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주> 작가의 작품관, 세계관을 이해하면 드라마를 더욱 풍성하게 즐길 수 있습니다. 작가들은 매 작품에서 장르와 메시지, 이를 풀어가는 전개 방식 등 비슷한 색깔로 익숙함을 주기도 하지만, 적절한 변주를 통해 성장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또 의외의 변신으로 놀라움을 선사합니다. 현재 방영 중인 작품들의 작가 필모그래피를 파헤치며 더욱 깊은 이해를 도와드리겠습니다.
지난 2022년 미스터리 스릴러 ‘아다마스’로 긴장감 넘치는 전개를 선보였던 최태강 작가가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중증외상센터’로 메디컬 드라마에 도전했다.
‘중증외상센터’는 전장을 누비던 천재 외과 전문의 백강혁(주지훈 분)이 유명무실한 중증외상팀을 심폐 소생하기 위해 부임하면서 벌어지는 통쾌한 이야기를 담은 작품. 의학 드라마지만, ‘중증외상팀’이 마주하는 위기를 흥미롭게 풀어내는 색다른 전개로 호평을 받았다.
◆ 최태강 작가의 탄탄한 세계관, 시즌2 향한 커지는 기대감
‘아다마스’는 계부를 죽인 친부의 누명을 벗기기 위해 진범을 찾는 형, 그리고 살해 증거인 '아다마스'를 찾는 동생. 둘이자 하나인, 쌍둥이 형제의 진실 추적기를 담았다. 지성이 형 송수현, 동생 하우신 역을 맡아 1인 2역 연기를 선보이며 호기심을 유발했었다.
무엇보다 진범을 찾는 수현과 살해 증거인 아다마스를 찾는 하우신의 고군분투가 짜임새 있게 담겨 스릴러의 묘미를 살린 것이 ‘아다마스’의 강점이었다.
특히 살해 누명을 쫓는 과정은 곧 비밀 조직 팀A까지 결성해 악행을 저지르는 해송그룹의 민낯을 드러내는 여정으로 연결됐는데, 쌍둥이들의 서로 다른 추리가 ‘아다마스’를 더욱 풍성하게 했다. 거대 기업의 비밀을 파헤치며 사회 부조리를 지적하는, 여느 미스터리 스릴러와 크게 다르지 않은 틀이 바탕이었지만 흥미로운 설정으로 몰입도를 높인 ‘아다마스’였다.
뻔하지 않은 결말로 새 시즌에 대한 기대감도 자아냈었다. 쌍둥이에 의해 팀 A의 악행이 밝혀져 쾌감을 선사하는 한편, 사라졌던 송수현이 살아있었다는 사실이 암시돼 마지막까지 궁금증을 유발했던 것. ‘송수현은 살아있다. 아다마스를 찾아라’라는 메시지는 팀 A는 사라졌지만, 우리 사회의 부조리는 계속될 것이라는 의미와 맞물려 더욱 긴 여운을 남겼다.
당시 큰 사랑을 받았던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와 같은 시기 방영돼 시청률은 3%대로 높지 않았다. 이에 시즌2 제작은 이뤄지지 못했지만 뻔하지 않은 미스터리 스릴러로 마니아층의 호평을 받았었다.
‘중증외상센터’는 무거운 분위기의 ‘아다마스’보다 ‘쾌감’을 강조한 메디컬 활극이지만, 짜임새 있게 사건을 전개해 나가는 최 작가의 강점은 여전했다. 국경 없는 이사회 출신 백강혁이 과거 전장을 누비던 시절을 회상하며 스펙터클한 재미를 주는가 하면, ‘중증외상팀’ 팀원을 구성하고, 또 함께 활약하는 과정이 긴장감 있게 전개됐다.
진지한 의학 드라마가 아닌, ‘활극’이라고 표현할 수 있을 만큼 유쾌하게 전개되지만 동시에 전해야 할 ‘메시지’도 놓치지 않는다. ‘아다마스’에서는 우리 사회의 어두운 이면을 드러내는데 초점을 맞췄다면, ‘중증외상센터’에서는 중증외상팀이 살아남기 힘든 현실을 담으며 의료계 현실을 반영했다. 전작에 이어, 이번에도 재미와 메시지를 놓치지 않으며 역량을 입증했다.
닥터헬기 도입에 성공한 ‘중증외상팀’의 다음 시즌 활약까지 예고하며, 시즌1 탄탄하게 짜인 세계관이 어떻게 확장될지에 대한 기대감도 자아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