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속사 어도어에 일방적인 전속계약 해지를 주장하며 독자 활동에 나선 그룹 뉴진스는 본격적 법적 공방이 시작되자 이번엔 새 활동명까지 공모하고 나섰다. 상표권 분쟁을 피하고자 하는 조치로 풀이되지만, 업계에선 법적 판결이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활동을 강행하는 행위 자체가 뉴진스 입장에서도 최선은 아니라는 의견이 나온다.
최근 어도어는 뉴진스 멤버들을 상대로 전속계약에 따른 매니지먼트사의 지위를 인정받고 어도어의 승인, 동의 없이 뉴진스 멤버들이 독자적으로 광고 계약을 맺을 수 없도록 하는 가처분을 신청했다. 작년 12월 전속계약 유효 확인 소를 건 데 이은 추가 법적 조치다.
사실상 ‘위약금 없는 일방적 계약 해지 통보’와 ‘독자적 활동 의지’를 표명한 뉴진스는 어도어로부터 활동에 제약이 걸리면서 이에 대응코자 법률대리인으로 법무법인 세종을 선임하면서 뒤늦게 법적공방을 이어가겠다느 의지를 드러냈다.
눈길을 끄는 건, 법률대리인 선임 소식과 함께 뉴진스가 어도어와의 대응에 임하는 자세다. 그간 어도어 및 하이브의 ‘언론플레이’를 꾸준히 지적해왔던 뉴진스는 입장문에서 자극적인 워딩의 폭로성 주장을 펼쳤다. 뉴진스는 “활동 내내 크고 작은 방해가 존재했고, 사실상 저희를 버리고 대체하기 위해 ‘연예경력을 중단시키겠다’는 말을 ‘장기간의 휴가’라는 단어로 포장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전속계약이 적법하게 해지된 후에도 언론과 유튜브 렉카채널을 통해 저희를 향한 근거 없는 비난이 쏟아지기도 했는데, 이는 대부분 어도어와 하이브 측에서 정보를 제공하지 않는 이상 알 수 없는 것들이었다”며 아직 법적 절차 중에 있는 계약 사실을 ‘이미 적법하게 해지’된 것처럼 강조하고, 뉴진스 관련 비판의 배후엔 모두 하이브와 어도어가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어도어와 하이브는 저희에게 돌아오라고 말하면서, 대중의 시선이 닿지 않는 곳에서는 전처럼 끊임없이 저희를 괴롭히고 공격해 왔다”며 “최근에는 저희 부모님 일부를 몰래 만나 회유하거나 이간질을 시도하기도 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비겁한 방법으로 상대를 폄훼하고, 분열시키려 시도하고, 허위 사실로 언론플레이를 하는 것이 아니라, 거짓 없이 정정당당하게 시시비비를 가리면 좋겠다”고도 덧붙였다.
세종을 법률대리인으로 선임한 것을 두고도 일각에선 민희진 전 대표와 본격적인 공동대응에 나선 것처럼 보인다는 의견도 나온다. 세종은 민 전 대표의 법률대리인이기도 하다. 물론 뉴진스는 이를 두고 “빠르게 진행되는 가처분에 대응하기 위해 하이브와 어도어의 잘못과 문제를 이미 파악하고 있는 세종이 가장 적합한 곳이라고 생각한다”고 이유를 밝혔지만, 그간 민 전 대표와의 탬퍼링 의혹이 불거지며 철저히 거리두기를 했던 모습과는 대비되는 행보인 건 분명하다.
가장 위험한 행보는 법적대응에 나서는 동시에 새 활동명을 공모하며 독자 활동 강행 의지르 드러냈다는 점이다. 어도어는 뉴진스와의 전속계약이 유효하다는 입장을 유지하며 법적 절차에 들어간 상황으로, 뉴진스의 이 같은 행위는 중대한 계약 위반으로 읽힐 가능성이 농후하다.
한 업계 관계자는 “현 상황에서 계약 위반을 논하긴 어렵더라도 추후 가처분 판결에서 뉴진스의 활동명 공모가 그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며 “전속계약 해지에 대한 상호합의가 되지 않은 상황에서 활동 범위를 확장하는 것은 것은 최종 판결에도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