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발행액 1조1180억원…전년比 15.7%↓
작년 하반기 회복 시작…홍콩 H 지수 반등 효과
한국證, 사모형ELS 중심으로 점유율 확대
지난해 홍콩 항셍 중국 기업 지수(H) 지수 손실 사태로 위축됐던 증권사의 주가연계증권(ELS) 발행이 다시 회복되고 있는 가운데 올해 들어 한국투자증권이 발행을 가장 적극적으로 확대하고 있는 모습이다.
28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24일 기준 올해 국내 증권사가 발행한 ELS 금액은 공모와 사모를 합쳐 총 1조118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1조3257억원) 대비 15.7% 감소한 수준이다.
ELS는 작년 1분기 홍콩H지수 대규모 손실 우려로 투자 심리가 악화해 발행 규모가 크게 줄었다. 주가지수나 특정 주식 등 기초자산 가격 변동과 연계해 미리 정해진 방법에 따라 수익을 지급하는데 지난해부터 홍콩H지수가 급락해 원금 손실 기준선인 ‘녹인 배리어’ 밑으로 떨어진 탓이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크게 줄어든 규모지만 작년 하반기 홍콩H지수가 반등하기 시작하면서 ELS 발행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ELS 발행 규모는 지난해 2분기 3조8491억원으로 감소했지만 3분기는 4조1899억원, 4분기 3조9815억원 등을 나타냈다.
증권사 ELS는 기존 투자자가 ELS 만기 시점에 다른 ELS에 재투자하는 ‘롤오버’ 현상이 뚜렷하다. 신규 투자자 유입보다는 기존 투자자가 만기 된 돈으로 새 ELS 상품에 가입하며 자금이 움직이는 것이다. 따라서 ELS 시장 자체에서 자금이 덜 유출되고 지속적으로 유지되는 것이 중요하다.
이렇게 ELS 발행 규모가 다시 확대되는 가운데 증권사 간 점유율 다툼도 치열하다. 지난 24일까지 ELS 발행 점유율 1위는 한국투자증권으로 총 발행액 2349억원, 점유율 21.0%를 차지했다. 지난해 4분기에는 하나증권, NH투자증권, 신한투자증권에 이어 4위에 그쳤으나 올해는 선두로 도약했다.
이 외에 삼성증권이 1조3873억원(12.4%)로 2위를 차지했고 이어 NH투자증권(12.0%), 키움증권(10.5%), 미래에셋증권(9.6%) 순이었다.
특히 한국투자증권은 사모형 ELS 발행에 집중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신한투자증권의 공모형 ELS 발행액은 1182억원으로 NH투자증권(1098억억원), 키움증권(1168억원)과 비슷했지만 사모형 ELS 발행액은 1167억원원으로 수백억원대인 다른 증권사를 크게 앞질렀다.
실제 전체 ELS 발행 시장에서 사모형이 차지하는 비중은 27.7%였지만 한국투자증권은 49.7%에 달했다.
사모형 ELS는 투자자가 원하는 방식으로 만들어지는 상품으로 보통 증권사나 은행 프라이빗 뱅커(PB) 센터 등에서 고액 자산가들을 대상으로 판매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ELS 시장에서 자금 유출 속도 둔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홍콩H지수 관련 ELS가 손실 위험을 벗어난 가운데 미국 증시는 물론 개별지수 ELS 중심으로 시장이 성장하며 작년 수준을 곧 회복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