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현지시간) 취임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두 번째 취임사에서 가장 많이 등장한 단어들은 그가 슬로건으로 내세운 ‘마가(MAGA·Make America Great Again,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와 맥락이 닿는 부분이 많았다.
미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미 워싱턴DC 연방의회 의사당 내 로툰다(중앙 원형홀)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2기 행정부에서 자신이 추진할 국정 과제와 각오 등을 담은 31분 간의 취임사에서 그가 사용한 단어는 2800개가량이다.
이 가운데 가장 많이 언급한 단어는 ‘미국·미국인’(America·American)으로 모두 41차례 사용했다. 미국 대통령의 취임식이기에 ‘미국’을 자주 언급하는 것은 새로운 일은 아니다. 전임 조 바이든 전 대통령 역시 2021년 대통령 취임사에서 ‘아메리카’를 40차례 말한 바 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그레이트’(great)를 17회, ‘어게인’(again)을 14회 언급한 것이 다른 전임자들과 차이가 난다. 바이든 전 대통령의 취임사에는 ‘그레이트’가 8회, ‘어게인’이 5회 등장한다. ‘메이크’(Make)라는 단어를 쓴 빈도 역시 트럼프 대통령이 6회, 바이든 전 대통령이 2회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연설에서 ‘마가’라는 완결된 슬로건을 말한 것은 한 차례에 불과하만 맥락은 취임연설에 ‘마가’라는 슬로건이 녹아있는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평소 강조해온 ‘힘’과 ‘강함’에 대한 언급도 눈에 띈다. 그는 ‘파워(power·powerful)’를 9차례 말했고, ‘스트롱’(strong·stronger)도 4차례 밝혔다. 역시 전임 바이든 전 대통령의 취임사보다 빈도가 많다.
특히 운하 운영권을 놓고 트럼프 대통령의 집요한 공격을 받는 ‘파나마’(Panama)도 6번 사용돼 눈길을 끌었다. 이밖에 ‘국경’(border)과 ‘위기’(crisis)를 각 4차례, ‘안전’(safe)과 ‘범죄자’(criminal)를 각각 3차례, ‘침략’(invasion)을 2차례 썼다. 그가 가장 큰 대중적인 지지를 받았던 국경정책이 취임사에 반영된 대목이다.
다만 ‘관세’(tariff·3회), ‘에너지’(energy·3회), ‘인플레이션’(inflation·2회) 등 경제공약과 관련된 단어를 사용하면서도 ‘경제’(economy)는 취임사에 한 번도 등장하지 않았다.
앞서 전날 열린 ‘마가’ 축하 집회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58분간 8000개가량의 단어를 사용했다. 이때 가장 많이 사용한 단어는 ‘사람들’(people)로 56번 사용됐다. ‘안다’(Know)는 55번, ‘위대한’(Great)은 53번으로 그 뒤를 이었다. 눈에 띄는 단어는 12번 사용된 중국의 짧은 동영상 플랫폼 ‘틱톡’이다. 틱톡은 트럼프 대통령이 연설을 한 날인 19일 이른바 ‘틱톡 금지법’ 시행을 두고 혼란을 겪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