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개헌 카드' 현실화하는 국민의힘…'이재명 압박' 성과 만들기 골몰


입력 2025.02.05 05:20 수정 2025.02.05 05:20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與, '개헌특위' 출범 이어 '토론회' 개최 예정

개헌 대선 공약 걸었던 이재명은 침묵 지속

與잠룡들 "개헌 논의 시작해야" 주장 압박

"개헌 실천하자…국민들 더 실망시키면 안돼"

국민의힘 소속인 주호영 국회부의장 ⓒ사진공동취재단

국민의힘이 권력구조 개편을 위한 개헌 논의를 현실화하면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향한 압박을 가중하고 있다. 권력구조 개편에 대한 국민적 요구가 높은 상황인데도 개헌에 대해 입조차 떼지 않고 있는 이 대표를 상대로 압박을 가해 권력욕을 부각시키려는 전략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개헌론이 정략으로 그칠 게 아니라 실천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목소리도 제기된다.


4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오는 17∼19일 사흘간 국회에서 '국민 위에 군림하는 국가기관 정상인가'를 주제로 한 '권력구조 개헌 토론회'를 개최한다.


김상훈 정책위의장은 이날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대통령과 국회 모두 권한을 절제하지 않으면서 민주주의가 후퇴했다는 평가를 받는다"며 "제왕적 대통령과 제왕적 의회로 대표되는 87년 현행 헌법이 종말을 고한 것"이라고 국회 차원의 개헌특별위원회 구성의 필요성을 피력했다.


앞서 국민의힘은 설 연휴 이후 당내 개헌 논의를 공론화하기 위한 특위를 발족하겠다고 한 바 있다. 지난 12·3 비상계엄 사태와 윤석열 대통령 탄핵정국을 거치며 권력구조 개편에 대한 정치권과 국민들의 공감대가 형성됐다는 분석에서다.


이에 실제로 국민의힘 지도부는 지난 3일 6선 중진인 주호영 국회부의장을 당 차원의 개헌특별위원회 위원장으로 내정했다. 국회 최다선 의원인 만큼 경륜도 풍부한데다 여야를 가리지 않는 합리적인 판단력을 갖춘 주 부의장이 개헌 논의를 이끄는 것이 적합하다는 판단에서다. 당 지도부는 이르면 오는 6일 비상대책위원회 의결을 거쳐 주 부의장을 위원장으로 임명할 계획이다.


국민의힘 한 의원은 "주호영 부의장은 국회 내에서 개헌을 가장 오래 주장했던 분이신 만큼, 완벽한 인사"라며 "개헌을 대선 공약으로 삼았던 이 대표에게 있어 이 같은 부담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당내에선 현 5년 단임 대통령중심제에서 탈피해 4년 중임제, 내각책임제, 이원집정부제 등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소속인 '충청의 적자' 김태흠 충남지사는 지난 3일 페이스북에 "대한민국의 국격과 경제, 미래를 위해 정치복원이 시급하지만 정치가 복원되더라도 승자독식의 권력 시스템으로는 현 상황을 해결할 수 없다"며 "제왕적 대통령제를 폐기하고 내각제나 이원집정부제로 권력구조를 개편해야 한다. 중앙에 집중된 권한을 지방으로 이양하는 지방분권도 이뤄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여권에서 개헌 논의가 터져나오는 건, '개헌 카드'가 이 대표를 압박할 수 있는 좋은 카드란 분석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SBS가 입소스 주식회사(IPSOS)에 의뢰해 지난 23~25일 무선전화면접 방식으로 실시한 '현행 5년 단임 대통령제 개헌' 여론조사에 따르면 '개헌이 필요하나 충분히 시간을 가져야 한다'는 응답이 51%로 조사됐다.


이어 이달 1일 중앙일보·엠브레인퍼블릭의 신년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60%가 "차기 정부 출범 전에 개헌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답하면서 개헌에 대한 국민적인 여론은 이미 조성된 상황이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대표는 계엄 사태 이후 지금까지 개헌에 대해 그 어떤 입장도 표명한 바가 없다. 지난 2022년 대선 후보 당시 '대통령 임기 1년 단축' 및 '대통령 4년 중임제 개헌 추진' 공약을 내세운 이 대표의 과거 모습과는 거리가 있는 입장이다. 아울러 이 대표는 지난달 23일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개헌 관련 입장을 묻는 질문에 "지금은 내란 극복에 집중할 때라는 게 내 생각"이라며 선을 긋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에 차기 대권주자로 분류되는 국민의힘 인사들도 하나 같이 '개헌'을 주장하며 이 대표를 향한 압박에 시동을 거는 모양새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3일 기자회견을 열어 "개헌을 미루는 것은 국민과 미래를 저버리는 것이고, 국가를 이끌 지도자의 책임을 방기하는 것"이라며 "(이 대표는) 대한민국 미래의 명운이 달린 개헌논의에 동참해달라. 시간과 장소는 상관없다. 이 대표, 만나서 이야기하자"고 제안한 바 있다.


안 의원에 앞서 오세훈 서울시장과 유승민 전 의원 등 다른 잠룡들도 4년 중임제 등 개헌 필요성을 주장한 바 있다. 정치권 일각에선 또 다른 잠룡인 한동훈 국민의힘 전 대표 역시 재등판할 경우 개헌론을 앞세운 메시지를 낼 것이란 전망도 내놓고 있다.


당내 일각에선 실제로 국민의힘이 개헌을 현실화할 수 있을 만한 실천적 대안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또 다른 국민의힘 한 의원은 "개헌에 대해 말을 바꾼 이 대표를 압박하기 위해서 개헌을 꺼내는 건 알겠지만, 말만 해놓고 실천을 하지 않으면 결국 국민들을 실망시킬 것"이라며 "우리 당 입장에선 더 이상 국민들을 실망시켜선 안 된다. 진짜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을 내놔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