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정상회담 주역, 해리슨·웡 요직에 발탁
1기 때 교훈 얻은 2기, 협상 조건 변경할 듯
북한과 정상회담을 성사시킨 유일한 미국 대통령인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이 오는 20일 취임하면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북·미정상회담 가능성이 관측된다.
트럼프 당선인은 1기 시절 2018년 6월 싱가포르에서, 2019년 2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두 차례 회담을 진행했다. 또 2019년 6월 방한 당시 판문점에 들러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깜짝 회담을 연출했다. 하지만 북핵에 대한 두 사람의 입장차가 커 의미있는 합의를 타결하진 못했다.
북한 측은 북·미정상회담에 대해 “이미 미국과 협상으로 갈 수 있는 곳까지 다 가보았으며 깨달은 점은 미국이 북한과 공존할 의지가 없고 침략적 야욕만 있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트럼프 측 인사는 AP통신에 “수많은 비용을 들여 진행한 회담에서 성과가 없었던 트럼프 당선인은 북한과 대화하려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2기 행정부가 북·미회담을 또 추진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트럼프 당선인이 북한과 대화를 추진한 인사들을 요직에 기용하면서다. 중국 견제에 집중하려는 트럼프 당선인이 북·미회담을 통해 북한과의 갈등을 없애고 싶어한다는 것이다.
트럼프 정권인수팀은 지난 5일 백악관 운영을 담당하는 부비서실장에 윌리엄 보 해리슨이 발탁됐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북한과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등에서 미국 대표단을 이끌었다”며 “특히 김 위원장과의 역사적인 정상회담 때마다 계획 수립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해 11월에는 1기 행정부에서 국무부 대북특별부대표로 일했던 알렉스 웡을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수석 부보좌관으로 내정하기도 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이를 발표하면서 “웡은 김 위원장과 나의 정상회담 협상을 도운 사람”이라고 그를 소개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당선인은 북핵 압박 수위를 조금 낮추더라도 북한과 다시 대화하고 싶을 것”이라며 “지난 협상에서 교훈을 얻은 트럼프 2기 행정부는 새로운 북·미정상회담에서 의미있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김 위원장도 자신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대화에 나설 수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