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 자금 2억1227만원 들어
10명 중 3명 ‘결혼 하기 싫어’
최근 3년 내 결혼한 신혼부부와 결혼 예정자가 결혼 자금으로 평균 2억1227만원을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예상보다 많은 비용이 필요하자 경제적 여건 때문에 결혼을 희망하는 사람보다 비혼을 선택하는 사람이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28일 하나금융연구소의 ‘대한민국 금융소비자 보고서 2025’에 따르면 이미 결혼한 신혼부부는 평균 2억635만원을 결혼 자금으로 지출했다. 결혼 예정자는 평균 2억2541만원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나금융연구소는 서울 및 수도권에 거주하는 20~64세 금융소비자 5000명을 대상으로 이번 설문을 실시했다. 보고서는 최근 3년간 금융소비자의 금융거래 변화를 추적하고 시의적 이슈에 대한 의견을 점검하면서 결혼·출산·노후 준비 여부에 따른 금융니즈 차이를 분석했다.
금액별로 보면 결혼 자금으로 1억원 미만 지출하는 경우는 37%로 가장 많았고 3억원 이상 지출하는 경우는 31%를 차지했다. 특히 수도권의 경우 높은 주택 가격으로 인해 광역시 거주자보다 25% 가량 많은 결혼 자금을 지출했다.
평균 결혼자금으로 보면 2억1227만원 중 77%인 1억6344만원은 부부의 자력으로 마련했고 나머지는 양가 부모님 등 가족의 지원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결혼을 준비하는 경우는 결혼자금의 81%를 부부 자력으로 마련할 것이라 예상했지만 이미 결혼한 신혼부부의 경우 자력 충당 비중이 76%에 그쳤다.
부부가 자력으로 결혼 자금을 마련할 때 10명 중 6명은 대출을 받았으며, 그 중 4명은 결혼자금의 절반 이상을 대출자금으로 충당했다.
아울러 한국에는 ‘경제적 여건’ 때문에 결혼 의향자보다 비혼이 더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미혼 10명 중 4명은 결혼 여부를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고 답했고 3명은 결혼을 추구했다. 나머지 3명은 비혼을 결정한 것으로 답했다. 이들 비혼자 중에서는 ‘경제적 여건’ 때문이라는 응답이 47.1%로 ‘본인의 가치관이나 의지’ 때문이라는 응답(44.7%)보다 높았다.
결혼 예정 여부 미정자들의 응답을 보면 ‘본인의 가치관이나 의지’를 이유로 선택한 비율이 64%로 가장 많았고 ‘경제적 여건’ 때문이 42.9%로 뒤를 이었다.
결혼 의향자는 금융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고 비혼자는 보험에 관심이 높았다. 결혼 의향자는 평균 연령 32세로 공격적 투자성향이 더 높았다. 해외주식에 가입할 의향이 있는 의향자가 26.9%임에 반해 비혼자는 보험 상품에 가입할 의향이 있는 비율이 22.5%로 가장 높았다.
또 결혼 의향자는 생애 이벤트 준비와 주택 마련 등 목적 자금 마련을 위한 저축 실천에 적극적인데 반해 비혼은 노후 생활자금 마련을 더 우선시했고 여가와 취미 등 기호 자금에 더 우선 순위를 뒀다.
금융권 관계자는 “청년 세대가 결혼을 하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결국 돈 문제”라며 “개인의 선택 문제를 넘어서서 사회구조적인 문제가 걸림돌인 만큼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체계적인 방안이 세워져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