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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기에 대출 문턱 높이는 은행…리스크 부담 ‘여전’


입력 2025.02.06 06:00 수정 2025.02.06 06:00        정지수 기자 (jsindex@dailian.co.kr)

중기 신용대출 금리↑…기준금리 인하와 배치

고금리·경기 침체로 중기 연체율 상승

“건전성 관리 위해 선별 취급 불가피”

금융 리스크 이미지. ⓒ연합뉴스

은행들이 중소기업들에 대출 문턱을 높이고 있다. 향후 금리 인하가 본격화될 것으로 보이지만 그동안 고금리 기간이 길었고 경기 침체도 장기화되면서 중소기업들이 이미 빌린 돈도 갚지 못하면서 연체율이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은행들은 리스크 부담이 여전하고 건전성 관리 차원에서라도 우량기업 중심의 선별적 취급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6일 은행연합회 소비자포털에 따르면 지난해 10~12월 국내 은행권의 신규취급액 기준 개인사업자를 포함한 중소기업 대상 신용대출 금리는 평균 5.88%로 나타났다. 이는 직전 기간인 지난해 7~9월(5.51%)과 비교하면 0.37%포인트 상승했다.


신규취급액 기준 금리란 최근 석 달간 은행권에서 신규 취급된 대출을 기준으로 산출한 이자율로 같은기간 금리 상단도 8.35%에서 8.75%로 0.40%포인트 올랐다.


은행들의 중기 대출 금리는 기준금리 인하에도 요지부동으로 오히려 상승 조짐까지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한국은행이 지난해 10월과 11월 두 차례 기준금리를 내렸음에도 예상보다 길었던 고금리의 후폭풍이 중소기업에 그림자처럼 드리워진 형국이다.


이에 중소기업의 고금리 대출 비중 역시 늘어나고 있다. 한은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중소기업 대출 중 금리가 5% 이상인 대출 비중은 지난해 38.0%에 달했다.


금리 5% 이상 대출 비중은 지난 2021년 3.0%에 그쳤지만 같은해 8월 한은이 기준금리를 빠른 속도로 올리기 시작하면서 이 비중은 증가하기 시작했다. 지난 2022년 28.8%로 껑충뛴 데 이어 2023년에는 61.2%로 폭증했다.


반대로 저금리 대출 비중은 줄고 있다. 금리 3% 미만 대출 비중은 2021년 60.9%에서 2022년 11.9%로 크게 줄어든 후 2023년 0.6%, 2024년 1.6%를 기록했다.


은행들은 건전성 관리를 위해 중소기업 대상 대출 문턱을 높일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최근 주요 은행들은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중소기업 및 개인사업자 대출 취급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특히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이 상승하면서 이들에 대해 우량기업을 중심으로 선별적으로 취급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11월 말 국내 은행의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은 0.75%로 직전해 같은 시기(2023년 11월 말) 대비 0.14%p 상승했다. 이전 해인 2022년 11월 말 0.34%였던 것과 비교하면 2년 새 두 배가 훌쩍 넘는 수준으로 증가한 것이다.


일각에서는 은행들이 고금리 장기화·경기 침체 등으로 중소기업의 리스크가 더 커질 수 있고 환율이 치솟는 등 내수경기가 더 나빠질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중소기업에 대한 문턱은 더 높아질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여기에 한은이 지난달 개최한 올해 첫 통화정책방향회의에서 기준금리를 현 3.0% 수준을 유지하는 등 기준금리 인하가 속도 조절이 이뤄질 수 있는 점도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연체율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보니 이러한 지표를 기준으로 은행들은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중소기업 대출을 늘리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면서 “금리 인하기에 들어선 만큼 경기 상황을 지켜보며 모니터링을 지속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지수 기자 (jsindex@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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