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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멍 저리가라’ 중국 쇼트트랙, 살아있는 ‘반칙퀸’ 판커신 투입 [하얼빈 동계AG]


입력 2025.01.28 09:09 수정 2025.01.28 09:12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중국 판커신(맨 오른쪽). ⓒ 뉴시스

대한민국 쇼트트랙대표팀은 2025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에서도 살아있는 ‘반칙퀸’ 판커신(32·중국)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지난 26일 대회 조직위원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중국은 한국에서 귀화한 린샤오쥔(한국명 임효준)을 비롯해 헝가리 귀화 선수 사오린 샨도르 류, 사오앙 류 형제, 그리고 ‘반칙퀸’으로도 악명 높은 판커신 등으로 쇼트트랙 대표팀을 구성했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금메달을 획득하고도 2019년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대한빙상경기연맹으로부터 선수 자격정지 1년 징계를 받은 뒤 중국으로 귀화한 린샤오쥔 못지않게 눈에 띄는 선수는 역시 ‘반칙퀸’ 판커신.


어느덧 나이 서른을 훌쩍 넘긴 판커슨은 중국 쇼트트랙의 대표적인 ‘나쁜손’으로 기억되는 선수다. 홈 중국에서 치른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도 반칙으로 실격될 만큼 ‘더티 플레이’로 악명 높은 선수다. 쇼트트랙 관계자들이나 팬들도 “왕멍 저리가라다”라고 입을 모은다.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 여자 쇼트트랙 3관왕에 등극했던 왕멍은 에이스이자 반칙왕으로 기억되는 선수다.


2006년 토리노올림픽에서 시작됐다. 당시 여자 1500m 결승에서 변천사는 진선유와 최은경에 이어 3위로 골인했다. 경기 이후 왕멍을 밀쳤다는 개운치 않은 판정이 나왔고, 왕멍에게 동메달을 내줬다. 그러나 당시 리플레이 화면에서는 왕멍이 오히려 변천사의 허벅지를 왼손으로 누르는 모습이 나와 오심이 아니냐는 비판이 일었다. 오히려 왕멍은 중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한국 선수들의 방해가 없었다면 은메달도 가능했다”는 발언으로 국민적 공분을 샀다.


2013년 세계선수권대회 3000m에서는 박승희에게 추월을 허용하자 코너링 도중 손으로 밀어버렸다. 고의적인 반칙으로 실격 당했지만 왕멍은 웃었다. 500m-1000m 우승으로 종합포인트 68점을 챙긴 왕멍은 박승희가 1500m 우승으로 종합포인트 55점까지 추격하자 34점이 걸린 3000m에서 '같이 떨어지는' 반칙을 저질렀다. 왕멍 반칙의 희생양이 된 박승희는 6위로 들어왔고, 왕멍은 탈락하고도 10포인트 앞서 통산 네 번째 종합우승을 달성했다.


왕멍보다 더 악몽 같은 선수가 판커신이다. 지난 2010년부터 중국 여자 쇼트트랙 국가대표팀에서 활약한 판커신은 올림픽 금메달은 1개지만, 세계선수권에서는 10개 이상의 금메달을 보유할 정도로 정상급 기량을 인정받았다. 판커신의 기량보다 더 신경 쓰이는 부분은 그의 더티 플레이다.


2014 소치올림픽 1000m에서는 박승희가 결승선을 통과하려 하자 손으로 옷을 잡으려는 비매너 행동을 취했다. 이 정도는 약과다. 2017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 쇼트트랙 여자 500m 결승에서는 심석희가 타깃이 됐다. 인코스를 파고든 심석희는 마지막 바퀴에서 판커신을 근소하게 앞섰다.


이 과정에서 판커신의 '나쁜 손'이 나왔다. 판커신은 코너를 돌던 심석희의 무릎을 잡아채는 반칙으로 레이스를 방해했다. 심석희는 거친 파울을 뿌리치고 혼신의 힘을 다해 3위로 골인했지만, 1위는 줄곧 3위로 달리던 장이저(중국)가 차지했다. 중국 선수의 금메달을 만들어주기 위해 실격도 불사하는 판커신이다.


나이를 먹고 있지만 반칙의 질은 더 나빠지고 있다.


2018 평창올림픽 3000m 계주 결승에서는 최민정의 어깨를 밀쳤다가 실격됐다. 반칙을 저질러놓고 “(개최지가)한국이라 실격됐다. 다음 올림픽이 펼쳐지는 베이징에서는 이런 일이 없을 것”이라는 뻔뻔한 태도를 보였다. 2022 베이징 겨울 올림픽 여자 500m 준준결승에서는 손으로 블록을 밀어 상대 선수를 넘어뜨리는 황당한 플레이를 했다.


쇼트트랙 김길리. ⓒ 뉴시스

중국 쇼트트랙의 ‘나쁜손’은 늘 어두운 그림자처럼 한국을 따라다녔다. 2002 솔트레이크시티 동계올림픽에서 김동성을 넘어뜨린 리자준을 시작으로 왕멍-판커신 등 중국의 ‘반칙왕’ 계보는 지금까지 이어져 내려오고 있다.


한국 쇼트트랙은 어려운 상황에서도 역대 동계 아시안게임에서 가장 많은 34개의 금메달을 획득했다. 중국에서 막을 올렸던, 판커신이 참가했던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도 종목 최다 메달을 차지했다. 돌아온 에이스 최민정(성남시청)과 ‘람보르길리’ 김길리(성남시청) 등이 출전하는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에서도 중국의 ‘나쁜손’을 뿌리치고 최강의 위용을 뽐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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