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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가계부채' 리스크…주담대보다 자영업


입력 2025.01.30 07:00 수정 2025.01.30 11:43        이호연 기자 (mico911@dailian.co.kr)

주택 구입 60.2%, 글로벌 평균보다↓

자영업 비중 높고, 은행 의존도 심해

서울시내 상가에 임대문의 안내문이 붙어있다. ⓒ 뉴시스

한국 경제의 뇌관으로 꼽히는 '가계부채' 리스크는 주택담보대출(주담대)보다 자영업이 더 크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가계부채 연착륙을 위해서는 자영업자의 소득여건 및 생산성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30일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2021년 3분기 99.2%에서 지난해 1분기 92%로 지속 하락하고 있으나, 주요국 중에서는 스위스·호주·캐나다·네덜란드에 이어 다섯 번째로 높았다.


가계부채 비율이 높은 원인으로는 전세계 공통적으로 주택구입, 모기지로 분석됐지만 한국의 경우 유독 '높은 자영업 비중'이라는 특이 요인이 작용했다.


한국의 주택 구입 목적 가계대출 비중은 60.2%로 글로벌 평균(66.8%)보다도 낮았다. 한국보다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높은 국가들은 가계부채의 88% 이상을 주택 구입에 활용했다.한국의 가계대출 내 주택구입목적 가계대출 비중과 소득 대비 부동산 가격을 고려하면 모기지발 가계대출 리스크는 주요국 대비 상대적으로 크지 않다는 분석이다.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을 높인 주범은 자영업 대출이었다. 한국은 주요국 대비 자영업자 비중이 높고 노동생산성은 낮은 편이며, 자영업자 대출의 은행 및 금융기관 의존도가 높은 경향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가계대출 차주의 1인당 평균 대출 잔액은 9505만원으로 집계됐다. 2023년 2분기 말 이후 5분기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가계대출 연체율은 2022년 2분기 0.56%에서 지난해 3분기 0.95%로 상승한 반면, 자영업자대출 연체율은 같은 기간 0.50%에서 1.70%로 치솟았다. 2015년 1분기(2.05%) 이후 9년여 만에 최고 수준이다. 취약 자영업자 대출 연체율은 지난해 2분기 기준 10.2%에 달했다.


금리 상승, 서비스업 경기 위축, 상업용 부동산 시장 부진 등이 자영업자의 채무상환 능력을 떨어뜨렸다는 설명이다.


한국보다 자영업자 비중이 높은 콜롬비아, 멕시코, 브라질 등은 자금조달 시 비공식 대출(가족, 지역 커뮤니티, 보조금 등)에 의존하는 경향이 있지만 한국의 자영업자들은 은행 및 금융기관을 주 자금조달처로 활용했다. 즉, 자영업자 차주의 소득 및 이자 상환부담 등 재무건전성 변화가 금융기관에 미치는 영향이 상대적으로 크다는 의미다.


변동금리 비중이 높은 점 또한 자영업자 대출의 불안정 요소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한국의 고정금리 대출 비중은 2022년 말 기준 24.7%로 주요국에 비해 낮은 편이었다. 같은 기간 영국 94.9%, 프랑스 99.2%, 독일 88.4%, 미국 92.0%를 기록했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는 "한국 자영업자의 낮은 생산성과 높은 은행 의존도·변동금리 비중 등을 고려했을 때 주요국 대비 자영업자 부실로 인한 가계부채 리스크는 다소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면서도 "자영업자 대출이 전체 가계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로 낮고, 금융기관들의 복원력 등을 감안할 때 전체 금융시스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보았다.


이어 "한국 가계부채 연착륙을 위해서는 주택시장의 안정과 함께 자영업자의 소득여건, 생산성 개선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호연 기자 (mico91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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