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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가 빗장 풀린 '일반환전' 서비스…경쟁력 확보 ‘과제’


입력 2025.02.11 05:00 수정 2025.02.11 05:00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NH證 네 번째 인가 획득...연내 MTS 서비스 목표

신한·키움 인프라 구축 마무리...출시 시기 저울질

수수료 경쟁 '수익성 확보' 관건...기업시장 공략 강화

서울 여의도 증권가 전경.ⓒ연합뉴스

은행 고유 업무였던 일반환전이 증권사로 확대되면서 인가를 받은 증권사들이 연내 서비스 출시를 서두르고 있다. 그러나 시중은행과 경쟁할 만큼의 역량을 쌓지 못한 상황에서 단순한 환전 수수료 수익을 기대하기보다 외환 관련 종합 금융 서비스 확대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예상된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로부터 일반환전 업무 승인을 받은 증권사들이 시스템 개발을 마친 뒤 연내 서비스를 출시하기 위해 대기 중이다.


최근 NH투자증권은 국내 증권사 중 네 번째로 일반환전 인가를 받았다. 연내 환전 서비스를 출시할 예정으로 NH투자증권 고객들은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등을 통해 환전이 가능해진다.


키움증권이 지난해 7월 국내 증권사 최초로 일반환전 인가를 받았고 같은 해 9월 신한투자증권이 뒤를 이었다. 올해 들어 삼성증권이 합류하면서 일반환전 서비스를 추진하는 증권사는 총 4곳으로 늘었다. 삼성증권 역시 연내 서비스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앞서 인가를 받은 증권사들은 IT 인프라 개발을 마무리하고 서비스 출시 시점을 저울질하고 있다.


신한투자증권 관계자는 “시스템 구축은 거의 완료된 상태”라며 “일부 법령 해석과 관련해 금융당국의 의견을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키움증권 역시 이달 중 서비스 출시 일정이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신한투자증권과 키움증권의 서비스 출시가 비슷한 시기에 이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온라인 환전 이미지.ⓒ픽사베이

증권사의 일반환전 서비스는 지난 2023년 7월 기획재정부가 외국환거래규정을 개정하면서 가능해졌다. 자기자본 3조원 이상의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 자격을 갖춘 증권사도 개인 및 기업 대상 일반환전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허용된 것이다.


기존에는 개인의 여행·유학이나 기업의 수출입을 위한 환전 업무는 은행만 가능했으며 증권사는 투자 목적의 환전만 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번 규제 완화를 통해 증권사 MTS에서도 일반환전을 처리할 수 있게 됐다.


이에 따라 종투사에 해당하는 증권사들은 일반환전 인가를 받기 위해 속속 나서고 있다. 현재 인가를 받은 증권사를 제외하면 미래에셋증권·한국투자증권·NH투자증권·KB증권·하나증권·메리츠증권·대신증권 등이 일반환전 사업에 참여할 수 있는 자격을 갖추고 있다.


인가를 받기 위해서는 금융감독원에 체크리스트를 제출한 후 기획재정부의 최종 승인을 받아야 한다. KB증권과 하나증권 등은 현재 금감원 제출을 위한 준비 작업을 진행 중이고 미래에셋증권은 정부 심의를 거치면서 마무리 절차를 밟고 있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세부적인 일정은 확정되지 않았지만 인가 절차는 거의 마무리 단계”라며 “인가를 받더라도 서비스 출시는 일정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금융권이 일반환전 시장을 선점하고 있는 만큼 증권사들이 수익성을 확보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지난해 1월 토스뱅크가 환전 수수료를 0%로 낮추면서 은행권의 무료 환전 경쟁이 본격화된 점도 변수다.


은행권이 대규모 환전 네트워크와 안정적인 자본력을 바탕으로 수수료 인하 경쟁을 이어가는 가운데 후발주자인 증권사들이 개인 환전 서비스만으로 수익을 내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이에 따라 증권사들은 개인 고객보다는 기업 고객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확대하는 전략을 구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업의 경우 대규모 외환 거래가 필요하고 환전뿐만 아니라 해외 투자, 수출입 금융 등 다양한 금융 서비스를 함께 이용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기업 고객을 대상으로 한 외환 서비스는 은행보다 더 유연한 거래 조건을 제시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경쟁력이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개인 환전 시장에서는 은행권과의 경쟁이 쉽지 않지만 기업 고객은 환전 서비스뿐만 아니라 외환 투자, 파생상품, 외화 예치 등 다양한 금융 서비스를 함께 제공할 수 있어 수익성 확보가 가능하다”며 “장기적으로는 기업 고객 기반을 확대하면서 차별화된 외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핵심 전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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