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북 무역만으로는 한계
중국과의 관계 회복 과제
지난해 11월 환율 2만원대
북한 경제가 지난해 중국 경제 의존도를 벗어나 러시아와의 군수무역을 강화하며 새로운 경제 국면에 진입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아울러 김정은 초기 집권 당시 8000원대를 유지하던 환율이 지난해 11월 2만원대를 넘어서면서 2025년 ‘환율 뉴노멀’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4일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발간한 ‘KDI북한경제리뷰’ 1월호에 수록된 ‘북한경제 2024년 평가 및 2025년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러-우 전쟁 이후 북한의 대러 무기 및 제재품목 수출, 러시아의 식량, 에너지 제공 등으로 2024년 러·북의 전체 무역액은 2023년 대비 몇 배 이상 증가하여 김정은 집권 이후 최고치에 이를 가능성이 높다.
이종규 선임연구위원은 “러시아와의 경제협력 확대는 북한 경제에 어떤 방식으로든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대북제재와 국경 봉쇄로 인해 어려움을 겪었던 에너지 공급이 일부라도 회복된다면 북한경제의 산업 가동률을 높이는 데 기여하며 일부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수밖에 없다”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북한의 대외교역 구조를 고려할 때 중국과의 중장기적인 경제 관계 회복은 필수 과제라고 덧붙였다. 이 선임연구위원은 “북한의 무역 및 산업 구조를 감안하면 러시아와의 교류 확대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중국과의 경제교류 확대가 반드시 병행돼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북한 경제는 지난해 하반기 고환율이라는 이례적인 현상이 빚어졌다. 보고서에 따르면 김정은 집권 이후 줄곧 8000원대를 유지하던 원/달러 환율이 2023년 하반기부터 상승해 2024년 초에는 1만원을 훌쩍 넘어 11월부터는 2만원을 넘어서는 모습을 보였다. 환율이 2024년 1월 대비 160% 이상 상승한 셈이다.
이 선임연구위원은 “무역 확대에 따른 외화 수요 증가와 외부 충격, 즉 공급 쇼크에 기인했다고 볼 수 있다”라며 “올해 북한의 원/달러 환율은 정책적 불확실성이 완화될 경우 안정될 여지가 있지만, 과거와 비교했을 때 다소 높은 수준에서 형성될 가능성이 있다. 즉, 북한경제가 직면한 외부적 환경, 구조적 문제, 정책적 기조 등을 고려한다면 소위 말하는 환율의 뉴노멀 현상이 형성될 가능성도 있다”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