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턴트야말로 예술이며 과학", 아카데미 시상식 부문 신설 요구
영화 제작의 보이지 않는 영웅, 스턴트맨들은 지난 20년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스턴트 부문' 신설을 요구하며 꾸준히 목소리를 내왔다. 이들은 생명의 위험을 감수하며 관객이 숨을 멈출 만큼 몰입하게 만드는 장면을 창조하지만, 그들의 노력은 여전히 카메라 뒤에 가려져 있다. 2005년부터 공론화된 이 문제는 2016년 아카데미 시상식장에서 스턴트 배우들이 직접 항의 시위를 벌이며 다시금 주목받았다.
미국영화스턴트맨협회(Stuntmen's Association of America)의 콘래드 팔미사노 회장은 "스턴트야말로 예술이며 과학"이라며, 이들이 생명의 위험을 무릅쓰고 아름다운 영상을 창조한다는 점에서 반드시 인정받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스턴트맨'을 위한 목소리는 현장뿐 아니라 영화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개봉한 영화 '스턴트맨'은 스턴트맨 콜트(라이언 고슬링 분)의 고군분투를 다룬 작품으로, 배우와 제작진은 이 영화를 "오스카 스턴트 부문 신설을 촉구하는 캠페인"이라고 설명했다.
영화 속 콜트는 액션 장면뿐만 아니라 사람을 구하기 위해 몸을 던지는 스턴트맨의 삶을 그려내며, 스턴트 작업의 위험성과 예술성을 관객들에게 전달했다.
현대 영화에서 스턴트는 단순히 액션 장면에 국한되지 않는다. 자동차 추돌, 고공 낙하, 폭발 장면은 물론 일상적 촬영에서도 스턴트맨은 필수적인 존재다. 그러나 그들의 노고는 여전히 배우나 감독만큼 조명받지 못하고 있으며, 오스카 측은 스턴트 부문 신설에 대한 논의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지만 20년째 제자리걸음 중이다.
한국 영화계에서도 스턴트맨의 기여에 대한 별도의 시상 부문은 부재하다. 청룡영화상은 무술감독 부문을 시상하며 영화 액션 연출의 중요성을 인정하고 있지만, 스턴트맨 개개인을 위한 상은 없다.
무술감독과 스턴트맨의 역할이 긴밀히 연결되어 있지만, 무술감독이 장면을 설계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면, 스턴트맨은 직접 연기를 통해 리얼리티를 구현하는 데 중점을 둔다. 이러한 맥락에서 스턴트맨 부문 신설은 단순히 한 사람을 위한 상이 아니라, 영화 제작 과정 전체의 공정을 재조명하며 안전장비와 보험 제도의 강화, 그리고 제작 현장에서의 작업 환경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다.
할리우드에서 20년 동안 지속된 스턴트맨들의 외침은 단순한 요구를 넘어, 영화 예술의 본질적 가치를 재조명하는 중요한 목소리다. 그들의 노력과 외침이 언제쯤 영화 산업의 공정성과 다양성을 확장하는 변화의 출발점이 될 수 있을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