵보유국' 지칭…"세계 안정 위협"


입력 2025.01.15 06:58 수정 2025.01.15 06:59        김상도 기자 (sara0873@dailian.co.kr)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부 장관 지명자가 14일(현지시간) 워싱턴DC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상원 군사위원회의 인사 청문회에 출석해 발언을 하고 있다. ⓒ AFP/연합뉴스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부 장관 지명자는 14일(현지시간)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지칭하며, 북핵 위협이 한반도와 인도·태평양 지역은 물론 세계적 위협이 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미국 CNN방송 등에 따르면 헤그세스 지명자는 이날 미 워싱턴DC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상원 군사위원회의 인사 청문회에서 사전 제출한 답변서를 통해 "핵보유국으로서 북한의 지위와, 핵탄두를 운반하는 미사일 사거리 증대에 대한 강도 높은 집중, 증대되는 사이버 역량은 한반도, 인도·태평양 지역과 세계의 안정에 위협이 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러한 위협은 미군이 주둔한 미국의 가까운 동맹들과 북한이 거리상 가깝다는 점에서 특별히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그의 이 같은 언급은 북한 핵 위협을 있는 그대로, 공개적으로 인정하겠다는 트럼프 진영의 인식이 어느 정도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더욱이 북한을 ‘핵보유국’이라고 지칭한 것은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북한에 핵보유국 인정을 전제로 북한과 핵협상에 나설 가능성이 커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비핵화가 아닌 핵동결·핵군축을 전제로 북·미 직거래에 나설 수 있다는 얘기다.


헤그세스 지명자는 대북 방어력 강화를 위해 추가로 해야 할 일에 대해 "핵무기와 미사일 보유고 확장을 막기 위한 노력에 더해 미사일방어 시스템, 특히 (미국) 본토를 위한 미사일방어 시스템을 개선하는 것은 북한 위협에 대응하는 데 중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중국과 러시아, 북한은 그들의 핵 역량을 크게 확대하고 현대화했다"며 "북한은 핵무기 보유고를 확장하고 있으며, 핵탄두 소형화 및 이동식 발사 시스템에서 발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헤그세스 지명자는 또 북한의 우주 공간을 군사적으로 활용하는 ‘우주 역량’에 대해서도 "계속 경계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그는 중국과 러시아, 이란, 북한 등 4개국이 우크라이나와 그외 지역에서 최근 보이는 움직임은 "미국의 영향력과, 전 세계에 걸친 미국의 동맹을 해치는 협력적 접근을 시사한다“고 진단했다.


헤그세스 지명자는 이날 모두 발언에서 "(미국의) 억지력을 재확립하겠다"며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공산당이 이끄는 중국의 공세를 억지하기 위해 파트너 및 동맹국과 함께 일할 것"이라고 밝혔다.


헤그세스 지명자는 프린스턴대와 하버드대 케네디 행정대학원에서 학사, 석사학위를 받았다. 대학 졸업 후 월가 투자은행인 베어스턴스에서 분석가로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 주방위군으로 임관해 미군의 테러 용의자 수용소가 있던 쿠바 관타나모와 전장인 이라크, 아프가니스탄에서 복무했다. 친트럼프 성향의 보수 매체 폭스뉴스에서 진행자를 맡은 이력이 있는 만큼 트럼프 2기 내각에서 여럿 중용된 '폭스 인맥'의 일원으로 분류된다.


과거 성폭행 의혹과 재향군인 단체장 시절 재정 관리 문제, 과도한 음주로 물의를 일으켰다는 의혹 등으로 공화당 외부는 물론 당내에서도 부정적 기류가 있었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은 그에 대한 변함없는 지지를 보였다.


이 때문에 이날 청문회에서는 시작부터 지명자의 적격 여부를 두고 찬반이 확연히 갈린 채 여야 공방이 이어졌다. 오는 20일 정권 교체를 앞둔 공화당은 강력한 지원 사격에 나선 반면 민주당은 과거 성폭력과 과다한 음주 등 의혹뿐 아니라 성차별적 언사 등을 이유로 헤그세스 후보자가 자격 미달이라고 몰아붙였다.


공화당 소속 로저 위커 군사위원장은 개회사부터 관료주의를 현 국방부의 가장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하며 헤그세스 후보자에 대해 "펜타곤에 새로운 '전사(戰士) 정신'을 불어넣을 것"이라며 "관료주의를 뒤흔들 에너지와 신선한 아이디어를 가져다줄 것"이라고 두둔했다.


이에 잭 리드 민주당 상원의원은 "미군을 이끌 인격과 침착성이 부족하다"며 "국방부 장관이라는 직책에 앉기 위한 막대한 요구사항을 충족할 자격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국방부 장관의 임무는 군에서 당파적 정치색을 제거하는 것이지만 헤그세스 후보자는 오히려 이를 주입하려 하고 있다"며 "이는 헌법에 대한 비정치적 의무를 다하겠다고 맹세한 남녀 장별들에 대한 모욕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상도 기자 (sara0873@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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